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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도인의 병리학실험실

  • 이강재
  • 평민사
  • 2026년 0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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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ISBN-13 : 9788971159002
쪽수1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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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질병은 은유가 아니라 세계다」

- 울시(鬱詩)로 구축한 한 편의 병리학적 서정 -

 

한의사 이강재의 첫 시집이다. 시집 제목에서 보이는 것처럼 전체적인 소재와 주제는 질병이다. 하지만 질병은 비유나 장치로 소비되지 않는다. 병은 세계를 인식하는 하나의 구조이며, 삶을 해석하는 기층 질서로 작동한다. 한의사이자 체질의학 연구자 그리고 글쟁이이라는 복합적 이력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이강재는 ‘병리학적 서정’이라는 독자적인 시의 지형을 구축한다.

와우도인은 글쟁이로서 이강재의 별호이다. 와우도인은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의 성격을 스스로 ‘울시(鬱詩)’라 명명했다. 울(鬱)은 우울만을 뜻하지 않는다. 억울함, 막힘, 정체, 과밀한 감정, 몸과 마음이 빽빽하게 압축된 상태 전체를 가리킨다. 「蝸牛道人의 병리학 실험실」의 시편들은 바로 이 울의 상태를 병이라는 경험을 통해 언어로 번역해 낸 기록이다. 질병은 숨기거나 극복해야 할 결함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에 오래 고여 있던 정서를 드러내는 통로가 된다.

이 시집은 흉, 옴, 조울증, 전립선염, 삼차신경통, 크론병, 베체트병 등과 이쁜이수술에 이르기까지 수십 개의 병명과 의학용어를 시의 제목으로 호출한다. 그러나 병명들은 진단서처럼 냉정하지도 의학적 설명에 머물지도 않는다. 병은 신체 내부에서 벌어지는 사건이자, 기억과 욕망, 사회적 조건이 교차하는 장소로 확장된다. 해부학 실습실의 기억, 진료실의 풍경, 일상의 유머와 불안이 뒤엉키며, 몸은 침묵하는 기관이 아니라 감정의 문장을 말하는 발화자가 된다.

와우도인의 시는 아픔을 다루면서도 지나치게 비장해지지 않는다. 임상의의 시선에서 비롯된 담백한 위트와 냉정한 관찰, 그리고 삶을 끝까지 밀고 나가려는 서정의 끈기가 동시에 배어 있다. 병증의 이름을 빌려온 시들 속에는 삶의 균열을 응시하는 예리함과 그 균열을 견디는 인간적인 따스함이 공존한다.

「蝸牛道人의 병리학 실험실」은 한국 시문학에서 본격적으로 탐사되지 않았던 질병의 세계를 하나의 시적 체계로 조직한 드문 성취다. 이 시집은 병과 함께 살아가는 기술이자, 인간이 자기 내부의 울을 어떻게 사유하고 언어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치열한 문학적 응답이다. 시가 삶을 진단할 수 있다면, 시인이 이 시집을 통해 건네는 위로가 고통의 현실과 끝까지 맞닿아 있음을 증언한다.

목차

[목 차]
  

[와우도인]

12_ 흉

14_ 기계충 그리고

16_ 코파기

18_ 옴

20_ 긁어 부스럼

22_ 해부학 실습의 추억

26_ 조울증 躁鬱症

28_ 이명 耳鳴

32_ 전립선염 前立腺炎

34_ 담열 膽熱

36_ 비문 飛蚊

39_ 쥐젖

40_ 안심팔기

42_ 오십견

45_ 신경치료

48_ 담결

50_ 피와 똥

54_ 방아쇠손가락

[병리학]

58_ 옻

60_ 이간 

62_ 위담

64_ 진정한 변비인

66_ 과민성대장증후군

68_ 스포츠탈장

70_ 수족다한증

72_ 쇼그렌 증후군

74_ 베체트병

76_ 크론병

78_ 삼차신경통

80_ 흉곽출구증후군

82_ 대나무 척추

84_ 귀울림

86_ 떤다

88_ 뚜렛증후군

90_ 공황장애

93_ 자과벽 自誇癖

94_ 별빛을 충전하는 마을

96_ 피부묘기증

[실험실]

98_ 구안와사 口眼斜

100_ 이석증

103_ 안구건조증

104_ 스티브 블래스 증후군

106_ 삶의 크레바스

108_ 빈 그늘

111_ 알레르기성 비염

112_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 CRPS

115_ 조현병

116_ 전립샘 前立腺

118_ 전립선비대증

120_ 미스 타이거

122_ 하지불안증후군

124_ 노심초사 

126_ 체질침은 아트다

128_ 질하수 膣下垂

130_ 앙헬의 OO

133_ 이쁜이 수술

134_ 시가 삶을 진단할 수 있다면┃전창선

137_ 울시(鬱詩), 질병의 세계를 서정의 실험실로 전환하다┃皮琸智

144_ 재능은 성장한다

추천사

    현기영 (소설가)

    이강재 의사가 시집을 냈다. 자칫 환자를 사물화(事物化)하기 쉬운 차갑고 건조한 의료환경에서 의사가 시를 썼다니 그 자체만으로도 경이로운 일인데, 더 놀라운 것은 이 시집이 질병을 단일 주제로 삼고 있고, 게다가 그것을 산뜻한 위트와 해학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질병을 우리의 적이라기보다는 우리 몸속에 깃든 동숙자로 여기면서 그것의 행위와 버릇을 재미있게 묘사하고 있다. 질병을 단일 주제로 삼은 시집은 아마도 지금까지 이강재의 것이 처음일 텐데, 그만큼 독창적인 작품이다.

출판사 서평

「와우도인의 병리학 실험실」 이상한 제목이다. 그러나 이 이상스러움이야말로 이 시집의 첫인상이자,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지속되는 에너지다. 「와우도인의 병리학 실험실」은 병증을 다루되 병증에 갇히지 않고, 의학적 구조와 언어를 빌리되 그것을 다시 시로 해체하는 독특한 감각으로 가득하다. 이 시집은 몸의 병리에 대한 자료실이면서 동시에 마음의 실험실이고, 평생을 성실한 의사로 살아온 이강재의 삶을 스스로 반추하면서 적어 내린 임상 기록이다.

「와우도인의 병리학 실험실」은 ‘병’이라는 말이 지닌 여러 층위를 한 번에 열어젖힌다. 우리는 몸이 아플 때 비로소 자기 존재의 가장 깊은 부위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이 시집은 그 들여다봄을 두려움 없이 헤쳐나가면서 그 과정을 시인의 고유한 언어로 새롭게 번역해 낸 기록이다. 시가 삶을 진단할 수 있다면, ‘시인 이강재’는 그 진단서를 가장 세밀하게, 동시에 가장 유쾌하게 발급하는 의사다. 나는 앞으로도 ‘시인 이강재’의 병리학 실험이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 ‘한의사 이강재’가 병증을 바라보는 눈을 더 깊게, 더 자유롭게 확장해 나갈수록 그의 시는 더욱 많은 이들의 삶 속으로 스며들 것이다. 이 시집은 그 여정의 중요한 출발점이자 새로운 장의 선언이 되리라 믿는다. 자랑스럽고, 또 진심으로 응원한다. - 전창선(한의학박사)

저자 소개
저자 : 이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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