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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희미한 존재들 -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은 고립되고 지친 이 세대에 관하여
- 김고은
- 동녘
- 2026년 0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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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88972972020 |
|---|---|
| 쪽수 | 394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이 책이 속한 분야
- 인문/역사 >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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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나에게 관심이 없다. 타인을 마주할 수 없다.
세상에 내 자리가 없다. 더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
자신 및 타인과의 연결이 끊어진, 더는 이 세계를 견딜 수 없어진
청년 세대의 고립을 진단하다
저자는 자신이 만난 은둔고립청년 당사자들의 이야기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류학자 에두아르도 콘의 ‘혼맹(Soul blindness)’이라는 개념으로 은둔고립청년을 진단한다. 혼이란 한 존재가 그의 신체나 언어를 넘어서 관계 위에서 존재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모두 혼을 가지고 있고 혼을 인식할 능력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관계 위에서 만날 수 있고 서로를 마주할 수 있다. 이것은 존재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능력이다. 만약 혼을 잃고 혼을 마주할 능력을 잃는다면 다른 이들의 삶 속에 실존할 수 없고, 다른 이들이 내 삶 위에 실존할 수 없다. 저자의 시각에 따르면 은둔고립청년들은 이 세계의 관계망에서 떨어져나와 고립된 이들이다. 혼을 잃어버려 나도 남도 나를 인지할 수 없게 된 것이며, 그래서 존재 자체가 실질적인 위험에 처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이 세계에 참여할 수 없고, 세상에 자기 자리가 없다고 느끼며, 그렇기에 타인을 마주할 수 없고, 삶을 이어나갈 수 없다고 감각한다.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법칙으로 움직이는 이 사회는 경쟁하며 타인을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을 주입하며 서로 혼을 주고받지 못하게 만든다. 또한 경쟁 때문에 세상 속에서 붕 뜬 존재들에게 ‘진짜 자신’을 찾으면, ‘완벽한 파트너’를 찾으면, 정상성 속에 편입되어 좋은 직업을 가지고 ‘자기 자리’를 찾으면 된다고 끝없이 몰아붙인다. 하지만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런 부추김은 더더욱 청년들을 혼맹과 고립에 빠질 수밖에 없게 만든다. 급속한 성장기를 거쳤던 한국 사회는 이제 더 이상 이전과 같은 성장과 성공이 가능하지 않다. 우리에게는 이제 이전과는 다른 삶의 양식, ‘정상’ 궤도에서 탈락하고 이탈한 후에도 계속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과 환경이 필요하다.
‘정상 궤도’에서 이탈해 ‘실패자’, ‘낙오자’로 불리는 청년 세대가,
이탈과 실패를 허락하지 않는 사회를 피해
‘탈락한’, ‘이탈한’, ‘도태된’ 존재로서 도망하고 싸우며 연대하는 방법
청년 당사자의 생생하고 통렬한 사회 고발이자
이전과는 다른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한 가장 급진적인 제안
저자는 은둔고립청년을 ‘실패자’, ‘이탈자’가 아닌, 경쟁 사회에서 살아가기엔 섬세하고 예민한 감각을 가진, 혹은 경쟁 사회에 의해 내쫓겨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완전히 새로운 존재로 바라본다. 경쟁에서 끝없이 이기기를 강요하고, 계속해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정상’ 생애주기에 편입되지 않으면 낙오되는 사회에서, 더는 이렇게 살아갈 수 없음을 몸으로 절실히 깨닫고 “자신의 삶에 브레이크를 건” 존재라는 것이다. 저자에 의하면 이들은 물리적으로 죽지만은 않기로 결심하고 삶을 버티고 있으며, 사회의 시각으로는 포착되거나 편입되지 않는 각자의 방식으로 도망치고 싸우고 있다. 이런 ‘다른 존재’들의 존재에는 사회의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역동이 있다. 저자는 이렇게 ‘탈락’하고 ‘이탈’하고 ‘도태’된 존재로서 계속 살아가는 용기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런 이들의 삶의 궤적을 짚으며 다른 삶의 방식을 상상해보기를 제안한다.
이 책은 은둔고립청년 당사자의 목소리와 함께 고립을 만들어내는 사회를 진단하고, 우리가 서로를 인간답게 마주할 수 있는 새로운 존재 양식, 관계와 공동체의 단서를 말한다. 또한 사회가 강요하는 인재상을 넘어, 우리가 삶을 지속할 수 있는 인간상과 관계망의 상상력을 촉구한다. 이 책은 청년 당사자인 저자의 생생하고 통렬한 사회 고발이자,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한 가장 급진적인 제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