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1부 어스름의 이름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 내 목소리를 찾아서 / ‘같아요’의 말꼬리표 / 자력을 만드는 일 / SNS 창가 자리 / 공간보다 공백 / 숫자가 다가 아니야 / 계절은 먼저 왔고, 마음은 늦게 떠났다 / 비워두는 일 / 적당한 이기심이 필요한 순간 / 쓸모없는 직업은 없다 / 조커카드의 역할 / 나는 얼마나 투명한 사람일까 / 여행에서 만난 얼굴 / 무명이지만 글을 씁니다 / 나는 잘 안될 수도 있는 사람이다 / 불안을 베어 먹습니다 / 나는 나를 돌보기로 했다 / 습관은 늘 흐트러지려 한다 / 졸병 계급입니다만 / 자라고 있지는 않았다 / 나는 나의 계절에 피어난다 / 행복은, 행복의 사실을 깨닫는 것 / 야광
2부 한낮의 온도
월요일을 없애주세요 / 나는 왜 상사의 말에 ‘넵’이라 답하는가 / 전신적 스트레스 / 아 그럴 수도 있겠다 / 확증 편향적 사고 / 내일과 내 일 / 필요 없다고 말하지 못했다 / 베개 하나 바꾼다고 / 뒤처짐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 나아가고 있어 / 과거에 붙잡힌 나에게 / 무릎은 나이를 안다 / 가끔은 격렬히 치이고 싶어 / 꾸며진 대본에는 시선이 담겨 있다 / 지키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까 / 그냥, 일했습니다 / 스스로 규정하지 말 것 / 어른이라는 말은 생각보다 버겁다 / 우리는 다른 언어로 껴안았다 / 형의 뒷모습은 늘 저녁이었다 / 중쇄를 찍자 / 어떤 기성세대가 될 것인가 / 비는 정작 와야 할 때 오지 않는다 / 안녕, 지구별 고양이
3부 무해한 저녁
내가 마신 것은 바닷물이었다 / 호기심보다는 관심이 필요한 존재 / 고양이는 실패하지 않는다 / 존재하기에 사랑받는 것 / 그 단점마저 사랑이라면 / 불편한 설렘 / 솔직함의 온도 / ‘고마워’라고 말하기 / 보는 사람 / 대가 없는 마음의 미학 / 마음을 널어 말리는 일 / 낮은 길고 노을은 짧다 / 녹색 인간 / 그거, 있잖아 그거 / 봤던 장면 돌려보기 / 아직 책을 보는 이유 / 날것이 젠틀한 사람 / 말보다 진한 존재 / 엄마는 슈퍼마리오 / 새벽의 말 / 죽으면 어떻게 될까? / 꿈보다 해몽 / 내가 지어야 할 집 / 괜찮아, 다시 고쳐 쓸 수 있으니까 / 어찌되었든, 레벨업 / 끌림은 설명보다 먼저 온다 / 모든 안부의 크리스마스 / 눈사람은 냉동고에서 꿈을 꾼다
[본 문]
우리는 하루를 기록하면서도, 정작 자신을 기록하는 일에는 서툴다. ‘주임’, ‘대리’, ‘과장’ 같은 이름으로 불리고, 맡은 역할에 맞춰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거울 속 얼굴이 낯설어진다. 감정은 보고서 문장처럼 간결해지고, 생각은 점점 무뎌진다. 그러다 문득 ‘나는 누구였지?’라는 질문이 떠오르지만, 바쁜 하루에 밀려 곧 사라진다.
ㅡ‘내 목소리를 찾아서’ 중에서
나는 이제 관계의 숫자를 세지 않는다. 대신 그 사이에서 내가 어떤 얼굴로 머무는지를 본다. 모래는 손을 세게 쥐면 흘러내린다. 관계도 그렇다. 여유와 거리, 그 사이에서 오래 남는 인연이 있다. 나는 이제, 애쓰지 않아도 머무는 관계를 소중히 한다.
ㅡ‘숫자가 다가 아니야’ 중에서
쓸모 있다는 감각은 거창한 성취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내가 건넨 작은 한마디, 내 손끝의 조용한 정성이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덜 외롭게 만드는 순간, 그때 비로소 조용히 피어나는 감각이다. 그 사실을 알고 나면 일은 높낮이를 잃고 대신 온기라는 결을 갖게 된다.
ㅡ‘쓸모없는 직업은 없다’ 중에서
삶이란 그런 것 같다. 어디에 있든, 어떤 선택을 하든 스트레스는 다른 얼굴로 늘 우리 곁에 머물게 마련이다. 자유롭게 살면 불안이 다가오고, 안정적인 삶을 택하면 억압이 따른다. 몸이 건강하다고 마음이 늘 편한 것도 아니고, 마음이 평온하다고 몸이 항상 건강한 것도 아니다. 결국 중요한 건 삶의 형태나 위치가 아니라, 그 모든 모순 속에서도 몸과 마음이 공존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단련하는 태도에 달려 있다.
ㅡ‘전신적 스트레스’ 중에서
사랑이든 일이든, 혹은 누군가의 문장 하나라도 마음이 기울어지는 날이 온다면, 그건 휘청이고 싶다는 뜻이 아니라 온기를 품은 무언가에 조용히 닿고 싶다는 마음일 것이다. 그날엔, 눈물이 흘러도 괜찮을 것 같다. 조용히 흘러가는 하루의 강물 속에서 나도 어딘가 생생하게 부딪히고 있다는 작은 방증일 테니까.
ㅡ‘가끔은 격렬히 치이고 싶어’ 중에서
사람은 생각보다 쉽게 스스로를 규정한다. 아직 해보지 않은 일 앞에서, 미리 선을 긋고 그 안에 머문다. 나 역시 오래 그랬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 선이 내가 만든 것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ㅡ‘스스로 규정하지 말 것’ 중에서
꿈이라는 건 온전한 형태를 갖추기 전까지는 쉽게 녹아버리는 성질이 있다. 꿈은 손 안에서 모양이 잡히기 시작할 때가 가장 연약하고, 가장 쉽게 상처받지 않던가. 조급한 마음에 억지로 완성하려 애쓸수록 도리어 쉽게 무너져 내리곤 한다.
ㅡ‘눈사람은 냉동고에서 꿈을 꾼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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