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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62123041 |
|---|---|
| 쪽수 | 448쪽 |
| 크기 | A5(148mm X 210mm, 국판) |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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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국인의 멸종이 눈앞에 왔습니다.”
추락하는 한국을 낙원으로 만들기 위한 인공인구 프로젝트
MZ 세대가 어느덧 노인으로 살아가는 2060년대 말. 국민연금은 개혁에 실패하며 이미 증발해 버렸고, 정부가 국가 디폴트를 선언한 뒤로 수많은 사람들이 한반도를 탈출했다. 수도권과 부산을 제외한 지역은 무인지대가 되어버린 지 오래고, 모자란 노동력을 채우고자 대규모로 받아들인 이민자들이 세를 불리며 물에 떨어진 기름방울처럼 한민족 한국인과 뒤섞이고 있다. 2025년에 비해 인구는 반토막 나고 합계출산율은 0.12명으로 곤두박질친 미래 한국. 소설의 첫 장면 ─ 유산한 젊은 여성의 뱃속에서 앳된 죽음을 꺼내는 제왕절개 수술 장면은 디스토피아 한국의 초상으로 다가온다.
소수 부유층을 위한 사립학교 출신의 엘리트 이동연은 인구정책부 1차관에 올라 새로운 프로젝트 〈인구재건사업〉을 제안하지만, 반윤리적이고 급진적인 정책에 국무회의를 통과하지도 못하고 묻힌다. 그런데 반년 뒤 부산에서 일어난 이민자 폭력 시위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인구재건사업의 핵심 법안인 「생식세포법」이 각자의 이권을 지키려는 정치적 암투 속에 국회를 통과한다. 국가가 전면에 나서서 국민으로부터 정자와 난자를 채취하고 헌혈처럼 기증을 유도하는 동시에, 해외로부터 대리모를 수입하는 등 한국인을 낳을 대리모를 고용한다. 새서울 외곽의 텅 빈 아파트 단지를 대리모들의 집단주택단지로 바꾼 ‘낙원’ 마을에서 마침내, 국가가 부모인 최초의 아이들이 태어나는데…. 동연의 바람대로 이 아이들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아담과 이브’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숫자입니까, 인간입니까?”
각자의 신념과 욕망이 뒤얽히며 최선 또는 최악을 향해
소설은 동연을 중심으로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신념과 욕망으로 서로를 향한 배척과 협력의 서사를 겹겹이 쌓아간다. 산과 의사인 설재언은 오랜 친구인 동연의 설득에도 인구재건사업의 요직을 거절하지만, 자신의 십 대 환자가 난자 기증 점수를 얻기 위한 과배란 유도제의 부작용으로 사망하면서 재언은 각성한다. 동연의 아내인 지원은 난임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던 중, 남편의 인구재건사업으로 대리모가 공인되자 아이를 갖기로 결심한다. 국무총리 이조훈과 인구정책부 장관 박이현은 각자 동연에게서 과거에 인연 또는 악연으로 얽혔던 인물의 모습을 겹쳐 보며 동연을 뒤흔든다. 결국 그 악연이 인구정책부의 미래를 결정할 대통령 선거에 거대한 파문을 일으키는 등 소설의 결말까지 이들의 서사가 빈틈없이 단단히 얽히고설키며 넷플릭스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 소설의 백미는 2068년에서 사십 년이 흐른 2108년의 장면이 교차되며 암시와 복선을 주고받는 이야기 구조에 있다. 2108년 12월 인구조절기획실장 후보자가 된 이동연에 대한 청문회가 열리는데, 그를 향한 날 선 질의와 참고인 진술이 이어지면서 인구재건사업이 품고 있던 모순이 하나씩 수면 위로 떠오른다. 그렇게 사십 년의 시차를 둔 장면을 오가면서 독자는 작가가 던져놓은 묵직한 질문을 건져올리게 된다. 한민족의 유전자를 지닌 생식세포만 사용하는 것은 이민자를 향한 유전자 차별인가, 러시아인 대리모의 증언을 들으며 생명 윤리는 다수의 합의하에 수정 가능한 영역인가, 난자 채취 피해로 딸을 잃은 어머니의 눈물 앞에서 공동체의 보전은 개개인의 인간보다 우선할 수 있는 가치인가…. 두 이야기의 선이 점점 중첩되며 선명해지는 인구재건사업의 진실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소설의 끝에 다다른다. 그리고, 다음 이야기를 향한 거대한 복선이 마지막 문장에서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