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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74572172 |
|---|---|
| 쪽수 | 200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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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나라를 움직이는 사람들
디즈니랜드의 현장 실태 보고서
디즈니랜드의 화려한 장면들은 언제나 누군가의 꾸준한 손길 위에서 완성된다. 이 책을 쓴 가사하라 이치로는 조기 퇴직 후 8년간 디즈니랜드에서 ‘움직이는 안내소’ 역할을 하는 커스토디얼 캐스트로 일했다. 청소, 안내, 위기 대응, 눈 치우기 같은 현장의 노동을 세밀하게 기록하며 디즈니랜드를 구성하는 캐스트들이 실제로 어떤 하루를 보내는지 알려 준다. 하루 3만 보씩 걸으며 아이스크림 얼룩을 지우는 일,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 우의를 입었다 벗었다 반복하는 일, 개장 전에 파크를 뒤덮은 눈을 모두 치우는 일 같은 이야기들은 ‘꿈의 나라’를 지탱하는 순간들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보여 준다.
디즈니랜드 캐스트는 단순히 청결을 유지하는 노동이 아니다. 작가는 게스트에게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주는 ‘경험’ 그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보이는 장면만으로는 알 수 없는 캐스트의 판단, 순발력, 인내, 섬세함이야말로 꿈의 나라인 디즈니랜드를 떠받치는 주춧돌임을 실감하게 한다. 작가는 ‘청소부 아저씨’라는 호칭에 충격을 받았던 일과 청소 노동에 관한 차별적 시선까지도 솔직하게 적어 내려간다. 그러나 이 일은 오히려 타인의 일에 시선을 조금 더 오래 머물게 하는 계기가 되어 준다. 이제는 타인의 일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어떻게 편견을 지우는지, 작가가 직접 몸으로 배운 경험을 통해 알아갈 차례다.
행복을 제공하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주는
디즈니랜드 캐스트도 결국 평범한 사람이다
미키마우스, 도널드 덕, 백설공주, 신데렐라, 꿈 조각을 줍는 청소 노동자까지. 디즈니랜드 캐스트는 언제나 웃는 얼굴로 게스트를 대한다. 하지만 세상에 즐겁고 행복하기만 한 일이 어디 있을까? 이 세상 모든 직업이 그렇듯 디즈니랜드 캐스트에게도 그들만의 고민과 고충이 있다. 이 책은 디즈니랜드 캐스트의 ‘웃는 얼굴’ 뒤에 가려진 감정적 노동을 들여다본다. 미소가 자연스럽지 않아 슈퍼바이저에게 지적받았던 순간이나 입꼬리만 내려가지 않도록 신경 쓰며 ‘웃는 얼굴’에 익숙해지는 과정이 그대로 담겨 있다. ‘사람’으로서 겪는 흔들림과 그 속에서 조금씩 단단해지는 성장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게스트와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사려 깊은 한마디로 캐스트의 하루를 조금 더 보람차게 만들고, 누군가는 아들의 토사물을 치우는 사람을 앞에 두고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떠난다. 이 극명한 온도 차는 캐스트가 매일 맞닥뜨리는 감정의 롤러코스터이자, 꿈과 환상이 가득한 디즈니랜드라는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또 하나의 현실이기도 하다. 작가는 화가 치밀어 오르던 순간조차도 솔직하게 묘사하면서 ‘사람을 상대하는 일’의 어려움을 조심스럽게 전한다. 동료와의 관계에서도 디즈니랜드의 조직문화의 강점과 한계가 동시에 드러난다. 칭찬 문화를 장려하는 시스템은 동료를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지만, 때로는 과한 서비스 정신이나 무리한 지침이 부담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현장에서 느낀 감정과 배움을 담백하면서도 입체적으로 풀어낸다. 그 과정에서 캐스트들이 서로에게 어떻게 의지하며 균형을 찾아가는지 배울 수 있다. 이는 ‘일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인 우리 모두의 일상에도 자연스럽게 비춰볼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환상과 현실이 공존하는 ‘꿈의 나라’
디즈니랜드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
이 책은 디즈니랜드를 ‘꿈의 나라’라고만 생각해 온 우리에게 또 다른 현실로 향하는 문을 열어 준다. 테마파크는 완벽하게 설계된 무대이기도 하지만, 그곳을 움직이는 건 결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계속해서 기억하게 만든다. 게스트가 SNS에 올리는 한 장의 ‘마법 같은 사진’은 누군가가 정성껏 닦아 놓은 벤치와 정리된 동선, 안전을 지키는 보이지 않는 규칙과 수많은 손길이 만들어 낸 결과다. 또한 우리가 몰랐던 디즈니랜드가 가진 독특한 세계관 역시 만나볼 수 있다. 역할을 맡은 배우, 온스테이지와 백스테이지의 구분, 아이들의 동심을 지키고 세계관을 유지하기 위한 규칙, 같은 캐스트조차 인형 탈 캐릭터의 배우를 볼 수 없다는 비하인드까지, 디즈니랜드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페이지 곳곳에 녹아 있다.
또한 ‘노년의 새로운 도전’이라는 개인적 서사까지도 품고 있다. 쉰일곱 살에 전혀 다른 직업을 선택해 정년까지 캐스트로 일하며 얻은 경험은, 나이와 경력을 넘어 삶의 다음 장을 여는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 준다. 그것은 우리가 타인의 삶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 조용한 용기이자 기쁨일 것이다. 디즈니랜드를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일하는 삶’의 가치와 즐거움을 알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