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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94891116 |
|---|---|
| 쪽수 | 220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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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에세이/시 > 국내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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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가장 위험한 '백업'
주인공 수한의 일상은 죽은 아내 나나의 이름으로 배달된 커다란 택배 상자로 인해 균열이 생긴다. 상자 안에는 자신과 외모는 물론 뇌의 '싱크'를 통해 모든 기억까지 똑같은 복제인간 리(re)수한이 들어 있다.
아이러니는 여기서 시작된다. 원본인 수한이 감정을 수납해가며 주변 사람들을 괴롭게 만들었다면, 복제인간인 리수한은 오히려 더 사람 냄새 나는 태도로 주변을 돌본다. 알레르기로 인해 위기에 처한 상사를 구하고, 소원해진 아들 재이의 선물까지 챙기는 등 수한이 무너뜨렸던 관계는 리수한으로 인해 하나씩 바로잡힌다.
농담처럼 “누가 나 대신 일 좀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던 사람이라면 이 소설을 읽고 조금 다른 기분을 느낄지도 모른다. 나보다 더 나은 ‘나’가 내 자리를 더 잘해내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편리함이 아니라 나의 유일무이함에 대한 위협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날 병실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
장면이 눈앞에 재생되는 웰메이드 미스터리
이야기의 중반, 소설은 나나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로 급격히 선회하며 숨 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아빠가 엄마를 죽였지?"라는 아들의 서늘한 한마디와 함께, 경찰의 수사망은 수한의 목을 조여온다.
병실 화장실 문틈으로 보였던 의문의 남자 간호사, 아내의 발톱을 검게 물들였던 마약성 진통제 그리고 아내가 남긴 "너도 너 같은 새끼랑 살아봐"라는 저주 섞인 쪽지까지.
겹겹이 쌓인 복선이 풀리는 과정은 마치 잘 짜인 드라마를 보는 듯한 시각적 쾌감을 준다. 작가는 수한이 '수납'해버렸던 그날의 진실을 하나씩 꺼내 놓으며 긴장감을 유지한다.
감정의 찌꺼기까지 복제되는 지옥
윤혜성 작가는 복제의 범위를 신체나 기억뿐 아니라 감정의 찌꺼기까지로 확장했다. 생전 아내 나나가 수한을 복제했던 이유는 가장 사랑했던 시절의 남편을 다시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이란 걸 그렇게 시절과 감정별로 구분 지을 수 있을까. 사랑과 혐오는 종종 같은 자리에서 태어나고, 감정은 한데 엉겨 붙어 있다. 결국 수한이 잊고 싶었던 자신의 못난 모습은 복제된 육체의 옷을 입은 채로 거울처럼 눈앞에 나타나고 만다.
효율과 합리성 뒤로 감정을 밀어 넣으며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이 소설은 물을 것이다."당신이 오늘 수납해버린 그 감정이, 내일 당신의 목을 겨누는 칼날이 되어 돌아온다면 어떡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