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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테크놀로지(통합의료인문학 교양총서 11)

  • 정세권
  • 모시는사람들
  • 2026년 0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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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ISBN-13 : 9791166292637
쪽수144쪽
크기A5(148mm X 210mm, 국판)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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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책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예외적 위기를 관통하며 우리의 일상을 재구성한 다섯 가지 기술-마스크, QR 코드, 화상회의 시스템(Zoom), PCR 검사, 백신-을 ‘기술의 사회사’라는 관점에서 분석한 의료인문학 교양서다. 이 기술들은 감염병 위기 속에서 과학적 합리성과 효율성을 앞세워 작동했지만, 동시에 불평등, 배제, 피로, 갈등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낳았다. 저자는 기술을 단순한 진보의 산물이나 가치중립적 도구로 보지 않고, 그것이 언제·어디서·누구에게 어떻게 사용되었는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는 점에 주목한다. 팬데믹 기간 한국 사회의 경험을 중심으로, 기술이 개인의 몸과 일상, 공공성, 책임의 문제를 어떻게 새롭게 규정했는지를 차분히 짚어낸다. 이 책은 코로나 이후의 ‘뉴노멀’을 성급히 단정하지 않으면서도, 위기 속에서 기술과 사회가 맺은 관계를 성찰하게 한다. 팬데믹 테크놀로지를 통해 우리는 기술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만큼이나, 문제를 드러내는 방식 또한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묻게 된다. 이는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기술을 어떻게 이해하고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사유의 출발점이 된다.

목차

[목 차]

머리말

 

마스크 - 상품에서 공공재가 된 기술

가면에서 의료용 마스크로

K-방역과 마스크

공공재로서의 마스크

‘공적’ 마스크의 이면

나가며

 

QR 코드 - 나를 증명하는 기술

QR 코드의 역사

스마트폰과 만난 QR 코드의 대유행

팬데믹과 QR 코드

나가며

 

화상회의 시스템Zoom - 새로운 연결과 또 다른 단절의 기술

화상통화, 화상회의 그리고 Zoom

코로나19 대유행과 새로운 연결

사람답게 만난다는 것?

나가며

 

PCR - 환자가 드러나는 기술

PCR의 발명과 혁신

AIDS와 함께 소개된 PCR

전염병 진단 기술로서 PCR

PCR, 코로나 대유행의 한가운데 서다

나가며

 

백신 - 나를 보호하는 기술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 그리고 우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오래된 논쟁

나가며

[본 문]

[마스크 - 39쪽] 마스크를 썼다고 해서 혐오와 폭력을 감당해야 했던 이들이 있었다. 마스크 착용이 익숙하지 않은 사회에서, 특정 지역과 인종에 대한 편견이 이미 존재하던 사회에서 마스크는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더 위험한 신호였다. 마스크를 쓰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경우도 있었다. 코로나19 유행이 아니더라도 마스크를 꾸준히 써 온 경험이 간과된 사회에서, 수량이 충분하지 못한 마스크를 어떻게 분배할지 혼란스러운 사회에서, 이미 사각지대에 있던 이들은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쓸 자격이나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했다. 마스크 쓰기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지만, 모두에게 똑같이 쉬웠던 것은 아니었다.

[QR 코드 - 55쪽] 다양한 영역에서 정보를 확인하고 모바일 결제를 하는 데 사용되던 QR 코드는 코로나19 유행과 함께 다소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는데, ‘내가 원하는 정보’가 아니라 ‘나에 대한 정보’를 담는 기술로서 그 성격이 바뀐 것이다. 물론 예전에도 개인정보가 들어 있는 QR 코드를 인쇄한 모바일 신분증이나 모바일 결제를 위해 자신의 카드/계좌 정보가 담긴 QR 코드를 생성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QR 코드는 공중보건을 위해 나에 대한 정보를 담아 보여주고 내가 안전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방역 기술로 사용되었다.

[화상회의 시스템 - 43쪽] 화상회의 시스템(Zoom)은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 일시적으로 사용된 화상 기술이 아니라,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하는’ 일상을 위한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우리는 사각의 화면을 통해 물리적 거리를 극복하고 배움과 노동, 그리고 관계를 지속할 수 있었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코로나 위기가 끝난 지금도 우리는 Zoom을 통해 연결된 삶을 이어 가고 있고, ‘성실한 접속’이 나의 존재를 증명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PCR - 108쪽] 코로나19가 유행한 몇 년 동안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다시 말해 본인이 확진자인지를 알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었다. 2021년부터는 약국에서 자가진단키트를 구입해서 집에서 스스로 항체-항원 검사를 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가 미심쩍으면 병원을 방문하여 의료진을 도움으로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이런 항체-항원 검사보다 더욱 정확한 진단법으로 인정받은 것이 PCR 검사였다. 검사 방법·장소·비용·편의성이나 정확도에서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가장 권위 있는 방법으로 PCR은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백신 - 136쪽] 아직 치료제가 상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할 방법은 확진되었거나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을 조기에 발견·검사·격리·치료하는 ‘사후적인 대처’와 마스크 착용·사회적 거리두기·백신 접종과 같은 ‘사전적인 조치’였다. (중략) 그중에서도 백신 접종은 공동체와 나를 보호해 주면서도 어쩌면 나를 위험하게 만들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기술이기에, 강제적 백신 접종은 개인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인식이 강했고 이로 인한 갈등은 더욱 격렬하게 표출되었다. 백여 년 동안 미국에서 진행되어 온 논쟁, 그리고 코로나19가 유행할 당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드러난 대립과 법적 다툼이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었다. 

출판사 서평

기술은 우리를 구했는가, 아니면 바꾸었는가
코로나19를 통과한 일상의 기술들, 그 사회적 의미를 다시 묻는다
팬데믹은 끝났지만, 기술은 남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단순한 보건 위기를 넘어 우리의 일상과 감각, 사회의 작동 방식을 근본적으로 흔들어 놓았다. 『팬데믹 테크놀로지』는 그 격변의 시간을 관통하며 우리 곁에 있었던 다섯 가지 기술-마스크, QR 코드, 화상회의 시스템(Zoom), PCR 검사, 백신-을 다시 호출한다.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기술의 성능이나 효율이 아니다. 저자는 이 기술들이 어떻게 우리의 몸과 행동을 규율했고, 공공성과 책임, 배제와 불평등의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드러냈는지를 차분하게 추적한다. 팬데믹을 ‘사건’이 아니라 ‘경험’으로 기억하려는 시도이자, 기술을 사회 속에서 다시 사유하려는 인문학적 탐색이다.

마스크, 상품에서 공공재로
한때는 개인이 필요에 따라 구매하던 소모품이었던 마스크는 팬데믹과 함께 공공재가 되었다. 저자는 마스크의 긴 역사-가면에서 의료용 보호구로, 그리고 방역의 상징으로-를 짚으며, ‘누가 먼저 쓰고, 어떻게 나눌 것인가’라는 질문이 어떻게 사회적 갈등으로 번져 갔는지를 보여준다. 마스크 착용이 도덕적 의무가 되는 과정, 그 이면에서 발생한 차별과 배제의 장면들은 기술이 결코 중립적일 수 없음을 분명히 드러낸다.

QR 코드와 증명의 일상화
출입을 위해 스마트폰을 꺼내야 했던 시간들. QR 코드는 감염 경로를 추적하는 효율적인 도구였지만, 동시에 ‘증명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가르는 기준이 되었다. 이 장은 디지털 기술이 안전을 명분으로 어떻게 새로운 경계를 만들었는지를 묻는다. 편리함 뒤에 숨겨진 접근성의 문제, 감시와 관리의 일상화는 오늘날의 디지털 사회를 성찰하게 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연결의 기술, 새로운 단절
화상회의 시스템 Zoom은 거리두기 속에서도 일과 관계를 이어 주었다. 그러나 저자는 이 기술이 만들어 낸 새로운 피로와 불균형에도 주목한다. 화면 속 만남은 과연 사람답게 만나는 것이었을까. 연결을 가능하게 한 기술이 동시에 또 다른 단절을 낳는 역설을 통해, 우리는 기술이 인간관계의 질을 어떻게 바꾸는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PCR과 백신, 과학과 신뢰 사이
PCR 검사와 백신은 팬데믹 대응의 핵심 기술이었다. 하지만 이 장은 과학적 사실만으로 사회적 신뢰를 확보할 수는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검사 결과가 개인의 일상을 규정하는 방식, 백신을 둘러싼 오래된 불신과 갈등은 기술의 성공 여부가 사회적 맥락에 달려 있음을 일깨운다. 기술은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 낸다.

기술의 사회사를 읽는다는 것
『팬데믹 테크놀로지』의 가장 큰 성취는 기술을 ‘발명과 진보의 역사’가 아니라 ‘사회적 관계의 역사’로 읽어낸 데 있다. 저자는 특정 기술을 영웅화하지도, 무조건 비판하지도 않는다. 대신 기술이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이익이 되고 부담이 되었는지를 묻는다. 이 책은 팬데믹이라는 예외적 상황을 통해, 기술의 분배와 통제, 책임의 문제를 사유하는 출발점을 제공한다.

이 책의 독서 포인트
이 책은 팬데믹을 겪은 모든 이들에게 묻는다. 우리는 왜 어떤 기술에는 쉽게 적응했고, 어떤 기술에는 불안을 느꼈는가. 일상의 사소한 물건과 시스템이 어떻게 사회적 의미를 획득하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기술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 또한 돌아보게 된다. 인문학적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사례 중심으로 서술된 이 책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기술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을 선사한다.

저자 소개
저자 : 정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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