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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제가 ADHD라서요(큰글자도서) - 성인 ADHD 정신없는 저널리스트의 혼돈한 세계
- 앙겔리나 뵈르거
- 이지혜
- 드루
- 2026년 03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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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74575302 |
|---|---|
| 쪽수 | 392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이 책이 속한 분야
- 인문/역사 >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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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슈피겔 베스트셀러 선정!★★★
진단서 한 장이 바꾼 세계
누군가에게 진단서는 차가운 종잇장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의 작가인 앙겔리나 뵈르거에게는 긴 시간을 통과해 도착한 자기 사용 설명서이자, 스스로를 다시 마주하게 해 준 문장이었다. “나 ADHD 맞대.” 그 한 마디는 단순한 고백을 넘어 오랫동안 이어져 왔던 자책과 혼란에 마침표를 찍는 말이었다. 왜 늘 남들보다 더 애써야 했는지, 왜 의지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벽 앞에서 번번히 좌절했는지, 왜 사소한 실수 하나에 무너져 내렸는지에 대한 답이 그 안에 들어 있었다.
이 책은 그러한 개인적인 깨달음에서 출발해 ADHD임을 자각하는 것 자체가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다시 배열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동안 ‘게으름’이나 ‘의지 부족’으로 치부되던 행동들이 사실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뇌의 신호였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진단 후에는 안도와 기쁨만 있는 것도 아니다. 더 일찍 알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 이해받지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과 불안도 함께 따라온다. 그러나 작가는 그 복합적인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그렇기에 이 책은 진단을 권하는 안내서라기 보다 이해의 과정을 함께 통과하는 기록에 가깝다. 진단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이름 붙이는 행위는 낙인이 아니라 해석의 시도임을 설명한다. 자신을 설명할 언어를 갖게 되는 순간, 삶은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한다. 그 변화의 미세한 결을 이 책은 끝까지 놓치지 않는다.
‘산만한 사람’라는 오래된 오해를 넘어서기
ADHD를 떠올릴 때 많은 이들이 그리는 이미지는 여전히 비슷하다. 수업 시간에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아이, 부산스럽고 산만한 사람의 모습이다. 그러나 이 단순한 그림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정상성’이라는 이름 아래 울타리 밖으로 밀어냈는가. 작가는 ADHD의 역사를 되짚으며 우리가 얼마나 오래된 관념 속에서 이 개념을 소비해 왔는지 보여준다.
19세기 문학 속 인물에서 시작해 도덕적 결함이나 잘못된 양육의 결과로 오해 받던 시기를 거쳐, 오늘날의 진단 체계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ADHD는 과학적 발견의 대상이기 이전에 사회적 해석의 산물에 가까웠다. 특히 성인 ADHD는 오랫동안 논의의 중심에서 배제되었다. ‘크면 나아진다.’는 말은 무심한 위로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이들의 시간을 지연시키고 스스로 의심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쓰여졌다. 아직 충분하지 않은 연구, 여전히 논쟁 중인 진단 기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드러나는 증상까지 하나씩 짚으며 단정 대신 질문을 남긴다. 작가의 태도는 분명하다. 성급히 결론을 내리기보다 지금 우리가 어디쯤 와 있는지 정확히 바라보자는 것이다. 오래된 오해를 벗기 위해 필요한 것은 과장도, 부정도 아닌 ‘이해’임을 이 책은 말한다.
결함이 아니라 작동 방식이 다르다니까요?
《앗 제가 ADHD라서요》가 특별한 이유는 ADHD를 둘러싼 두 가지 극단을 모두 경계하기 때문이다. 하나는 그것을 철저히 결함으로만 보는 시선이고, 다른 하나는 무조건적인 ‘특별함’으로 미화하는 태도다. 작가는 자신의 진단과 일상 속 경험을 통해 ADHD가 얼마나 삶을 거칠게 흔들 수 있는지를 말한다. 약속을 잊고, 일을 미루고, 감정의 기복에 휩쓸리며, 자존감이 바닥까지 내려앉는 날들. 그것은 결코 가볍게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와 동시에 또 다른 면도 보여준다. 어떤 순간에는 누구보다 깊이 몰입할 수 있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연결을 섬세히 발견하며,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생각을 확장하는 힘이 그러하다. 다만 그것은 통제 가능한 능력이 아니라 예측하기 어려운 리듬 속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지고는 한다.
결국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하다. 성인 ADHD는 고쳐야 할 존재가 아니라 ‘작동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서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수가 기준이 된 사회에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뇌를 가진 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토록 특별한 뇌’를 가졌음에 감사하다고 말한다. 서로 다름과 결핍은 같지 않다. 그래서 ‘ADHD 브레인’은 어쩌면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가능성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