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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88960909809 |
|---|---|
| 쪽수 | 232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양장 |
- 소설/에세이/시 > 국내소설
AI추천 이유
“내가 잊고 잃었던 시간들,
가보지 못한 시간들도 마구마구 뒤섞여 있었다”
또 다른 현실로 존재하는 꿈,
죽음을 통해 되비추는 삶
김지연은 실제 꾼 꿈을 모티프로 한 표제작 「꿈 목욕」을 시작으로 꿈과 현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교차하는 이야기들을 펼쳐놓는다. 작품들 속에서는 길을 잃은 골목에서 꿈이 스며든 폭포를 맞고(「꿈 목욕」), 휴식차 방문한 호텔에서 반복되는 하루에 갇히며(「맴맴」), 인간이 점차 악어로 변해가는(「나무 아래 악어」) 기이한 사건들이 태연하게 일어난다. 한편 외할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막내이모의 출신이 입방아에 오르거나(「모나카」), 죽고 난 뒤 과거의 연인을 따라 산책하며(「산책하는 귀신들」), 빚 문제 때문에 타인의 사인을 멋대로 단정하는(「사인」) 장면들도 이어진다.
등장인물들은 현실에 머물면서 어느 순간 꿈으로 이동했다 되돌아오고, 환상처럼 보이는 공간에서 현실처럼 살아가기도 한다. 꿈과 현실, 삶과 죽음이 뒤섞이는 세계에서 그들은 현재의 자신과 관계를 새로이 인식하게 된다. 이처럼 『꿈 목욕』에서 꿈은 비현실의 공간이 아니라 일상에서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마음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장치로 기능한다.
마주 보고 있지만 서로에게 닿지 않는
관계의 미묘한 간극
이번 짧은 소설에서는 특히 관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한층 섬세해졌다. 인물들은 서로 마주 보고 있지만 각기 다른 감정의 속도와 기억의 온도를 유지하고, 그 미묘한 어긋남이 관계의 리듬을 형성한다. 작가는 「지금의 날씨」에서 친구들이 SNS 계정주를 자신으로 오해하자 스스로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는 불가해한 인물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한다.
—그래? 너였으면 좋았을걸.
마음껏 부정하고 난 다음에 돌아온 대답이 조금 의외여서 그 말은 계속 한솔의 뇌리에 남았다. 한솔은 어째서일까 곰곰 생각하다가 그 말에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내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라는 점에 대해 실망하는 사람이 있다니. _「지금의 날씨」에서
나아가 반복되는 꿈을 매개로 현실의 관계를 재감각하는 인물들도 그려진다. 그들은 오랜만의 재회에 반가워하는 친구와 거리를 두려 하거나(「모래가 되는 꿈」), 고향을 떠나 서울에 정착했으나 현실의 벽 앞에 망연함을 느낀다(「꿈에서 꿈으로」). 여기서 꿈은 관계의 미묘한 틈과 심리적 긴장을 암시하고, 작가는 이를 통해 쉽게 설명되지 않는 감정의 층위를 그려낸다. 독자는 『꿈 목욕』을 편편이 읽어나가며 삶을 바라보는 시선의 폭이 점차 확장됨을 실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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