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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41614904 |
|---|---|
| 쪽수 | 292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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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수록작
죽음을 딛고 일어서는 용기 -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지상의 주민들」
로맹 가리는 연이은 전쟁으로 황폐해진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인간에 대해 말한다.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에는 전쟁에 지쳐 페루의 해변으로 도피한 남자 레니에와 죽음을 선택하러 해변으로 걸어들어가는 여자가 다시 삶으로 돌아오는 이야기가 섬세하게 펼쳐진다. 「지상의 주민들」의 두 인물, 군인들에게 성폭행을 당해 정신적 충격으로 시력을 잃은 여자와 전쟁에서 겨우 살아남은 볼품없는 남자는 목적지로 가는 길을 잃은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서로를 의지해 좌절을 딛고 일어선다. 두 작품은 더이상 희망을 꿈꿀 수 없을 것만 같은 상황에서도 다시 행복을 이야기하는 인간의 힘을 보여준다.
인간의 폭력성과 저열함 - 「어떤 휴머니스트」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 「본능의 기쁨」
로맹 가리는 우리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저열함을 폭력 앞에 낱낱이 파헤친다. 「어떤 휴머니스트」에서는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고 믿은 한 유대인의 신뢰가 친절로 포장된 친구의 기만에 의해 낱낱이 깨진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에는 죽음의 수용소에서 얻은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 유대인이 자신을 고문했던 독일군에게 뇌물을 갖다바치며 마음의 안정을 얻는 비극적인 광경이 묘사된다. 「본능의 기쁨」에서는 서커스단에서 일하는 난쟁이와 거인을 타자화하여 구경거리로 전락시키는 인간의 본성이 드러난다.
위트 있게 그려낸 자기기만 - 「류트」 「몰락」 「가짜」 「영웅적 행위에 대해 말하자면」 「도대체 순수는 어디에」
자신의 이상이 현실에 배반당한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할까. 로맹 가리는 자기기만을 통해 현실을 왜곡하여 받아들이는 인간의 모습을 짚어낸다. 「류트」에는 완벽한 외교관 집안이라는 허울에 사로잡혀 남편 N 백작의 부족한 면을 끝없이 메우는 아내의 모습이 처연하게 그려진다. 급진적 노동운동가로 알려졌던 인물의 변절과 그 모습에 분개한 ‘나’의 극단적인 선택(「몰락」), 예술작품의 진위를 종교의 율법처럼 절대적으로 여기던 S가 자신의 안목이 틀렸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후의 행보(「가짜」) 모두 자기기만에서 비롯된다. 용기와 희생정신을 말하며 자신을 위대한 모험가로 포장하는 인물의 허상을 파헤친 「영웅적 행위에 대해 말하자면」과 물질주의 사회에서 벗어나 순수함을 되찾으려 작은 섬으로 떠났지만 고가의 예술작품 앞에 신념이 무너지는 인물의 모순적인 행태를 보여주는 「도대체 순수는 어디에」 역시 자기기만을 감행하는 인간의 나약함을 드러낸다.
문명의 위선에 대한 고발 - 「비둘기 시민」 「우리 고매한 선구자들에게 영광 있으라」
과학과 문명의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인간의 삶은 진보하고 있는가. 로맹 가리는 ‘더 나은 삶’이라는 구호에 질문을 던진다. 「비둘기 시민」에서는 숫자로만 치환되는 물질주의 시대에서 인간이 느끼는 무상함을 이야기한다. 「우리 고매한 선구자들에게 영광 있으라」에서는 인간의 신체가 동물처럼 진화하는 가상의 미래를 상정하고, 인간으로서 존엄을 잃어가는 중에도 국가의 발전이라는 사명에 충성하는 인물을 통해 문명을 신봉하는 세태를 풍자한다.
자기중심적 사고에 갇힌 인간의 어리석음 - 「고상함과 위대함」 「역사의 한 페이지」 「벽-짤막한 크리스마스 이야기」 「킬리만자로에서는 모든 게 순조롭다」
오로지 ‘나’에 갇혀 주변을 살피지 못하는 인간의 잔혹함과 어리석음은 편재해 있다. 「고상함과 위대함」의 코프는 히틀러의 ‘대의’를 따라 ‘명예로운’ 죽음을 맞이하겠다며 루마니아 적진으로 들어가지만 루마니아인들에 의해 초라한 결말을 맞이한다. 「역사의 한 페이지」의 세르비아 총독은 항독 운동가들을 계속 처형해도 저항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불안감에 휩싸인다. 사후세계에서 영혼들이 군대를 조직할지도 모른다는 초조함에 총독은 스스로 영혼이 되겠다고 결심하고, 부하는 그를 돕겠다고 나선다. 짝사랑하던 옆방 여자의 신음소리가 벽을 타고 들려오자 난잡한 세태를 비관하고 죽은 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벽-짤막한 크리스마스 이야기」, 사랑하는 여인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고향을 떠나 모험가가 되어 일방적으로 엽서를 보내며 같은 마음일 거라 오해한 메지그의 일생을 재치 있게 그려낸 「킬리만자로에서는 모든 게 순조롭다」 모두 스스로에 대한 과신에 기만당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