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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58967765 |
|---|---|
| 쪽수 | 140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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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에세이/시 >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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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추천 이유
책 소개
2015년 《시와사상》으로 등단한 이상남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바람을 찾습니다』가 시인동네 시인선 273으로 출간되었다. 이상남의 시는 반농반도(半農半都), 즉 반농촌 반도시의 시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어릴 때 논둑길을 걸어 등교하면서 지평선 저쪽에 거대한 철공장이 세워지는 것을 보며 자랐다. 그는 시골 아이인가, 도시의 아이인가. 자신의 정체성 확인이 쉽지 않았을 것인데 그런 환경이 오히려 그를 시인으로 만들었다. 이상남의 시에는 1960년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성장과 개발 그리고 현대사 및 개인사가 담겨 있어 마치 파노라마를 펼쳐 보는 것 같다. 혹자에겐 고통이, 혹자에겐 추억이 될 수도 있는 이런 시 작업이 우리 문학사에 큰 자산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목차
출판사 서평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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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삶의 상처
말 없음의 인내
무심히 지나쳤던
발밑의 꽃을 새롭게 본다.
평범한 풍경에서 발견하는
낯선 슬픔을 베어
작은 파동으로 전하고 싶다.
2026년 4월
이상남
‘포항’ 하면 떠오르는 것이 ‘연오랑(延烏郞)과 세오녀(細烏女)’ 전설인데 대강의 내용은 이렇다. 신라 제8대 아달라왕 즉위 4년(157년) 동해 바닷가에 연오랑과 세오녀 부부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연오랑이 미역을 따러 올라섰는데 바위가 움직이더니 연오랑을 싣고 일본으로 갔다. 연오랑을 본 일본 사람들은 그를 신이 보냈다고 여기고 왕으로 섬겼다. 세오녀는 남편을 찾다가 마찬가지로 바위에 실려 일본으로 가 서로 만나게 되었다. 그러자 신라에는 해와 달이 빛을 잃었고, 해와 달의 정기가 일본으로 건너갔다는 말에 사신을 보내 두 사람의 귀환을 요청했으나, 연오랑은 하늘의 뜻이라며 돌아갈 수 없다고 하였고, 세오녀가 짠 고운 비단을 주며 “이것으로 제사를 지내라”고 하였다. 그 말대로 제사를 지내니 다시 해와 달이 빛났다. 이때 제사를 지낸 곳이 영일현(迎日縣)이다. 태양신에 관한 한국의 유일한 신화로 일본 태양신 신화와도 비교되고 있다. 이 설화를 바탕으로 하여 시를 이렇게 썼다.
도구리 바다에 하늘이 떴다 젖은 모래 위로도 나부끼는 하늘, 바람이 분다 그대 향한 마음이 급해 구름을 누르고 하늘이 분다 햇살 여미고 몽글몽글 피워낸 보고픈 마음 웅크린 산허리 끼고 오롯이 전해지는 마음이 분다 이우는 그림자 종종걸음으로 어둠 한 칸씩 잘라먹으며 여전히 그리움이 분다 그 아래로 아래로
달빛이 녹여 내리는 물
가늘게 뜬 달
일렁일렁 바람에 겨워 하늘이 흐른다
눈시울에 겨워
그리움이 출∽렁 출∽∽렁
가없이 떠오르는 연오랑 세오녀
― 「연오랑 세오녀」 전문
도구리는 함지박의 제주도 사투리라고 한다. 시인은 이 전설을, 사라진 연오랑에 대한 세오녀의 그리움으로 풀어냈다. 태양신이 어떻고 달과 별이 어떻고 다 필요 없고 오직 바람이 “종종걸음으로 어둠 한 칸씩 잘라먹으며 여전히 그리움이 분다”로 인식했다. 일본에 간 연오랑을 향한 세오녀의 그리움은 시인의 포항에 대한 그리움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포항 앞바다의 “달빛이 녹여 내리는 물”을 떠올리고 일렁일렁 바람에 겨워 하늘이 흐르면 “눈시울에 겨워//그리움이 출∽렁 출∽∽렁//가없이 떠오르는 연오랑 세오녀” 전설이니 시인의 몸은 고향을 떠나 있었지만 마음은 완전히 떠나지 않았다. 시인이 설화 속의 두 사람처럼 고향을 만나는 날이 올지 안 올지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포항이 낳은 시인이라는 것이다. 이번 시집 출간을 계기로 이상남 시인이 포항이 낳은 대표적인 시인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시인의 포항 이야기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되었다는 예감이 든다. 여성 시인인데 이름이 상남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시에서 여성성보다는 남성성을 자주 느끼게 된다. 이 상남(常男)을 한국시문학사는 오래 기억하게 될 것이다.
― 이승하(시인, 중앙대 교수)
[시인의 산문]
세상은 너무 많은 말들로 넘쳐난다. 그 소란스러운 언어의 파도 속에서 끝내 가라앉은 투명한 침묵을 건져 올리는 일. 진실은 단어와 단어 사이, 마침표가 머물다 간 자리의 서늘한 여백에 숨어 있다. 소음을 거르고 남은 순수한 침묵 속에서만 비로소 사물의 낮은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이 한 편의 시가 누군가에게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작은 그늘이기를 바란다. 자기만의 고요를 마주하게 하는 정갈한 침묵이기를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