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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하게 뜨거웠고 눈물나게 서툴렀던 - 스물넷 열병 그리고 인도 그 뜨거웠던 날들에 대한 기록
- 이성헌
- 나무와바다
- 2026년 0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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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99722811 |
|---|---|
| 쪽수 | 256쪽 |
| 크기 | A5(148mm X 210mm, 국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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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친절한 세계를 통과하는 법
한 청춘의 5개월 기록
흔히 인도 여행기는 두 가지로 갈린다. 카레 향과 갠지스강의 신비로움을 서정적으로 담아낸 것, 혹은 고생담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것. 이성헌의 『지독하게 뜨거웠고 눈물나게 서툴렀던』은 그 어느 쪽도 아니다. 이 책의 진짜 배경은 인도가 아니라 스물넷이라는 나이, 그 나이가 품고 있는 모순과 불안이다.
저자는 거창한 이유로 떠나지 않았다. 군 장학생이라는 안정된 궤도를 스스로 이탈한 뒤, 영국 유학에서 철저한 고독을 겪고, 그 끝에서 배낭 하나를 들고 남인도에 내려섰다. 동기는 단순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다는 마음, 그리고 그것을 알아내고 싶다는 마음. 그 두 가지뿐이었다.
인도는 그 질문에 답을 주는 대신, 질문을 더 날카롭게 만들었다. 방충망 없는 숙소에서 천장 선풍기를 바라보며 뒤척이던 밤들, 갠지스강 가에서 타오르는 시신을 바라보며 삶과 죽음이 종이 한 장 차이임을 실감하던 순간들, 네팔 포카라의 고요함 뒤에 다시 찾아온 현실의 막막함. 인도는 낭만 대신 날것의 질문을 돌려주었고, 저자는 그 질문들을 노트에 눌러 담으며 걸었다.
이 책이 다른 청춘 여행 에세이와 구별되는 지점은 솔직함의 밀도다. 체 게바라의 여행기를 배낭에 넣고 떠난 스물넷의 열망과 허세, 밤마다 밀려오는 패배감과 외로움, 사랑과 이별에 대한 젊은 감각-저자는 그 모든 것을 미화하지 않고, 그렇다고 과장하지도 않으면서 정직하게 썼다. 그 정직함이 이 책의 힘이다.
12년이 지났다. 스물넷의 청년은 이제 헬기 조종사로 하늘을 누비는 어른이 되었다. 그가 다시 그 노트를 꺼내든 것은 단순한 회고를 위해서가 아니다. 부서지고 나서야 단단해진다는 것을, 잃어버린 길이 때로는 더 진짜인 길이었다는 것을-그 시절의 자신에게도, 지금 그 시절을 통과하고 있는 누군가에게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인도에 가본 적 없어도 괜찮다. 배낭을 메어본 적 없어도 괜찮다. 한 번쯤 정해진 길이 숨 막혔던 적 있다면, 이 책은 낯설지 않게 읽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