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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의 표정을 읽을 수 있나요(달아실시선 108)

  • 이은란
  • 달아실출판사
  • 2026년 0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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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ISBN-13 : 9791172070908
쪽수1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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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시로 묻고, 시로 건너는 삶의 표정

이은란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기린의 표정을 읽을 수 있나요』가 달아실시선 108번으로 나왔다.

 

38년 교직 생활을 마친 이은란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기린의 표정을 읽을 수 있나요』는 일상의 균열과 존재의 감각을 명랑하고 날카롭게 포착한다.

 

1. 시로 묻는 관계와 존재의 거리

 

이은란 시인의 시집 『기린의 표정을 읽을 수 있나요』는타인과 나, 세계와 존재 사이의 거리를 시적 질문으로 풀어낸다.

표제시 「기린의 표정을 읽을 수 있나요」는 멀리 있어 읽히지 않는 감정, 보이는 듯 보이지 않는 관계의 아이러니를 기린이라는 상징적 이미지로 형상화하며, 이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문제의식을 집약한다.

 

시인은 일상의 언어와 사회적 장면, 개인의 기억을 넘나들며 관계의 어긋남, 삶의 불균형, 여성으로서의 몸과 시간, 노년과 노동의 풍경을 담담하면서도 날카롭게 포착한다.

 

2. 명랑함과 비극이 공존하는 시적 세계

 

이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부는 서로 다른 결을 지니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1. 몸에서 자줏빛 돌이 자라요〉는 시 쓰는 주체의 자기 인식과 창작의 고통, 여성으로서의 일상을 유머와 자의식으로 풀어낸다.

2. 기린의 표정을 읽을 수 있나요〉는 사랑과 관계, 이별과 상실을 중심으로 인간 사이의 거리와 오해를 탐구한다.

3. 경로를 이탈했습니다〉는 사회적 규범과 익숙한 삶의 경로에서 벗어나는 존재들의 목소리를 담아낸다.

4. 안드로메다 여인숙〉은 노년, 기억, 죽음 이후의 시간까지 시적 상상력을 확장하며 삶의 끝자락을 사유한다.

 

특히 「불량 주부라니요」, 「경로를 이탈했습니다」, 「반려시대」, 「마지막 변론」 등의 작품은 현대 한국 사회의 성별·노동·주거·노년 문제를 시적 언어로 예리하게 건드린다.

 

3. 삶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시

 

이은란 시인은 서울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38년간 초등학교 교사 및 교육청 근무를 거친 뒤, 삶의 현장에서 체득한 감각을 시로 전환해왔다. 첫 시집 『사랑부전나비를 위하여』에 이어 이번 시집에서는 삶의 무게를 견뎌낸 이후에만 가능한 시적 여유와 명랑한 통찰이 한층 깊어졌다.

 

시인의 언어는 어렵지 않으면서도 가볍지 않다. 웃음을 머금게 하다가도, 어느 순간 독자를 존재의 질문 앞에 멈춰 세운다.

 

4. 읽히지 않아도, 묻는 일의 가치

 

『기린의 표정을 읽을 수 있나요』는 끝내 읽히지 않을지도 모르는 감정과 표정 앞에서, 그럼에도 묻기를 포기하지 않는 시의 태도를 보여준다.

이 시집은 관계의 단절과 삶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시가 여전히 유효한 질문의 형식임을 조용히 증명한다.

 

해설을 쓴 김윤삼 시인은 이렇게 얘기한다.

 

“이은란의 시들은 무엇을 가르치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살아 있다는 것은 끝내 설명되지 않는 감각을 몸에 남기는 일이라고. 그리고 시는 그 감각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조용히 불러내는 방식이라고.”

 

기린의 표정을 읽을 수 있나요

 

눈이 큰 남자를 선택했다지요

큰 눈망울이 선해 보여서

눈 속에 그녀가 있다고 해서

 

점점 목이 길어진 남자

읽기엔 멀어진 그

홀로 높은 나무만 바라보는 눈

그 아래서 울대뼈의 표정만 읽었다지요

 

눈으로 말해요 라는 유행가 가사

웃기는 짬뽕이라지요

그의 눈이 컸던 건 다 잊었다지요

성인이 나타나면 나온다는 영물은 어디 가고

그녀의 눈만 점점 커졌다지요

- 「기린의 표정을 읽을 수 있나요」 전문

 

『기린의 표정을 읽을 수 있나요』는 끝내 명확한 결론에 도달하지 않는다. 대신 이 시집은 묻고, 멈추고, 다시 바라본다. 읽을 수 없음을 인정하는 자리에서 시는 오히려 더 많은 표정을 획득한다.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오래 바라보게 되는 세계, 그 거리 속에서 이은란의 시는 조용히 자신의 자리를 확보한다.

 

우리는 기린의 표정을 끝내 읽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읽으려 했던 그 시도 자체가, 이 시집에서 시가 되는 순간이다.

목차

[목 차]
  

시인의 말

 

1. 몸에서 자줏빛 돌이 자라요

시인하는 여자|시를 못 쓰는 그럴듯한 핑계|시인 청문회|몸에서 자줏빛 돌이 자라요|불량 주부라니요|버려져 아름다운 것들|시詩밭에서 놀다 보니|앵무새의 노래|해변에서 멍 때리기 모임|공과 운|빠담 빠담Padam Padam|소행성 B-613 어린 공주에게|강남불패|명랑밥|그녀는 명랑해

 

2. 기린의 표정을 읽을 수 있나요

무언극|기린의 표정을 읽을 수 있나요|마카롱 카페에서|사랑대로 원수길 영번지|폴리스라인 너머 소네트|길상사 다녀오며|국지성 호우 내리던 날|투기|미시령 옛길|오로라|도원을 찾아 - 정선 계곡 실종 사건|엔딩|단풍나무의 이별 방식|다정한 결별|느린 우체통

 

3. 경로를 이탈했습니다

춘향|반향증상|맨드라미와 귀뚜라미|방울뱀|헌화가|슈퍼우먼|까마귀|늦가을|은둔|거북이가 거북해|물과 멀미 사이에서|보물찾기하는 여자|개꿈|경로를 이탈했습니다|불꽃놀이

 

4. 안드로메다 여인숙

해에 대한 서로 다른 예의|흰긴수염고래|빗살무늬 토기|똥빠지게|빈궁 마마를 위한 노래|안드로메다 여인숙|궁민|안녕, 동자귀신|위태위태|달리자 오토바이|장원밥|더 그리고 덜|반려시대|마지막 변론|아드리아 해변에서 - 도원을 찾아서

 

해설_ ‘지금은 갑자기 오지 않는다 ㆍ 김윤삼

추천사

    작가의 말

    시詩와 만나고 헤어지고

     

    그리움마저 빛나는 순간순간

     

    함께 가는 길 위에서

     

    당신의 따뜻한 손 고마워요.

     

     

    2026년 다시 봄을 맞으며

    이은란

저자 소개
저자 : 이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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