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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63385066 |
|---|---|
| 쪽수 | 260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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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자기계발 > 경제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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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으로 경제를 읽다
우리는 먼저 숫자와 그래프, 복잡한 수식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 발만 물러서 보면, 경제의 중심에는 언제나 인간의 삶이 있습니다. 무엇을 사고, 무엇을 포기하며, 어떤 선택을 하는가. 그 모든 순간은 희소성과 선택, 기회비용과 욕망, 제도와 가치라는 경제의 언어로 설명됩니다. 경제학은 차가운 계산이 아니라, 매 순간 갈림길에 서는 인간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도 교과서 속 경제는 자주 멀게 느껴집니다. 개념은 정교하지만, 삶의 체온이 전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늘 스스로에게 질문해 왔습니다.
학생들이 경제를 외우는 대신, 살아 있는 이야기처럼 느낄 수는 없을까?
그 답은 의외로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바로 문학이었습니다.
문학은 인간의 욕망과 선택, 갈등과 가치를 가장 깊이 파고드는 언어입니다. 소설 속 인물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계산하지 않아도 선택의 무게를 느끼고, 결과의 잔혹함을 체험합니다. 바로 그 지점에서 경제학의 개념은 정의가 아니라 경험이 됩니다. 이해는 머리가 아니라 몸에서 시작됩니다.
오늘날 사회와 대학이 원하는 인재는 단순히 문제를 많이 푸는 사람이 아닙니다. 지식을 넘어서 질문을 던지고, 경계를 연결하며,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경제와 문학, 인간과 사회를 가로지르는 통찰이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책은 서로 분리되어 있던 경제와 문학의 두 세계를 하나의 흐름으로 잇는 시도입니다. 전미경제교육협의회가 제시한 희소성과 선택, 기회비용, 한계 분석, 수요와 공급, 생산요소, 경제체제와 시장구조, 경제활동의 측정, 화폐와 정부의 역할, 무역과 국제경제 등의 핵심 개념을 바탕으로,《고리오 영감》에서《돈》에 이르기까지 24편의 서양 고전 문학을 경제학의 언어로 새롭게 풀어낸 책입니다.
오스카 와일드의《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서는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수요와 심리를 왜곡하는지를 목격하게 됩니다. 아서 밀러의《세일즈맨의 죽음》은 실업과 존엄을, 피츠제럴드의《위대한 개츠비》는 돈의 본질과 가치의 전도를, 셰익스피어의《베니스의 상인》은 신용과 국제 거래의 긴장을 생생하게 드러냅니다.
이 인물들의 선택과 행동, 그리고 그 끝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경제 개념을 외우지 않아도 이해하게 됩니다. 공감 속에서 개념이 자라고, 이야기를 통해 원리가 또렷해집니다. 숫자가 아니라 인간과 사회의 이야기로서 경제가 살아 움직이는 순간입니다.
결국, 경제는 인간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문학의 언어로 다시 읽을 때, 우리는 숫자 너머의 경제를, 개인을 넘어선 사회를 이해하게 됩니다. 이것이 이 책이 건네는 초대입니다.
이 책은 결코 혼자서 완주한 여정이 아니었습니다. 원고의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제 곁에는 늘 가족이 있었습니다. 묵묵히 제 곁을 지켜준 사랑하는 아내 현주와 아들 세준이의 응원과 사랑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가족의 믿음과 따뜻한 격려가 이 여정을 끝까지 이어갈 수 있게 한 가장 든든한 원동력이었습니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기까지, 마음을 내어 함께 걸어 주신 분들도 계십니다. 힘이 부칠 때마다 진심 어린 격려와 흔들림 없는 믿음을 보내 주신 학교법인 조양회관의 이욱 이사장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늘 따뜻한 조언과 배려로 응원해 주신 원화여자고등학교의 김시구 교장 선생님과 교직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매일 교실에서 만난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질문하고 고민하며 배우려는 여러분의 눈빛이, 이 책을 끝까지 쓰게 한 가장 솔직한 동력이었습니다. 이 책이 여러분의 삶에 작은 울림과 따뜻한 영감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오래 품어 온 출간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주신 도서출판 더로드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제 원고의 가능성을 믿고, 한 문장 한 문장에 귀 기울여 주신 조현수 회장님과 임직원 여러분의 세심한 조언과 아낌없는 지원 덕분에 이 책은 지금의 모습으로 세상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이 지닌 무게와 빛은 전적으로 여러분의 헌신 위에 놓여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함께 걸어 준 모든 분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책이 그 고마움에 대한 작은 응답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2026. 1
박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