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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조용히 살지 않기로 하다 : 18세기 인동 장씨 부인 19세기 살인하는 여자들(역사 속 여자 ㅇㅇ하다 3)
- 윤민경,한보람
- 푸른역사
- 2026년 03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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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56123262 |
|---|---|
| 쪽수 | 116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이 책이 속한 분야
- 인문/역사 > 한국역사/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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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여성들, “딱딱하고 무거운 역사책은 가라”
시리즈에는 고려시대 절부(節婦)에서 20세기 식모, 커리어우먼까지 다양한 여성들이 등장한다. 모두 역사의 ‘주역’이라기엔 거리가 있는, 낯선 인물들이다. 하지만, 지은이들은 몇 줄, 혹은 기껏해야 몇 쪽 되지 않는 사료를 뒤져내 그들의 진솔한 목소리에 귀 기울인 끝에 옛 여성들의 기억, 욕망, 분투, 노동을 온전히 되살려냈다.
사료의 행간을 읽고 사실의 균열 지점을 섬세하게 추적해서 상류층 남성과 가부장적 국가의 기록에 담기지 않은/못한 여성의 목소리를 드러내고자 한 이들의 노력은 그 자체로 값지다. 여기에 때로는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때로는 주인공의 독백처럼 당시 상황을 재구성한 허구적 서술을 적극적으로 시도한 점도 눈길을 끈다.
역사학자의 글은 딱딱하고 무미건조하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독자들과 조금이나마 가까워지려는 장치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녀들의 목소리를 소환하여 좀 더 쉽게 널리 전달하고 싶다는 소망을 반영한 성과이다.
‘시끄러운’ 여성들, 유교 여인상을 거부하다
시리즈 3권 《여자, 조용히 살지 않기로 하다》는 시리즈 기획 의도가 도드라진다. 가문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손자와 절연(絶緣)을 감행하는 노부인, 비명횡사한 어머니나 남편 등의 복수를 위해 직접 나선 아내 등을 다룬 글 두 편이 실려서다. 모두 역사 속 여성이 피해자, 방관자, 행위의 대상으로서만이 아니라 적극적ㆍ능동적으로 의지를 관철하려 했던 사례들이다.
윤민경의 〈여자, 의절하다〉는 경상도 안동의 남인 명문가 출신 장씨 부인의 ‘결단’을 다룬다.남인과 노론의 갈등이라는 사회적 배경을 짚으면서 그녀가 ‘아녀자의 인[婦人之仁]’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신념에 따라 노론으로 ‘변절’한 손자와의 혈연을 주체적으로 단호히 끊어내는 과정은, 일시적 감정에만 치우쳐 정도에서 어긋난 사랑과 연민으로 기우는 ‘조선 여인상’과 달라 신선한 충격을 준다.
한보람의 〈여자, 복수하다〉는 19세기 말 20세기 초 형사 사건의 재판 기록 《사법품보》에 실린 여성 ‘범죄자’들을 소개한다. 단 이들은 일반적인 ‘잡범(雜犯)’이 아니다. 절굿공이, 칼, 낫 심지어 맨손으로 자신들이 믿는 ‘정의’를 구현하려 직접 나선 이들이다. 그러기에 사건을 심리한 관찰사들이 “기개가 뛰어나다” “의리상 당연하다”란 평가를 끌어내기에 이르렀다.
이 시리즈는 ‘오로지 여성 사학자들에 의해 쓰인 여성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의미는 ‘여성’을 넘어선다. 3권의 경우, ‘여필종부女必從夫’, ‘칠거지악七去之惡’ 같은 가부장제 규범에 얽매여 있으리라 여겼던 유교 국가 조선의 또 다른 여성상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명문가 마님부터 신분 낮은 대장장이의 아내까지, 결코 주어진 역할에만 안주하지 않고 자신들의 ‘결단’을 단호하게 보여 준 여러 ‘시끄러운’ 여성들의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오늘날 우리가 그녀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