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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92099545 |
|---|---|
| 쪽수 | 560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인문/역사 > 세계역사/지리 > 북남미역사
AI추천 이유

1. 철도 노동자의 노래부터 힙합까지
저항과 희망의 노래로 읽는 미국 민중사
이 책은 ‘노래’라는 렌즈로 미국 자본주의 200년의 성장과 모순의 역사를 재조명한 역사서다. 우리 역사에서도 가깝게는 빛의 혁명 속 응원봉 물결에서, 멀게는 기층 민중의 삶을 담아낸 민요에서 확인할 수 있듯, 노래는 공식 문서가 기록하지 못한 민중의 감정과 분노, 희망을 간직해왔다. 노래의 관점은 곧 민중의 관점을 말한다.
이 책은 역사를 움직이고 기록해온 실천적 매개체로서 음악을 바라보고, 사람을 연결하고 세상을 바꿔온 노래를 통해 이름도 얼굴도 없는 사람들이 흘린 피와 땀의 역사를 복원한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자본주의를 온몸으로 떠받쳐온 철도와 광산 노동자의 탄식, 흑인음악에 담긴 해방의 의지, 1960년대 포크 음악의 저항 정신을 따라가며, 노래가 어떻게 공식 기록에서 지워진 민중의 아픔을 증언하고 연대를 이끄는 ‘역사의 엔진’이자 ‘저항의 무기’가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한국 사회는 미국 문화의 초고밀도 수입국이지만, 의외로 미국사에 무지한 편이다. 전쟁, 공황, 냉전 같은 국가사 중심의 역사 교육이 노동사와 인종차별사, 이주사, 남북전쟁 이후 재건 같은 핵심 주제들을 충분히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의 안내를 따라 미국사를 거닐다 보면, 미국 역시 우리처럼 싸우고 울고 노래하던 사람들이 만들어온 나라임을 자연스럽게 실감하게 된다.
2. ‘명백한 운명’ ‘용광로 신화’ 뒤에 감춰진 차별의 연대기와
원주민 학살, 노예제, 인종 분리, 노동자 탄압,
제국주의 전쟁이라는 균열의 서사에 주목한 새로운 미국사
이주와 개척, 자유와 민주주의의 성공 신화로 포장된 미국사의 중심에는 원주민 학살과 노예제, 인종 분리, 노동자 탄압, 제국주의 전쟁이라는 균열의 서사가 놓여 있다. 서부 개척과 원주민 학살을 정의이자 신이 내린 의무로 합리화한 ‘명백한 운명’. 그 앞에선 어떤 차이도 사소하다며 인종차별과 계급 갈등을 무마한 ‘용광로 신화’. 베트남전쟁과 이란-콘트라 사건으로 드러난 제국주의적 야욕.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흑인과 빈곤층을 때려잡는 내부 통치 전략. 지금도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낯설지 않은 풍경들이다. 이 책은 미국 자본주의가 어떻게 원초적이고도 이기적인 이익 추구를 ‘자유’와 동일시하면서 구축되어왔는지, 인종과 계급에 대한 착취를 연료로 삼아 발전해왔는지를 비판적으로 서술한다.
대륙횡단철도 건설, 광산 개발, 플랜테이션 농업은 미국 자본주의의 성장을 견인한 세 가지 축이다. 중국과 아일랜드 이민자들의 희생 위에 건설된 철도 사업에서 ‘날강도 귀족’ 자본가들은 온갖 부정부패를 일삼으며 천문학적인 규모의 돈을 챙긴 데 반해, ‘피의 철도’가 완성된 다음, 산업자본과 미국 정부는 ‘중국인 배척법’을 통해 ‘합법적’으로 중국인을 추방한다. 폭발과 붕괴 사고의 위험을 무릅쓰고 광물과 무연탄 같은 땅속 자원을 채굴한 광부들은 ‘회사 마을’과 ‘회사 상점’을 통한 노예적 착취와 임금 삭감에 맞서야 했다. 이들은 미국광산노동조합(UMWA) 등을 조직하여 노조 인정과 8시간 노동제를 요구하며 페인트 크리크, 할란 카운티 등지에서 격렬한 파업을 벌였다. 자본이 노노 갈등, 인종 갈등을 조장해 노조를 무력화하고, 사설 무장 조직을 동원해 기관총과 장갑차로 노동자들을 학살하자, 이들은 노조를 조직하고 노래를 부르며 저항했다.
흑인의 역사는 미국 사회 전체를 이해하는 핵심이다. 저자는 흑인이 ‘환금성 자산’으로 취급받던 플랜테이션 농업의 비극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흑인들은 ‘대각성 운동’을 거치며 찬송가에 아프리카의 리듬을 얹은 영가(Spiritual)를 탄생시켰고, 이는 흑인 노예 탈출 작전인 ‘지하철도’의 비밀 암호이자 저항의 언어가 되었다. 해방 후에도 ‘짐 크로 법’과 ‘레드라이닝’ 같은 구조적 차별은 지속되었다. 흑인들은 차별을 피하고 존엄을 찾아 북부로 향하는 대이동(Great Migration)을 단행했고, 이 과정에서 델타 블루스는 도시의 리듬인 재즈와 록으로 진화한다. 1960년대에 이르러 마틴 루서 킹의 비폭력 노선과 맬컴 엑스의 블랙파워 운동은 음악과 결합하여 민권 운동의 정점을 이룬다.
3. 시대의 모순을 폭로하고 기억 투쟁의 강력한 무기가 되어
미국 사회의 결정적 변곡점마다 함께 울려 퍼진 저항의 레퍼토리
미국 저항 음악의 출발점에는 남부 들판에서 불리던 노동요와 흑인 영가가 있다. 영가는 ‘지하철도’의 비밀 암호(이를테면 〈고 다운, 모지스(Go Down, Moses)〉)로 사용되며 해방의 길을 열었다. 20세기 초 광산 파업 현장에서 태어나 전 세계 노동운동의 상징이 된 〈솔리대리티 포에버(Solidarity Forever)〉, 1960년대 민권 운동의 공식 찬가 〈위 셸 오버컴(We Shall Overcome)〉, 블랙파워와 흑인 해방운동의 정신적 무기였던 존 콜트레인의 〈어 러브 슈프림(A Love Supreme)〉, 기성세대의 보수주의와 인종차별, 베트남전쟁이라는 거대한 장벽에 맞선 1960년대 반문화 운동(Counterculture)과 피트 시거, 밥 딜런, 존 바에즈 등이 이끈 포크, 현대 흑인들이 겪는 ‘새로운 형태의 노예제’인 빈곤과 차별, 경찰 폭력을 고발하며 흑인들의 ‘비공식 저널리즘’이 된 힙합….
이처럼 미국의 저항 음악은 노동자의 합창부터 68세대의 울부짖음, 거리의 랩까지 이어지며 시대의 모순을 폭로하고 연대를 이끌어내는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 노래는 ‘기억 투쟁’의 수단이다. 흑인 살해 피해자들의 이름을 하나 하나 호명하는 ‘리스팅 송’이나 조지 플로이드 항쟁의 주제가가 된 노래들은 망각에 저항하고, 죽은 자들을 다시 투쟁의 현장으로 불러낸다. 기억 투쟁의 강력한 무기가 된 노래는 미국 사회의 결정적 변곡점마다 함께 울려 퍼졌다.
4. 음악적 전문성과 인문학적 통찰을
절묘하게 메시업(meshup)한 글쓰기
억눌린 자들을 향한 뜨거운 연민, 기득권을 향한 서늘한 분노를 담은 글은 건조한 역사서의 틀을 깨면서 속도감 있게 질주한다. 특히 문학·미술·영화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통섭적 접근, 한미 근현대사를 잇는 비교사적 시각, 음악의 형식적 특징(BPM, 리듬, 블루노트)을 사회 변화의 지표로 읽어내는 분석력, 무엇보다 격렬하고 뜨거웠던 역사적 현장과 그곳에서 울려 퍼진 노래를 절묘하게 엮어내는(mesh) 문장은, 음악적 전문성과 인문학적 통찰을 겸비한 새로운 저자의 탄생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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