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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곳간(고요아침 운문정신 91)

  • 조현상
  • 고요아침
  • 2026년 04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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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ISBN-13 : 9791167242822
쪽수188쪽
크기B6(127mm X 188mm, 사륙판)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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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추천 이유

책 소개

이번 박성민 시집에서 우리는 비극의 변증법을 목도하게 된다. 시인이 한 권 가득 펼쳐 놓은 비극은 희망을 향한 극복이나 초월 따위가 아니며, 진실을 향한 비극적 태도에 따른 시-세계다. 이때의 비극적 세계는 우로보로스처럼 개별자의 비극적 사건을 먹어치우면서 증식하지만, 또 한편으로 개별자의 비극은 이 비극적인 세계가 우리에게 부여한 짐이자 벌이기도 하다. 하지만 버틸 것이다. 그것도 함께. 우리는 비극을 통해 우리 자신에게 몰두하는 동시에 ‘나’라는 동일성에서 벗어나 타인과 함께 살아갈 것이다. 그곳에 희망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순진한 믿음이 얼마나 오래 갈지 알 수 없으나 우리는 믿고 버틸 것이다. 아마 시인도 그럴 것이다.
- 김남규(시인·아주대 교수)

목차

제1부 거울 속 나의 안태본

거울 속 나의 안태본 14
그 가을 15
기도 16
나의 고향 집 17
나의 7·7幸 18
목화솜처럼 19
불발탄 20
붉게 탄 연천 하늘 21
비상의 꿈 22
세상 구경 나오던 날 23
소도 울고 나도 울고 24
송편 25
실 패 26
쑥물 27
아버지 28
어머니 29
여우고개 시오리길 30
우산 31
증조할머니의 토성土城 32
창씨개명 36
콩깻묵 맛 37
탁고개 38
톱밥처럼 39
투캅二甲 40
햇병아리 농군 41

제2부 보리의 자존심

가랑잎 44
가을·1 45
가을·2 46
가을·3 47
가을야구의 꿈 48
갈대의 마음 49
감꼭지 50
격세지감 51
공룡 52
굿 53
꽃은 뭐하러 54
나팔꽃 연정 55
단풍 56
대나무 57
동백꽃 연가 58
동백꽃처럼 59
두 눈물 60
떡메 61
만산홍엽 62
만추晩秋의 독백 63
매화梅花 64
맥문동의 꿈 65
명태 한 마리 66
무궁화 67
무당벌레의 고집 68
민들레꽃 69
박달나무의 후회 70
밥 꽃 71
배내옷과 수의 72
배웅 73
보리의 자존심 74
봄비·1 75
봄비·2 76

제3부 찔레꽃 향수

사막 78
산수유·1 79
산수유·2 80
산수유·3 81
삶의 주렴 82
세월 곳간 83
시댁 84
‘시와 길’ 걷다 85
신나는 고갯길 86
억새꽃 붓질 87
엄나무의 꿈 88
은행나무 가로수의 독백 89
인동초가忍冬草歌 90
쥐똥나무의 포부 91
찔레꽃 향수 92
참眞을 그리는 노래 93
참깨 94
참꽃 95
참나무 96
참 두릅 97
참새 똥 98
참새와 석서 99
참새의 투정 100
참숯 101
참외 102
참조기 103
청계사淸溪寺 104
폭설 105
하찌 하찌 106
한식일 설화 107
할미꽃 108
해바라기 사랑 109
헛말 110
호박꽃 111
홍매화 112
황소처럼 113

제4부 연천, 영겁永劫의 숨결

연천, 영겁永劫의 숨결 116
경원선 변천사變遷史 117
고대산 118
군사분계선 119
당포성 120
도감포 121
DMZ 제1땅굴 122
미강서원지嵋江書院址 123
베티고지 전투 124
보개산 125
숭의전崇義殿 126
역고드름 127
연천 경순왕릉 128
연천 국립현충원 129
연천역 급수탑 130
연천향교漣川鄕校 131
열쇠전망대 132
원심원사元深源寺 133
UN군 화장시설 134
은대리 물거미 서식지 135
은대리성 136
1.21 무장공비 침투로 137
임장서원지臨漳書院址 138
임진강臨津江 139
임진강 군남 댐 140
임진강 댑싸리 정원 141
임진강 자연센터(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142
임진강 주상절리 143
재인폭포 144
전곡리 선사유적지 145
정발 장군 묘 146
종자와 시인박물관 147
태풍전망대 148
한탄강漢灘江 149
한탄강 댐 150
한탄강 베개용암 출렁다리 151
허목 선생 묘 152
호로고루성 153

제5부 지방행정의 결, 서른네 마디

지방행정의 결, 서른네 마디 156

해설_진정한 삶의 기록과 풍자적 증언/ 이지엽 170

[본 문]

거울 속 나의 안태본


고향 집 거울 속에 얼비치는 얼굴들
대를 이어 맺은 인연 꽃자리로 피어나
그리운
열한 가족들
별빛처럼 아롱지네

가재 잡던 개울가엔 실버들 늙어지고
도랑물은 돌돌돌 예전처럼 옥수인데
막자란
개복숭아꽃
눈시울이 울 붉네

폐허가 된 안태본安胎本*엔 잡초만 웅성거리고
이승에 가족인연 이제 겨우 넷뿐이니
인생은
한 조각 구름
바람처럼 일고 지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가랑잎


가을비 흩뿌림에 얼굴 붉힌 단풍잎
가붓이 차려입은 옷매무새 곱건만
가엾은 저 울음소리
가랑가랑 성글다

가녀리게 불타는 황홀한 오색몸짓
가장무도회라도 열린 듯
가고 오는 사람들마다
가알가알 소리 내어 웃지만

가랑눈 헛기침에
가풀막 낯선 산길을 뚜벅이며
가야만 하는 네 발걸음이, 썩
가볍지만 않구나

가장이 끝 삶의 봇짐 산자락에 풀어놓고
가물가물 가을 시 낭송하듯 속삭이는
가칫한 그대와 나는 노을빛 줍는
가랑잎!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사막


정해진 길 맑은 강, 푸른 산도 하나 없는

가도 가도 끝없는 모래 폭풍만 살갗을 후벼 파고, 열기를 뿜는 저 태양! 달려드는 하이에나. 그렇지만 어딘가 발자국 없는 낯선 길 파릇한 생명 꿈틀대고 발그레한 꽃 피식 웃고, 찰나에 지었다 허무는 사구砂丘가 숨을 쉰다, 이글거리는 태양이 모래성에 갇히면 새침한 초승달 꽁무니 따라온 푸줏간 칼날처럼 시퍼런 추위가 바라춤을 추는 밤, 뱃가죽이 등에 걸려 허기진 사막여우 두 눈에 살기가 번득인다. 영원한 길도 정상頂上도 없는

사막은
사납고 험한
사람들의 삶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연천, 영겁永劫의 숨결


임진강 한탄강이 유유히 굽이 돌아
선사 쩍 우리 인류 살뜰히 터 잡은 곳
유구한 역사의 줄기 이 땅 위에 흐르네

해방의 갈림길에 북녘땅 되었다가
육이오 전란 속에 상흔이 깊었지만
애써서 되찾은 강토 땀 흘려 가꾸었네

보개산寶蓋山 깊은 정기 인심도 넉넉한데
굽이치는 푸른 물결 예나 제나 변함없어
이 터전 어느 곳인가 한반도의 배꼽이네

인천행 철길 따라 연인漣仁의 문 열리고
산업과 자연 관광 활기를 더해가니
연천의 힘찬 날개여 온 누리에 펼쳐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지방행정의 결, 서른네 마디


동트자 농구화 끈 야무지게 동여매고
가가호호 논밭 틀 길 메주 밟듯 누비며
촌음을 국숫발처럼 늘여가며 아껴썼지

낮에는 개발현장 밤에는 서류정리
쉴 틈 없이 뛰어도 쌓여가는 현안들
밤샘을 밥 먹듯 해도 갈 길은 사막의 길

중앙에서 내리쏟는 폭포 같은 시책들
주민의 생활 속에 빗물처럼 녹아들어
애환을 함께 나눌 때 민심은 눈 녹듯 하지

새파란 구절초잎 서른네 해 피고 지고
파리한 삼나무잎 육순령六旬嶺에 노을 져도
무궁한 지방행정의 맥脈, 오늘을 일구었네.





저자 소개
저자 : 조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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