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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 빌런 고태경 -개정판:2020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 정대건
  • 문학동네
  • 2026년 0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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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ISBN-13 : 9791141615987
쪽수3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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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나의 대표작으로 기억됐으면 싶을 만큼 이 소설에 특별한 애정을 느낀다.”
『급류』 정대건의 등장을 알린 화제의 데뷔작

격렬하게 휘몰아치는 물살처럼 독자의 시선과 마음을 단숨에 휘어잡으며 마법 같은 역주행 신화를 일으킨 장본인. 작품을 읽는 순간 머릿속에 단단히 각인되어 독자들이 잇따라 호명하게 되는 작가 정대건. 육 년 전 한국문학계에 그의 등장을 알린 첫 소설 『GV 빌런 고태경』을 문학동네에서 새로이 펴낸다. “소설 속 여러 요소가 균형을 이루고 있고 장편으로서 완성도를 충실하게 갖췄다”는 심사평과 함께 2020년 한경 신춘문예 장편소설 부문에 당선된 『GV 빌런 고태경』은 명실공히 정대건 소설의 출발점이자 풋풋하고도 애틋한 첫 작품이라 하겠다. 지난날의 문장을 세세히 가다듬고 새로운 작가의 말을 더해 새 모습으로 우리 곁을 찾아온 이 작품이 독자들에게 반가운 선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목차

[목 차] 

1장 원찬스
2장 GV 빌런과의 조우
3장 선택의 프로
4장 여의도 PA 제작 지원
5장 베리 임포턴트 퍼슨
6장 조건이 있어
7장 시네필들은 시네마테크에서 재회한다
8장 촬영 시작
9장 유튜버 윤미와 프리 솔로
10장 단팥죽은 언제든지
11장 택시 드라이버 인 서울
12장 감독 똑바로 해
13장 영화제 초청
14장 바르샤바, 젠쿠예 바르조
15장 가편집본
16장 나 행복하지가 않다
17장 장례식장
18장 신 피디와의 미팅
19장 서울영화제
20장 막이 내리고

초판 작가의 말
개정판 작가의 말

[본 문]

난 사랑에 빠진 게 아니에요. 당신을 사랑하기로 내가 선택한 거지. _11쪽

그는 지금 어디에 살고 있으며 무엇으로 생계를 해결할까?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는 정말일까? GV 빌런들은 혼자 다닌다. 사회성이 떨어지는 그런 사람이 친구가 있을 것 같지 않고, 같이 영화를 보러 다니는 동행인이 있다면 빌런 짓을 말렸을 거다. 조감독까지 했으면 그도 한때는 감독 지망생이었을 텐데, 지난 이십 년간 어떤 일이 있었을까. _60쪽

“그 사람 인생은 영화야. 종교 영화야. 십 년 넘게 무언가를 기다리고 손에 잡힐 듯하다 멀어지고 반복하다보면 결국 우리의 힘만으로는 어쩔 수 없다는 걸 알게 돼.” _88~89쪽

“극장이라는 곳이 참 재미있지. 결국 우리는 스크린에 쏘아진 빛을 보기 위해 일부러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거 아닌가.” _113쪽

“반반 하자.”
“네?”
고태경은 마치 양념 반, 프라이드 반, 반반 하자는 듯이 툭 말했다.
“자네도 살아야지. 어떻게 다 자네 책임이야. 반반 해. 상황이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잖아. 네 탓만 하지 말고 세상 탓도 절반 하자고.” _159쪽

삶에서도 확신을 가지고 오케이를 외친 순간들이 드물게 있었다. 무언가가 좋다는 감정,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을 느끼는 순간들. 사람들은 그래서 무언가를 혹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게 아닐까. 태어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만큼, 불확실한 생에 확신이라는 것을 가져보고 싶어서. _229쪽

삶은 엉터리고 대부분 실망스러운 노 굿이니까 사람들은 오케이 컷들만 모여 있는 영화를 보러 간다. 우리가 ‘영화 같다’ ‘영화 같은 순간이다’라고 말할 때는 엉성하고 지루한 일상 속에서 오케이를 살아보는 드문 순간인 거다. _229쪽

“내가 사랑하는 걸 미워하는 게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걸 더욱 사랑하는 방향으로 가고 싶어. 행복해지지 않는다면 뭘 위해서 이 모든 일을 하겠어?” _234쪽

내 인생에 엔지가 많은 건 내가 선택의 아마추어여서일까. _237쪽

예전 같으면 소중함을 모르고 킵으로만 남겨뒀을, 그러나 이제는 분명히 확신할 수 있는 내 인생의 오케이 순간이었다. _265쪽 

추천사

    박상영 (소설가)
    청춘은 종종 성공으로 기억되지만, 대개 실패로 점철되어 있기 마련이다. 『GV 빌런 고태경』은 바로 그 실패의 민낯을 정직하게 보여주는 소설이다. 영화는 망하고, 꿈은 지연되며,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고통스러운 좌절 앞에 우리는 질문할 수밖에 없다. 왜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나가야 하는가. 작가는 소설 속 인물의 입을 빌려, 그 실마리를 제시한다. ‘빛을 보기 위해서는 결국 어둠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이 소설에는 기꺼이 그 어둠 속으로 걸어들어간 사람들이 등장한다. 망가지고 늦어지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삶을 껴안을 용기가 있는 사람들. 그들의 실패를 그저 실패라고 부를 수 있을까? 『GV 빌런 고태경』은 끝내 꿈을 버리지 않은 사람들의 뜨거운 실패기이자, 찬란한 생존기이다.

출판사 서평

“우선 영화 잘 봤습니다. 그런데-”
유명한 GV 빌런과의 조우가 만들어낸 뜻밖의 기회

영화학교를 졸업하고 첫 독립 장편영화 〈원찬스〉의 흥행에 실패한 뒤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지내고 있는 서른세 살의 영화감독 ‘조혜나’. 그는 충무로의 주목을 받는 신예 배우이자 전 남자친구인 ‘종현’의 배우전 GV(Guest Visit, 영화 상영 후 영화감독 등 관계자들이 자리해 관객과 함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행사)에 게스트로 초대받는다. 종현이 예전에 배우로 출연한 단편영화의 감독이기도 해서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영화에 관한 소개와 촬영 당시 있었던 소소한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무난히 GV를 이어가던 중, 극장 맨 뒷좌석에 앉은 중년 남성이 번쩍 손을 들더니 예상치 못한 질문을 던진다. 일부러 공격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혜나가 만든 영화의 촬영 기법과 편집에 대해 매섭게 지적하는 듯한 발언에 무대 위 관계자들은 당황하고 관객들은 서로 조용히 눈빛을 교환한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낯설지 않을 존재, “GV 빌런의 등장”(22쪽)이다. ‘GV 빌런’이란 GV와 빌런(Villain, 악당)을 합친 조어로, 관객과의 대화 행사에서 분위기를 흐리거나 다른 이들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을 가리킨다. 혜나는 순간 발끈한 나머지 상황을 유연하게 넘기지 못하고 맞받아치고, 그 장면을 촬영한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화제에 오른다. 곧 혜나는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 사람이 일명 ‘베레모 빌런’으로 불리는 영화계에서 유명한 인물임을 알게 되고, 그에게 복수하고자 그를 주인공으로 하는 다큐멘터리를 구상하기에 이른다.

GV 빌런, 프레임 밖에 있던 그에게 카메라가 돌아가면 어떨지. 재미있겠다. 그 혹은 그들은 자신의 모습을 스크린에서 보더라도 낄낄거릴 수 있을까. 그의 얼굴이 화끈해지도록 일침을 가하고 싶었다. 그 덕에 극장까지 청정해진다면 더 좋고. 모처럼 새로운 일을 도모할 때의 에너지가 샘솟았다. _55쪽

처참한 성적으로 막을 내린 첫 장편영화 이후 이를 만회할 기회가 오지 않을까봐 초조해하던 혜나는 이 아이디어를 실현시켜, ‘고태경’을 조롱하는 동시에 자신의 인생을 바꿀 ‘원찬스’로 삼고자 열의를 불태운다. GV 빌런 고태경은 알고 보니 혜나에게 영화감독의 꿈을 심어준 1990년대 멜로 영화 〈초록 사과〉의 조감독 출신이다. 어쩌면 자신이 좋아해 마지않는 〈초록 사과〉의 주연 배우와도 연이 닿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지 모른다는 남모를 속셈까지 품은 채 혜나는 그에게 접근한다. 그러나 촬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부터 상황은 애초 구상과 딴판으로 흘러간다. “과거에 영화인이셨던 분들이 현장을 떠나서도 어떻게 영화와 극장을 사랑하며 지내는지 담고 싶”(64쪽)다며 나름대로 살갑게 다가선 혜나에게 고태경은 싸늘하게 잘라 말한다. “나 아직 영화인이오.”(같은 쪽) 그러면서 그는 도리어 자신의 감독 데뷔 과정을 담아달라고 요청한다. “나는 곧 데뷔할 거야. 그 과정을 담으면 참 의미 있는 인간승리기가 되지 않겠어?”(89쪽)

과연 이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까?
실패한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

볼품없는 NG 컷들이 쌓여 마침내 펼쳐지는
내 인생의 눈부신 오케이 시퀀스

조혜나와 고태경,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실패자로 치부되곤 하는 조건을 가진 인물들이다. 삼십대의 혜나는 자기 몫 이상을 성취해내며 살고 있는 듯 보이는 동기들 사이에서 혼자 일인분의 삶조차도 제대로 못 살고 있다는 열패감과 자책감을 느낀다. 반면 오십대의 나이에도 영화감독의 꿈을 품고 있는 고태경은 스스로 자기 자신을 어떻게 여기는가와는 무관하게, 주변으로부터 현실감각 없이 미련하게 오랫동안 준비‘만’ 하고 있는 가망 없는 지망생 취급을 받는다.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왔으나 인정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 둘은 무시‘당할 만한’ 존재로 비추어진다. 하지만 고태경과 조혜나의 삶을 잠시나마 밀착해서 들여다본 우리는 자연스레 묻게 된다. 실패란 뭘까? 누가 이 사람들을 감히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지?

꿈꿔온 것과 다른 현실에 좌절하고 절망하면서도 영화에 대한 혜나의 사랑은 옅어질 줄 모른다. 깜깜한 방에서 홀로 소리 내어 “나는 극장을 정말 사랑해. 나는 영화를 정말 사랑해”(133쪽) 하고 불쑥 털어놓는 장면은 보는 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일그러진 질투심과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친 악의적인 인간으로 의심되던 고태경이 오랜 시간 꿈을 버리지 않고 우직하게 노력하는 한 인간으로 다시 보일 때, 우리는 그 어떤 사람도 패배자나 실패자로 함부로 규정할 수 없음을 거듭 되새기게 된다.

“우리의 삶이 영화 같은 줄 알았는데…… 오케이는 적고 엔지만 많다. 편집해버리고 싶은 순간투성이야.” _237쪽

삶은 영화 같지 않다. 애끓는 마음만으로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 확신 없이 흔들리고 넘어지면서 보내는 보통날들이 모여 대부분의 생을 이룬다. 콘티를 꼼꼼하게 그려놓아도 자꾸 어긋나는 촬영 현장처럼, 아무리 탄탄하게 계획을 세워도 결코 기획대로 흘러가는 법이 없는 인생. 어쩌면 우리 삶은 영화라기보다는 좌충우돌 NG 컷 모음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다만 이 노 굿NG 순간들이 쌓이다보면 언젠가 시원하게 오케이를 외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고대하며 기다리고 또 꿈꾸고 계속하는 것.

『GV 빌런 고태경』은 실제로 영화학교 출신인 정대건 작가의 경험이 진하게 녹아든 작품이기도 하다. “뜻대로 풀리지 않는 삶에 절망한 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초판 작가의 말’에서)을 때 이 소설을 집필했다고 밝힌 작가는 그 당시 자신처럼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꼭 뭐가 되어야지만 사랑받을 수 있는 건 아니”(195쪽)라고, “네 탓만 하지 말고 세상 탓도 절반”(159쪽) 하면서 이 시간을 통과해보자고 자상한 위로와 응원의 말을 건넨다. 어둠 속으로 들어가야만 선명한 빛을 볼 수 있는 극장처럼 이 암전의 시간이 끝나면 곧 당신을 위해 마련된 총천연색 장면들이 펼쳐질 거라고 어깨를 도닥인다. 그러니 사랑하는 것을 계속 사랑해보자고.

“누군가 오랫동안 무언가를 추구하면서도 이루지 못하면 사람들은 비웃습니다. 자기 자신도 스스로를 비웃거나 미워하죠. 여러분이 자기 자신에게 그런 대접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냉소와 조롱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값싼 것이니까요. 저는 아직 생각만 해도 가슴 뛰는 꿈과 열망이 있습니다.” _278쪽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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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정대건
( JUNG DAEGUN / 鄭大健)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영화연출을 수학했다. 2011년 다큐멘터리 〈투 올드 힙합 키드〉로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우수작품상과 관객상을 수상하며 감독으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20년 장편소설 『GV 빌런 고태경』으로 한경신춘문예 장편소설 부문에 당선되며 소설가로 공식 등단했다. 장편소설 『급류』는 출간 이후 입소문을 타고 역주행하여 30만 부를 돌파했다. 그는 "영화는 시간성, 소설은 내밀한 목소리"라는 매체 철학 아래 두 장르를 오가며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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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용자 평점
    5
    • 별정원
    • 2026.06.17

    장편영화의 실패로 무기력해진 조혜나 감독. 독립영화 관객과의 대화(GV)마다 나타나는 빌런 고태경을 보며 영감받게 된다.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그를 따라다니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다시 느끼게 된다. 반복되는 실패 속에 자신마저 자신을 싫어하게 될 때 자신을 지키는 방법과 실패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책

      사용자 평점
      5
      • 단서
      • 2026.08.15

      ‘영화’를 내가 사랑하는 무언가로 바꾸어 읽게 된다. 너무 사랑하기에 더 잘하고 싶지만, 현실은 늘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좌절을 거듭하다 보면 사랑했던 것을 도리어 미워하게 되기도 한다. 이야기는 그런 좌절의 연속 앞에서 우직하게 나아가는 사람들을 조명한다. 사실 ‘영화 같은’ 장면은 우리 삶에 드물다. 오히려 삶은 ‘노굿(NG)’으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가끔 찾아오는 작은 ‘오케이’의 순간을 알기에, 그 희미한 희망을 품고 오늘도 살아간다. 그러다 보면 오케이의 순간이 모여 한 편의 영화를 완성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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