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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88946076365 |
|---|---|
| 쪽수 | 328쪽 |
| 크기 | 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
| 제품구성 | 양장 |
이 책이 속한 분야
- 인문/역사 >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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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시작되었으나 완성되지 않았다
한 세대 전과 비교하면 분명 한국 여성의 지위는 몰라보게 향상되었다. 여성의 대학 진학률은 남성을 추월했고,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의 기여는 일상이 되었다. 그러나 통계의 이면은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한국은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라는 위치에 걸맞지 않게 여성의 평균 임금은 남성보다 약 30% 낮은 수준이고, 상장기업 경영진은 여전히 남성 중심적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라는 ‘혁명’은 왜 성평등이라는 결승선 앞에서 멈추었는가? 이 책은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한다. 저자는 한국 사회에서 성평등이 정체된 현상을 ‘지체된 혁명’이라 진단하고, 그 원인을 기업 조직, 노동시장 그리고 가족이라는 다각적인 틀 안에서 분석한다.
차별은 형태를 바꾸어 계속된다: 제도와 문화의 복잡한 얽힘
저자는 오늘날의 젠더 불평등은 과거처럼 노골적이지 않다는 데 주목한다. 이제 차별은 제도와 관행, 시간과 관계의 그물망 속에서 보다 교묘한 모습으로 재구성되고 있다.
1. 조직과 제도: 1988년 남녀고용평등법이 제정되면서 제도는 갖추어졌으나, 직무 배치와 평가, 승진 경로는 여전히 성별에 따라 다르게 작동한다. 저자는 제도의 존재보다 그것이 현장에서 어떻게 ‘운영’되는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2. 시간과 돌봄: 불평등은 일터 밖에서도 계속된다. 장시간 노동 관행과 가사·돌봄 책임의 여성 편중 그리고 장거리 통근이 주는 부담은 여성의 일과 삶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다.
3. 권력과 리더십: 성희롱에 취약한 조직 구조와 깨지지 않는 유리천장을 분석하며, 여성의 대표성이 단순히 숫자의 증가를 넘어 실질적인 권한으로 이어지기 위한 조건을 탐색한다.
현장의 목소리로 진단하는 ‘살아 있는’ 불평등
저자는 이론적인 논의에 머물지 않고 풍부한 실증 자료를 제시한다. 기업의 인사 담당자와 관리자, 맞벌이 부부, 다양한 직종의 노동자들을 직접 만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법원 판결문과 언론 보도, 각종 통계 자료를 꼼꼼히 검토해 기업 현장에서 젠더 불평등이 어떤 방식으로 생명력을 유지하는지 생생하게 들려준다. 특히 애써 도입한 가족친화정책이나 유연근무제가 현실에서 사용상 불이익이 심하고 오히려 성별 격차를 불러오는 역설적인 상황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성평등을 넘어 ‘다양성과 포용성’의 시대로
이 책의 종착지는 ‘모두를 위한 포용적인 사회’다. 저자는 불평등의 문제가 더는 여성과 남성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단언한다. 이는 조직을 운영하는 방식,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 그리고 일과 삶을 구분하는 사회적 규범 전반의 변화를 요구하는 일이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 장에서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을 제안한다. 연령, 장애, 인종, 가족 형태 등 다양한 조건을 포괄하는 DEI 가치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차별과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변화는 법과 제도의 도입이나 선언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일터에서 서로를 대하는 방식, 함께 일하고 배우는 과정, 일상의 선택과 판단 속에서 서서히 형태를 갖춘다”(머리말 중에서).
이 책은 불평등 현상을 그저 진단하는 것을 넘어 우리 사회가 지체된 혁명을 끝내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정책적 대안과 실천적 방향을 제시하는 필독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