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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체이탈의 밤

  • 김나영
  • 고즈넉이엔티
  • 2026년 0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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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ISBN-13 : 9791163166795
쪽수2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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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차세대 장르소설 작가 김나영의 신감각 호러스릴러!

 

내가 몸을 비워둔 그날 밤

누군가 내 몸을 훔쳐 갔다!

우연히 유체이탈을 통해 타인의 몸에 들어갈 수 있는 능력을 깨달은 주인공.

과거의 트라우마로 세상을 기피하던 그녀는 이 능력을 이용해 오히려 세상이 외면한 정의를 스스로 집행하기로 한다.

 

“죽어 마땅한 자들을 골라 스스로 죽게 만들었다.

완전한 범죄라 믿었다. 내 몸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악인의 몸을 탈취한 그녀가 그들을 단죄하는 방법은 완벽한 타살이자 완전한 자살.

증거도 증인도 없는 완전 범죄는 뜻밖의 장소에서 위기를 맞는다.

사냥꾼이 사냥감이 되는 순간, 진짜 공포가 시작된다!

목차

[목 차]

프롤로그
아웃 오브 바디
스위치
크로스
에필로그 

[본 문]

맞은편 벽에 걸린 텔레비전의 까만 화면에 비쳐 보였다. 무릎을 굽힌 자세로 호스에 매달린 남자가. 처참한 최후의 장면을 보니 육체적 고통도 잊고 웃음이 났다.

“이봐, 보여?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모습을 꼭 보고 있었으면 좋겠다. 당신은 나한테 살해당했다고 생각하겠지만, 남들은 당신이 자살했다고 결론지을 거야. 엄연한 타살이지만 완벽한 자살! 그게 당신 같은 쓰레기의 최후니까.”

(P.42)

 

“너도 네 것 아니잖아.”

나는 단번에 무당귀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챘다. 내가 주춤거리며 물러서자 무당귀의 눈이 진흙을 밟듯 질척거리는 소리를 내며 돌아가기 시작했다.

“나한테도 몸을 줘.”

무당귀 기운에 눌린 건지 어깨와 등으로 압박감이 밀려왔다. 싫다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무당귀의 손이 내 얼굴을 잡고 이끌었다.

“너만 갖지 말고 나한테도 나눠줘, 응?”

벌어진 무당귀 입술 사이에 녹슨 방울이 언뜻 보였다. 방울을 깨문 앞니는 새까맣게 썩어 있었다.

(P.91)

 

“친구가 준다는 정보를 완전히 신뢰할 수 있어요? 고작 종이에 적힌 몇 줄만으로 모든 진실을 다 알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는 정말 나쁜 놈들이 맞았으니까요!”

원영은 침착하게 자신이 꺼낼 수 있는 말을 골라 뱉었다.

“한도운도 나쁜 놈이잖아요. 자기 피붙이인 할머니를 죽인 나쁜 놈. 그런 놈은 이런 일을 당해도 싸요.”

그러면서 슬그머니 현서를 돌아보니 그녀의 표정이 화나기 직전처럼 일그러졌다. 마치 자신이 욕을 먹고 있다고 느끼는 것처럼.

(P.158)

 

눈물에 시야가 흐릿하게 번졌다. 팔로 슥 닦아내고 다시 내려다보니 나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내가 있었단 흔적조차 없이 나는 사라진 뒤였다. 모든 게 허무했다.

“나도 나를 몰라. 그놈이 아니면 누구도 나를 모른다고.”

내가 나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오직 그놈뿐이었는데. 그놈만이 나를 알았는데. 내가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어떤 말투로 무슨 말을 했는지. 나를 아는 유일한 사람은 역겹게도 나를 죽인 그놈뿐이었다.

(P.245) 

출판사 서평

기억도, 이름도, 이유도 모르는 그가 나를 원한다

 

유체이탈. 영혼이 육체를 벗어나 떠돌다 돌아오는 현상.

『유체이탈의 밤』은 이 낯선 감각을 정교하게 해부하며 시작된다. 불면과 우울 속에서 우연히 유체이탈을 경험한 김원영은 타인의 몸에 들어가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법이 닿지 못한 악인들을 직접 처형하기로 결심한다. 완전한 타살이자 완벽한 자살. 증거도 증인도 없는 그녀만의 정의였다.

 

그러나 어느 밤, 원영이 타인의 몸을 빼앗은 바로 그 순간, 다른 존재가 원영의 몸을 빼앗아 홀연히 사라진다. 돌아갈 몸을 잃은 원영은 그제야 깨닫는다. 자신이 저질러온 행위가 얼마나 위태로운 균형 위에 있었는지를.

 

사냥꾼이 사냥감이 되는 순간,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소설에서 '몸'은 단순한 육체가 아니라 존재 그 자체다. 몸을 잃는다는 것은 이름, 관계, 과거,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모든 권리를 박탈당하는 일이다. 원영이 몸을 되찾기 위해 벌이는 추적은 곧 자기 자신을 되찾기 위한 싸움인 동시에, 자신이 행해온 사적제재와 정면으로 직면하는 과정이 된다.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쓴 채 삶이 무너진 도운, 진실을 알고도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현서, 그리고 자신을 죽인 자가 누구인지조차 모른 채 떠도는 정체불명의 영혼까지. '정의'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선택은 점점 더 많은 균열과 폭력을 낳으며, 법이 외면한 정의가 어떤 파괴를 남기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유체이탈의 밤』은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법이 무력해진 순간, 개인이 내리는 정의는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가. 타인을 심판해 온 사람이 심판의 대상이 되었을 때도 같은 신념을 유지할 수 있는가. 선과 악의 단순한 대립이 아닌, 정의라는 이름으로 반복되는 폭력에 관한 이 질문은 소설을 덮은 후에도 오래도록 독자의 마음에 남는다.

 

진짜로 심판받아야 할 존재는 누구인가

 

『붉은 열대어』와 『언노운 피플』로 장르소설의 새 지평을 열었던 김나영 작가가 이번엔 미스터리 호러로 장르를 확장하며 한층 깊어진 서사를 선보인다. 차갑고도 온기 어린 문장들 사이로, 독자는 어느새 가해자와 피해자,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감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저자 소개
저자 : 김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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