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거짓말과 음모론의 생명줄,
사악한 은유를 해체하라!
‧ 부정선거가 내란이다!
‧ 부정선거의 주범을 수배합니다: 중국공산당과 선관위가 만들어준 가짜 대통령
‧ 가짜 대통령인 줄 미국도 안다!
‧ 10.3 12시 모이자, 숭례문으로! 이재명의 사회주의 독재 저지 총투쟁 ……
‧ 공산주의에 반대하면 극우? 진실을 말하면 극우인가?
‧ 인권탄압은 독재의 시작, FREE YOON
‧ (눈을 가렸지만 ‘이재명’으로 보이는 사진과 함께) 대한민국이 전과자의 놀이터냐?
‧ 국제선거 감시단 6·26 워싱턴 발표, 중국공산당 한국 선거 개입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을 지지하는 여론이 훨씬 더 높았지만, 개신교 일부와 보수단체들은 탄핵에 반대하는 목소리로 윤석열의 직무 복귀를 염원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현수막이 거리를 어지럽게 채웠다. 그들은 정말 현수막에 담긴 이야기를 믿고 있는 것일까?
그러나 이런 의문은 제기할 필요조차 없었다. 현수막에 적힌 명제가 참인지 거짓인지는 현수막 게시자에게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이 현수막의 문구는 다 진실과는 거리가 먼 거짓이지만, 게시자에게는 현수막에 적힌 내용을 사실로 믿는 사람이 더 늘어나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럴듯한 말’이 ‘사실인 것처럼’ 들릴 때, 언어는 정보가 아니라 신념을 형성하고, 신념은 행동으로 이어진다.
1980년대 중반,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에 치열하게 저항하던 한 여대생이 부천경찰서에서 조사받던 중 성폭행을 당했을 때도 음모론이 등장했다. 한 신문에서는 공안 당국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급진 세력 등이 상습적으로 벌이고 있는 소위 의식화 투쟁의 일환으로서 자신의 구명은 물론, 사회 일반의 반정부 반(反)공권력 투쟁을 확산하려는 선동적”으로 조작해 “성까지 도구화한 사건”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서 [여대생]은 ‘자유대한’을 전복하고자 여성의 순결함마저 이용한 [악당]이었다.
이 책은 이러한 현상이 비이성적 광풍이 아니라 언어의 본질적 작동 방식임을 일깨운다.
반복되는 거짓말에 착각을 일으키는 뇌!
믿음의 전원을 켜는 은유의 힘, 코지브스키 효과
코지브스키는 강의 중에 ‘개 먹이용 비스킷’이라고 쓰인 봉지를 가린 채 비스킷을 학생들에게 권했고, 학생들은 비스킷을 받아 맛있게 먹었다. 비스킷을 소화시키고 있는 학생들에게 봉지의 글씨를 보여주자 학생들은 거북해했고, 심지어 뛰쳐나가 구토를 하기까지 했다.
코지브스키는 교실에 있는 나머지 학생들을 향해서 이렇게 말했다. “보다시피 방금 나는 사람들이 단지 음식만 먹는 것이 아니라 낱말도 또한 먹는다는 것과 흔히 낱말의 맛이 음식의 맛을 압도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어요.” 이 장난기 있는 코지브스키 실험의 목적은 언어를 사용할 때마다 우리 마음속에서 심리적 반응이든 물리적 반응이든 (은유적으로 말해서) ‘반응 스위치를 켤’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 이 역효과는 ‘개 먹이용 비스킷’이라는 딱지가 드러났을 때 나타났다. 이 딱지가 다시 학생들의 마음을 다른 참조 틀(개 사료 먹기)로 향하게 했다. 그 결과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_「들어가는 말」, 19쪽,
최근 거짓말과 기만이라는 주제는 행동과학과 인지과학에서 수많은 논쟁과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저자는 이것이 우리가 거짓의 시대에 살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두드러진 발견 중의 하나는 선동적인 거짓말하기가 정상적인 언어의 의도적인 조작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이런 거짓말을 접하면 뇌에서는 인지적 ‘스위치’가 켜지고,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이 바뀌는데 이를 ‘코지브스키 효과(Korzybski Effect)’라고 부른다. 이 효과를 얻기 위한 주요한 전략이 은유와 프레임이다.
음모론을 지탱하는 강력한 도구
은유와 프레임!
인지언어학에서 은유 연구의 목적은 인간의 뇌가 어떻게 다른 정보로부터 여러 요소를 추출하여 유의미한 전체로 조직화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우리는 왜 ‘저 정치인은 뱀이야’와 같은 문장을 축자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위험한 인물이라고 해석하는가? 정치인과 뱀은 종(種)이 다른데도 말이다. 이 질문이 인지언어학에서 제기하는 문제의 핵심이다. _「1. 거짓말과 음모론」, 39쪽
인지과학의 아주 중요한 발견 중 하나는 사람들이 프레임과 은유를 통해 사고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사고 토대가 지금까지 우리가 묘사해 오고 있는 그러한 개념 구조이다. 프레임은 우리 뇌의 시냅스 속에 있다, 즉 물리적으로 신경 회로의 형태로 존재한다. 사실이 프레임과 들어맞지 않을 때는 프레임은 계속 유지되고 사실은 무시당한다. 「4. 가짜뉴스와 연출 사건」, 129쪽
이 책의 토대가 되는 전제는 사악한 정치적 동기를 지닌 영악한 행위자들이 이기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고와 신념을 가공하기 위해 언어를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지 오웰은 1984를 통해 마음 통제가 얼마나 해로운지, 이중사고의 설득력이 대중을 어떻게 복종·순응하게 만드는지를 꿰뚫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은유는 사상 과정을 통해 신경 회로를 활성화하여 사고를 구조화함으로써, 어떤 사물에는 초점을 맞추고 다른 사물은 무시하는 일을 수월하게 만든다. 레이코프 등이 보여준 대로 ‘마음이 곧 도구’라는 영상도식을 이 책에서는 마음속 ‘스위치’ 개념으로 설명한다. 은유가 신경 회로를 활성화하면 스위치를 끄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엄청난 거짓말을 접했을 때 우리는 자각도 못한 채 그 개념이 형성되어 특정한 집단을 향해 적대적인 감정을 유발할 수 있다. 바로 이런 까닭에 혐오 집단은 은유적 책략을 사용해서 스위치를 켜며, 그 목적은 사람들을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낱말 ‘도난당한(stolen)’을 생각해 보라. 어떤 사람이 “난 시계를 도난당했다(My watch was stolen)”라고 말한다면, 이 말은 문자 그대로의 의미를 담을 수도 있고, 기만적인 의도를 전달할 수도 있다. … 지칭의 이러한 이중성은 모든 형태의 언어와 담화에 내재한다. 거짓말 달인은 이러한 이중성 속성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이용하는 방법을 안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2020년 선거에 대해 “도난당했다(stolen)”라는 주장을 펼쳤을 때, 이 낱말은 무작위로 선택된 것이 아니었다. 추종자들의 마음속에서 특정한 영상을 불러내기 위해 그가 교묘하게 선택한 낱말이었다. 축자적 층위에서는 이 낱말(stolen)이 ‘시계(watch)’를 지칭하지만, 은유적 층위에서는 ‘선거(election)’를 가리키며 이 선거를 사회적 무대 뒤의 음모 도당(심층 국가)에게 도난당했다는 것을 암시한다. 축자적이든 은유적이든, 둘 중 어떤 단언도 경험적으로 입증할 수 없다. _11~12쪽, 「한국어판 출간에 부쳐: 정치적 거짓말은 어떻게 마음을 지배하는가?」
정치적인 거짓말쟁이들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단은 은유적인 사상 과정을 통해 사건의 프레임을 구성하는 것이다. 이 사상 과정은 앞뒤로 투사되면서 여러 다른 실재를 창조한다.
정치 조작자들이 어떻게 신봉자들의 심리를 활용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왜곡하는지를 보여주는 한 사례가 트럼프가 새로 만들어낸 ‘마가’[다시 위대한 미국으로!(MAGA)]라는 음모 서사이다. 신화와 같은 거짓 신화나 인종적 우월성이나 패권에 근거한 다른 개념은 신화적 사고의 힘 때문에 여전히 지속된다. 이 사고는 거짓말 달인이 쉽게 조작하여 타인을 향한 분노와 심지어는 증오의 씨앗을 뿌릴 수 있다. 사회를 이른바 인종적 순수의 시대로 되돌려 놓으려 할 때, 아리아인 서사나 ‘마가’ 서사와 같은 신화적 서사는 결국 사회를 파멸로 몰아넣는다.
‘진정한 역사는 은폐된다’는 은유적 프레임에 작동하는 아페포니아!
믿음의 전원을 켜는 서사의 힘, 다빈치 코드 효과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는 음모가 실재한다는 믿음과, 강력한 기관과 사악한 정치 관계자들이 진실을 보이지 않게 숨긴다는 믿음을 부지불식간에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속에 주입했다. 음모주의는 이 소설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이 소설과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인간은 정보를 이야기 구조로 조직할 때 가장 잘 이해한다. 음모론은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는, 은유적 구성물에 근거한 거짓 서사이다. 그럼에도 면밀한 조사를 견디고 살아남는다. 그 이유는 음모론이 서사라는 논리를 통해 신빙성과 지속성을 얻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9·11 테러 이후 이 공격이 내부 소행이라는 음모론이 만연했다. 다양한 부류의 미국인이 이 음모론을 믿은 이유는 미국에 내재하는 정부에 대한 불신 때문이었다. 이와 같은 유형의 음모적 사고를 진실로 수용하게 되면, 신봉자들은 음모론에 어울리지 않는 모든 정보에 대해서는 과도하게 의심하고, 음모론을 뒷받침하는 증거에 대해서는 과대 해석하는 모순적 태도를 보인다. ‘진정한 역사는 은폐된다’라는 은유적 프레임의 안내를 받을 때, 서로 관련 없는 점들에서 의미 있는 연결고리를 찾아내려는 인간의 선천적인 경향(아포페니아)이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우리 뇌에 자리 잡게 하는 심리적 토양이 된다.
가짜뉴스와 확산 통로
엄청난 거짓말과 음모론은 (구전, 신화, 인터넷, 소셜 미디어 등) 덕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집단의 순응적 사고를 끌어낸다.
엄청난 거짓말과 음모론은 인터넷 형태의 소통을 샅샅이 거치며 퍼져나갈 때 왜 그렇게 성공적인가? 사회적 존재로서, 우리는 잘 적응하기 위해 지도자를 따르고 타인들의 신념을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 경향의 극적인 사례는 2016년 러시아가 컴퓨터로 미국 대통령 선거를 조작했다는 주장이었다. …… _「6. 확산통로」, 162쪽
“집단적 공포는 집단 본능을 자극하고, 집단의 구성원으로 여겨지지 않는 사람들을 향한 만행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비록 로비스트들과 여타 유형의 유력자들이 인터넷 이전에 존재했지만, 소셜 미디어 세계는 목소리를 여러 집단(예: 큐어넌)에 전달해 왔다. 그러한 집단의 유일한 존재 이유는 정치적 거짓말과 음모론을 조장하는 것이다. _「6. 확산통로」, 163쪽
입말과 글말을 통제하는 것은 언제나 정치적인 전제군주의 전략의 한 부분이었다. 오늘날, 전제적 권력자들이 가장 의지하는 통로는 디지털 통로이다. 허위 메시지의 밈 같은 파편화를 통해서 진실을 감추는 그 범위와 역량을 고려할 때 말이다. 이 파편화는 그 파편에 내재하는 진실의 환상을 창조한다.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의 전부는 그 파편들을 연결하여 신뢰할 수 있는 음모적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다. _「6. 확산통로」, 171쪽
단순한 언어학책이 아닌,
민주사회가 추구해야 할 언어 윤리를 성찰하는 교양서!
이 책은 단순한 언어학책이 아니다. 이것은 언어의 정치학이자, 민주사회가 추구해야 할 언어 윤리에 대한 성찰을 담은 교양서이다. 거짓의 시대일수록 언어를 더 잘 이해해야 한다. 언어에 대한 이해는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최소한의 윤리적 감각이다. 다네시는 언어의 권력을 비판하는 동시에, 그 책임을 우리들 각자에게 되돌려 준다. 우리가 언어를 사용한다고들 믿지만, 실상은 언어가 우리를 사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 불편한 자각이야말로 진정한 해방의 출발점이다. 인지언어학 전공자의 필독서인 이 책은 더 폭넓게 언어와 언어학은 물론 담론 분석과 수사학, 정치학을 탐구하는 연구자들에게도 더 풍부한 시각을 제공할 것이다. 더 나아가 언어와 사회, 언어와 정치의 관계에 관심이 있는 누구라도, 특히 소수만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한 더 나은 민주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과 열정을 품은 시민들은 이 책의 분석에 놀라워하면서도 공감할 것이다.
정치적 거짓말과 음모론의 생명줄,
사악한 은유를 해체하라!
‧ 부정선거가 내란이다!
‧ 부정선거의 주범을 수배합니다: 중국공산당과 선관위가 만들어준 가짜 대통령
‧ 가짜 대통령인 줄 미국도 안다!
‧ 10.3 12시 모이자, 숭례문으로! 이재명의 사회주의 독재 저지 총투쟁 ……
‧ 공산주의에 반대하면 극우? 진실을 말하면 극우인가?
‧ 인권탄압은 독재의 시작, FREE YOON
‧ (눈을 가렸지만 ‘이재명’으로 보이는 사진과 함께) 대한민국이 전과자의 놀이터냐?
‧ 국제선거 감시단 6·26 워싱턴 발표, 중국공산당 한국 선거 개입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을 지지하는 여론이 훨씬 더 높았지만, 개신교 일부와 보수단체들은 탄핵에 반대하는 목소리로 윤석열의 직무 복귀를 염원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현수막이 거리를 어지럽게 채웠다. 그들은 정말 현수막에 담긴 이야기를 믿고 있는 것일까?
그러나 이런 의문은 제기할 필요조차 없었다. 현수막에 적힌 명제가 참인지 거짓인지는 현수막 게시자에게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이 현수막의 문구는 다 진실과는 거리가 먼 거짓이지만, 게시자에게는 현수막에 적힌 내용을 사실로 믿는 사람이 더 늘어나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럴듯한 말’이 ‘사실인 것처럼’ 들릴 때, 언어는 정보가 아니라 신념을 형성하고, 신념은 행동으로 이어진다.
1980년대 중반,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에 치열하게 저항하던 한 여대생이 부천경찰서에서 조사받던 중 성폭행을 당했을 때도 음모론이 등장했다. 한 신문에서는 공안 당국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급진 세력 등이 상습적으로 벌이고 있는 소위 의식화 투쟁의 일환으로서 자신의 구명은 물론, 사회 일반의 반정부 반(反)공권력 투쟁을 확산하려는 선동적”으로 조작해 “성까지 도구화한 사건”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서 [여대생]은 ‘자유대한’을 전복하고자 여성의 순결함마저 이용한 [악당]이었다.
이 책은 이러한 현상이 비이성적 광풍이 아니라 언어의 본질적 작동 방식임을 일깨운다.
반복되는 거짓말에 착각을 일으키는 뇌!
믿음의 전원을 켜는 은유의 힘, 코지브스키 효과
코지브스키는 강의 중에 ‘개 먹이용 비스킷’이라고 쓰인 봉지를 가린 채 비스킷을 학생들에게 권했고, 학생들은 비스킷을 받아 맛있게 먹었다. 비스킷을 소화시키고 있는 학생들에게 봉지의 글씨를 보여주자 학생들은 거북해했고, 심지어 뛰쳐나가 구토를 하기까지 했다.
코지브스키는 교실에 있는 나머지 학생들을 향해서 이렇게 말했다. “보다시피 방금 나는 사람들이 단지 음식만 먹는 것이 아니라 낱말도 또한 먹는다는 것과 흔히 낱말의 맛이 음식의 맛을 압도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어요.” 이 장난기 있는 코지브스키 실험의 목적은 언어를 사용할 때마다 우리 마음속에서 심리적 반응이든 물리적 반응이든 (은유적으로 말해서) ‘반응 스위치를 켤’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 이 역효과는 ‘개 먹이용 비스킷’이라는 딱지가 드러났을 때 나타났다. 이 딱지가 다시 학생들의 마음을 다른 참조 틀(개 사료 먹기)로 향하게 했다. 그 결과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_「들어가는 말」, 19쪽,
최근 거짓말과 기만이라는 주제는 행동과학과 인지과학에서 수많은 논쟁과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저자는 이것이 우리가 거짓의 시대에 살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두드러진 발견 중의 하나는 선동적인 거짓말하기가 정상적인 언어의 의도적인 조작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이런 거짓말을 접하면 뇌에서는 인지적 ‘스위치’가 켜지고,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이 바뀌는데 이를 ‘코지브스키 효과(Korzybski Effect)’라고 부른다. 이 효과를 얻기 위한 주요한 전략이 은유와 프레임이다.
음모론을 지탱하는 강력한 도구
은유와 프레임!
인지언어학에서 은유 연구의 목적은 인간의 뇌가 어떻게 다른 정보로부터 여러 요소를 추출하여 유의미한 전체로 조직화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우리는 왜 ‘저 정치인은 뱀이야’와 같은 문장을 축자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위험한 인물이라고 해석하는가? 정치인과 뱀은 종(種)이 다른데도 말이다. 이 질문이 인지언어학에서 제기하는 문제의 핵심이다. _「1. 거짓말과 음모론」, 39쪽
인지과학의 아주 중요한 발견 중 하나는 사람들이 프레임과 은유를 통해 사고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사고 토대가 지금까지 우리가 묘사해 오고 있는 그러한 개념 구조이다. 프레임은 우리 뇌의 시냅스 속에 있다, 즉 물리적으로 신경 회로의 형태로 존재한다. 사실이 프레임과 들어맞지 않을 때는 프레임은 계속 유지되고 사실은 무시당한다. 「4. 가짜뉴스와 연출 사건」, 129쪽
이 책의 토대가 되는 전제는 사악한 정치적 동기를 지닌 영악한 행위자들이 이기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고와 신념을 가공하기 위해 언어를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지 오웰은 1984를 통해 마음 통제가 얼마나 해로운지, 이중사고의 설득력이 대중을 어떻게 복종·순응하게 만드는지를 꿰뚫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은유는 사상 과정을 통해 신경 회로를 활성화하여 사고를 구조화함으로써, 어떤 사물에는 초점을 맞추고 다른 사물은 무시하는 일을 수월하게 만든다. 레이코프 등이 보여준 대로 ‘마음이 곧 도구’라는 영상도식을 이 책에서는 마음속 ‘스위치’ 개념으로 설명한다. 은유가 신경 회로를 활성화하면 스위치를 끄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엄청난 거짓말을 접했을 때 우리는 자각도 못한 채 그 개념이 형성되어 특정한 집단을 향해 적대적인 감정을 유발할 수 있다. 바로 이런 까닭에 혐오 집단은 은유적 책략을 사용해서 스위치를 켜며, 그 목적은 사람들을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낱말 ‘도난당한(stolen)’을 생각해 보라. 어떤 사람이 “난 시계를 도난당했다(My watch was stolen)”라고 말한다면, 이 말은 문자 그대로의 의미를 담을 수도 있고, 기만적인 의도를 전달할 수도 있다. … 지칭의 이러한 이중성은 모든 형태의 언어와 담화에 내재한다. 거짓말 달인은 이러한 이중성 속성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이용하는 방법을 안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2020년 선거에 대해 “도난당했다(stolen)”라는 주장을 펼쳤을 때, 이 낱말은 무작위로 선택된 것이 아니었다. 추종자들의 마음속에서 특정한 영상을 불러내기 위해 그가 교묘하게 선택한 낱말이었다. 축자적 층위에서는 이 낱말(stolen)이 ‘시계(watch)’를 지칭하지만, 은유적 층위에서는 ‘선거(election)’를 가리키며 이 선거를 사회적 무대 뒤의 음모 도당(심층 국가)에게 도난당했다는 것을 암시한다. 축자적이든 은유적이든, 둘 중 어떤 단언도 경험적으로 입증할 수 없다. _11~12쪽, 「한국어판 출간에 부쳐: 정치적 거짓말은 어떻게 마음을 지배하는가?」
정치적인 거짓말쟁이들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단은 은유적인 사상 과정을 통해 사건의 프레임을 구성하는 것이다. 이 사상 과정은 앞뒤로 투사되면서 여러 다른 실재를 창조한다.
정치 조작자들이 어떻게 신봉자들의 심리를 활용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왜곡하는지를 보여주는 한 사례가 트럼프가 새로 만들어낸 ‘마가’[다시 위대한 미국으로!(MAGA)]라는 음모 서사이다. 신화와 같은 거짓 신화나 인종적 우월성이나 패권에 근거한 다른 개념은 신화적 사고의 힘 때문에 여전히 지속된다. 이 사고는 거짓말 달인이 쉽게 조작하여 타인을 향한 분노와 심지어는 증오의 씨앗을 뿌릴 수 있다. 사회를 이른바 인종적 순수의 시대로 되돌려 놓으려 할 때, 아리아인 서사나 ‘마가’ 서사와 같은 신화적 서사는 결국 사회를 파멸로 몰아넣는다.
‘진정한 역사는 은폐된다’는 은유적 프레임에 작동하는 아페포니아!
믿음의 전원을 켜는 서사의 힘, 다빈치 코드 효과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는 음모가 실재한다는 믿음과, 강력한 기관과 사악한 정치 관계자들이 진실을 보이지 않게 숨긴다는 믿음을 부지불식간에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속에 주입했다. 음모주의는 이 소설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이 소설과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인간은 정보를 이야기 구조로 조직할 때 가장 잘 이해한다. 음모론은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는, 은유적 구성물에 근거한 거짓 서사이다. 그럼에도 면밀한 조사를 견디고 살아남는다. 그 이유는 음모론이 서사라는 논리를 통해 신빙성과 지속성을 얻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9·11 테러 이후 이 공격이 내부 소행이라는 음모론이 만연했다. 다양한 부류의 미국인이 이 음모론을 믿은 이유는 미국에 내재하는 정부에 대한 불신 때문이었다. 이와 같은 유형의 음모적 사고를 진실로 수용하게 되면, 신봉자들은 음모론에 어울리지 않는 모든 정보에 대해서는 과도하게 의심하고, 음모론을 뒷받침하는 증거에 대해서는 과대 해석하는 모순적 태도를 보인다. ‘진정한 역사는 은폐된다’라는 은유적 프레임의 안내를 받을 때, 서로 관련 없는 점들에서 의미 있는 연결고리를 찾아내려는 인간의 선천적인 경향(아포페니아)이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우리 뇌에 자리 잡게 하는 심리적 토양이 된다.
가짜뉴스와 확산 통로
엄청난 거짓말과 음모론은 (구전, 신화, 인터넷, 소셜 미디어 등) 덕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집단의 순응적 사고를 끌어낸다.
엄청난 거짓말과 음모론은 인터넷 형태의 소통을 샅샅이 거치며 퍼져나갈 때 왜 그렇게 성공적인가? 사회적 존재로서, 우리는 잘 적응하기 위해 지도자를 따르고 타인들의 신념을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 경향의 극적인 사례는 2016년 러시아가 컴퓨터로 미국 대통령 선거를 조작했다는 주장이었다. …… _「6. 확산통로」, 162쪽
“집단적 공포는 집단 본능을 자극하고, 집단의 구성원으로 여겨지지 않는 사람들을 향한 만행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비록 로비스트들과 여타 유형의 유력자들이 인터넷 이전에 존재했지만, 소셜 미디어 세계는 목소리를 여러 집단(예: 큐어넌)에 전달해 왔다. 그러한 집단의 유일한 존재 이유는 정치적 거짓말과 음모론을 조장하는 것이다. _「6. 확산통로」, 163쪽
입말과 글말을 통제하는 것은 언제나 정치적인 전제군주의 전략의 한 부분이었다. 오늘날, 전제적 권력자들이 가장 의지하는 통로는 디지털 통로이다. 허위 메시지의 밈 같은 파편화를 통해서 진실을 감추는 그 범위와 역량을 고려할 때 말이다. 이 파편화는 그 파편에 내재하는 진실의 환상을 창조한다.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의 전부는 그 파편들을 연결하여 신뢰할 수 있는 음모적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다. _「6. 확산통로」, 171쪽
단순한 언어학책이 아닌,
민주사회가 추구해야 할 언어 윤리를 성찰하는 교양서!
이 책은 단순한 언어학책이 아니다. 이것은 언어의 정치학이자, 민주사회가 추구해야 할 언어 윤리에 대한 성찰을 담은 교양서이다. 거짓의 시대일수록 언어를 더 잘 이해해야 한다. 언어에 대한 이해는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최소한의 윤리적 감각이다. 다네시는 언어의 권력을 비판하는 동시에, 그 책임을 우리들 각자에게 되돌려 준다. 우리가 언어를 사용한다고들 믿지만, 실상은 언어가 우리를 사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 불편한 자각이야말로 진정한 해방의 출발점이다. 인지언어학 전공자의 필독서인 이 책은 더 폭넓게 언어와 언어학은 물론 담론 분석과 수사학, 정치학을 탐구하는 연구자들에게도 더 풍부한 시각을 제공할 것이다. 더 나아가 언어와 사회, 언어와 정치의 관계에 관심이 있는 누구라도, 특히 소수만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한 더 나은 민주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과 열정을 품은 시민들은 이 책의 분석에 놀라워하면서도 공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