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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 가우디 자연을 닮은 공간(예술가의 시선 2)

  • 제라르 드니조
  • 김희라
  • 미술문화
  • 2026년 0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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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상세정보
ISBNISBN-13 : 9791192768465
쪽수1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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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안토니 가우디 서거 100주년 기념판

자연을 바라보는 경외의 눈빛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나아가는 발걸음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 태도
안토니 가우디의 시선을 따라가다

“직선은 인간에게 속한 것이요,
곡선은 신에게 속한 것이다”
자연에서 건축의 성소를 지어 올린 천재 건축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라이너 마리아 릴케, 헤르만 헤세, 안토니 가우디….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거장의 선택은 자연이었다. 태초의 상태, 근본으로,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다. 안토니 가우디는 자신의 온 삶을 건축에 바쳤다. 학생 시절 건축을 배우면서 깨달은 점은 모든 생명의 본질, 즉 자연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전통적인 도면 중심의 설계 대신 자연의 구조를 분석하고 실험하여 자신의 작품에 적용했다. 카사 비센스를 지을 때는 부지에서 발견한 메리골드를 타일에 새겼고, 주변에서 자라난 야자수 잎을 정문 철책에 활용했다. 엘 카프리초 건축 과정에서는 땅을 파내며 나온 돌은 담장과 계단, 오솔길의 경계석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가우디의 이러한 건축 철학은 구엘 공원에서 절정에 달한다. 그는 지형을 깎아내는 대신 산의 경사를 따라 돌을 쌓아 올린 고가도로를 만들고 동굴 같은 회랑을 설계했다. 공원의 상징인 도롱뇽 분수는 연금술의 불사조와 카탈루냐의 수호 상징인 용을 결합한 형상으로, 깨진 세라믹 조각을 활용한 트렌카디스 기법을 통해 자연의 다채로운 색감을 완벽히 재현해냈다.
가우디의 자연주의적 사유가 도달한 최종 목적지는 역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다. 그는 나뭇가지처럼 갈라지는 기둥 구조로 지붕의 하중을 지탱하면서 숲속에 있는 듯한 신비로운 빛의 향연을 구현했다. 포물선과 쌍곡선 등 자연계에 존재하는 기하학적 형태를 건축의 핵심 원리로 도입한 시도는 기존 건축의 문법을 완전히 파괴하는 혁명이었다. 이처럼 그에게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신이 만든 위대한 창조물인 자연을 지상에 새로이 기록하는 숭고한 찬가였다.

목차

시대를 대표한 인물
유년기와 학업 | 싹트기 시작하는 명성 | 노년기와 죽음
1878-1883 밝아오는 새벽의 약속
마타로 노동자 협동조합 | 카사 비센스 | 엘 카프리초
사그라다 파밀리아
기나긴 공사 과정 | 가우디 이후 | 탄생의 파사드 | 재정 문제 | 전례 없는 볼트와 지지 구조의 장치
1884-1891 초기 성숙기
구엘 파빌리온 | 구엘 궁전 | 성 테레사 수녀원 학교 | 아스토르가 주교관 | 카사 보티네스
1895-1904 끊임없이 확장되는 표현의 팔레트
구엘 와이너리 | 카사 칼벳 | 토레 베예스과르드 | 구엘 공원 | 미라예스 문
결실과 시련이 교차했던 말년
카사 바트요 | 칸 아르티가스 정원 | 카사 밀라 | 콜로니아 구엘 지하 예배당
장식적 상상력을 구현한 재료와 형태들
마르지 않는 창의적 영감 | 재료의 다양성 |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장식적 영감의 원천

안토니 가우디 연보
도판 목록
색인
도판 크레딧

[본 문]

가우디는 어린 시절부터 감수성이 예민했으며 이러한 기질은 허약한 건강으로 인해 더욱 강화되었다. 신비주의적 성향과 자연에 대한 사랑, 배움에 대한 갈망은 그의 남다른 개성을 이루는 특징이었다. _6쪽

1910년 프랑스 미술협회가 주최한 살롱전을 계기로 그는 비로소 프랑스의 주목을 받았고, 전문 매체들 역시 잇달아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이 시기 이후 그의 삶에는 연이은 죽음이 드리워졌다. 조카와 조수 프란세스크 베렝게르, 그리고 친구이자 후원자 구엘이 차례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 그의 말년은 신앙적 헌신에 가까운 종교적 실천이 한층 깊어진 시기였다. 그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완공을 위한 재정 문제를 해결하고자 끊임없이 애썼으나 끝내 결실을 맺지 못했으며, 그 과정에서 환멸감 또한 점차 커져갔다. _11쪽

이 시기 교회 역시 노동자 계층의 임금과 생활 여건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이는 19세기 말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샤를 푸리에를 계승한 여러 실용주의 사상가들이 노동 세계에 대한 새로운 관념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 젊은 가우디는 모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집단 복지를 추구하는 이러한 흐름 속에 있었다. 이 구조 안에서 노동자들은 생활 조건의 개선이라는 혜택을 얻고, 고용주들은 쾌적한 주거와 충분한 영양을 갖춘 노동자들의 생산성이 더 높아지리라는 기대를 통해 이익을 얻는다. _16쪽(마타로 노동자 협동조합)

별장의 자연환경과 장식 사이의 조화를 추구한 가우디는 처음부터 건 물 벽면을 도자기 타일 띠로 장식할 계획을 세웠다. 타일 무늬의 모티프는 그가 황폐한 부지에서 발견한 메리골드였다. 마찬가지로, 그곳에서 자라난 야자수 한 그루에서 영감을 받아 연철로 된 정문 철책을 야자수 잎 형상으로 설계했다. 몇 년 후, 그는 자신의 선택을 이렇게 설명한다. “측량하러 갔을 때 부지에는 작고 노란 꽃들이 가득 피어 있었습니다. 저는 그 꽃을 도자기 타일 장식의 모티프로 정했습니다. 무성한 야자수도 한 그루 있었는데, 그 잎을 철로 본떠 울타리와 주택의 출입문을 장식하도록 했지요. _19쪽(카사 비센스)

장식 면에서는 민속적 성격의 모티프가 많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 닭과 양 같은 가축이 한데 어우러지고, 닭장과 목장의 풍경이 펼쳐질 뿐 아니라 셀 수 없이 다양한 곤충들도 있다. 이어서 여러 도구들이 등장하는데, 모두 농부와 노동자에게 익숙한 것들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민중 속에서 나고 자라 그들의 마음에 닿고자 했던 한 건축가의 인류애적 열정을 더욱 분명히 이해하게 된다. 이러한 면모는 예수의 탄생이 그 본질에서 그리스도 생애의 다른 장면들, 특히 수난보다 더 매력적인 이유를 잘 설명해 준다. 수난의 차갑고 무의미한 잔혹함은 일상적 노동의 버거움으로 이미 짓눌린 가장 소박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좌절감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희망의 원천이자 기쁨인 탄생을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 가우디는 자신의 파사드를 동쪽을 향하도록 세운다. 이는 탄생의 파사드가 새벽녘 솟아오르는 태양의 첫 빛을 받도록 하기 위해서였고 그 빛은 되찾은 생명과 새로워진 활력의 상징이었다. _45쪽(사그라다 파밀리아)

건축주와 설계자의 관계가 적어도 초기에는 껄끄러웠던 듯하다. 건축주가 요구한 엄격한 절약의 원칙이 설계자의 장식적 포부와 양립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관해 유명한 일화가 전해진다. 가우디가 건축주에게 경고하길, “제가 당신에게 미사 올리는 법을 가르치지 않듯 저 역시 건축 진행 방식에 대한 당신의 훈계를 듣지 않겠습니다!” 결국 완성된 건물은 비교적 소박한 모습이었으며, 탁발 수도회처럼 가난과 검소함을 서원한 수녀회의 영적 요구와도 조화를 이루었다. _72쪽(성 테레사 수녀원 학교)

물결 모양 지붕에 기와로 인한 비늘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모퉁이 탑 위에 세워진 십자가 아래 웅크린 용의 형상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이는 카탈루냐의 수호성인 성 게오르기우스의 전설을 다시금 암시하는 것이다. 이곳에 나타난 초현실적 의도는 매우 강렬하다. 서른 개쯤 되는 굴뚝은 그 기능과 는 별개로 모두 건축가의 상상력에서 바로 솟아난 예술 작품으로서 고안되었다. 굴뚝의 배치 또한 수수께끼 같은 질서를 따르고 있다. 어떤 것은 단독으로, 또 어떤 것은 군집을 이루는데 부드럽게 변화하는 색채의 팔레트가 굴뚝이 빚어낸 신비를 한층 배가시킨다.
한편 겨울철에는 굴뚝 장치 일체가 거주자들의 난방을 돕는다. 벌집 모양의 작은 공간에 설치된 보일러는 가우디가 직접 설계를 맡았으며, 건물의 다른 요소의 곡선들과 완벽히 조화를 이루도록 제작되었다. _111쪽(카사 바트요)

젊은 시절, 고딕에서 무데하르 양식까지, 일본 미술품 애호에서 절충주의까지 다양한 영향을 내면화한 후 가우디는 상상력, 전통, 혁신이라는 세 가지 기둥 위에 자신만의 독창적인 양식을 확립했다. 그는 자연의 수려한 경관 속에서 단순한 형태의 어휘를 넘어 심오한 통일성의 비밀을 포착하려 했다. 그리하여 철과 세라믹으로 괴물을 만들어내고(구엘 공원의 도롱뇽, 구엘 파빌리온의 용), 소용돌이 형상을 활용하고(카사 바트요의 천장), 건축물 상부에 꽃과 과일을 장식하고(카사 비센스, 사그라다 파밀리아), 클로버 모양을 발코니 설계에 적용하는(카사 비센스) 등에 주저함이 없었다. _140쪽

가우디의 작품에서는 예술과 공예의 경계를 때로 구분하기 어렵다. 중세 신비주의에 깊이 물든 그에게는 이 둘의 구분이 큰 의미가 없다. 젊은 시절부터 가우디는 전문 장인들의 공방을 부지런히 드나들며 철 공예, 유리 공예, 세라믹 공예, 조각, 가구 공예, 골조 기술 등을 익혔다. 그는 일찍이 깨달았다. 건축 그 자체로는 결코 충분치 않으며, 건축의 모든 부속 요소가 통일성을 이루어 하나의 유기적 과정 속에 융합되어야 한다는 점을 말이다._150쪽





출판사 서평



※ 미술문화의 새로운 시리즈 《예술가의 시선》

널리 알려진 거장부터 아직 충분히 조명되지 않은 예술가까지,
다양한 시대와 장르의 창작자들이 세계를 바라본 방식에 주목하는 교양 예술서 시리즈

작품 해설이나 연대기를 단순 나열하는 기존의 접근에서 벗어나, 한 예술가가 어떤 태도와 문제의식, 삶의 자세로 자신의 작업을 이어 갔는지를 깊이 있게 살펴본다. 예술가의 생각과 시선, 그리고 그것이 작품으로 형상화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그들의 세계와 작품을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70여 점의 도판을 고급지(아르떼울트라화이트)에 정성스럽게 인쇄하여, 작품 본연의 색감과 질감을 더욱 섬세하게 담아냈다. 덕분에 독자들은 책을 펼치는 순간, 작품과 공간의 분위기를 현장감 있게 경험할 것이다.

홀로 자연을 관찰하던 허약한 소년,
바르셀로나에 신의 숲을 짓다

자연을 닮은 독창적인 건축양식을 창조해 위대한 건축가로 널리 인정받는 안토니 가우디. 그의 작품은 부드러운 곡선과 밝은 색채로 유명하지만 가우디는 어린 시절부터 류머티즘 관절염을 앓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았으며 2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형과 어머니를 잃었고 말년에는 전차 사고로 불행히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가우디는 자신의 삶을 비극으로만 점철하지 않았다.
유년 시절 가우디는 허약한 체질 탓에 친구들과 어울리는 대신 홀로 자연을 관찰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는 나무나 뼈 등 자연물의 구조에서 건축의 근본 원리를 발견했고, 이는 훗날 그가 “직선은 인간에게 속한 것이요, 곡선은 신에게 속한 것”이라고 정의한 독창적인 건축 철학의 밑거름이 되었다. 1876년 의학도였던 형 프란세스크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그에게 인간 존재의 덧없음과 행위의 허망함에 대한 깊은 사색을 안겨주었으나, 가우디는 이 슬픔을 예술과 종교로 소화했다.
가우디에게 건축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시련을 딛고 신과 자연의 섭리를 지상에 구현하는 숭고한 구도의 과정이었다. 특히 1883년, 서른을 갓 넘긴 나이에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책임 건축가로 임명된 것은 그의 인생에서 중대한 전환점이 되었다. 그는 생의 마지막 40여 년을 이 성당에 온전히 바쳤으며, 말년에는 작업실에서 거주하며 구도자적인 삶을 살았다. 비록 그는 완공을 보지 못한 채 눈을 감았으나, 그가 설계한 건축물은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인에게 경외심과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다”
아름다움과 실용성이 한데 어우러지는 가우디 건축 철학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실용성과 조화를 추구했던 가우디는 건물과 주변 환경의 조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평생의 친구이자 후원자인 구엘의 와인 저장고와 부속 건물을 지을 때는 근처의 석회암 채석장에서 건축 재료를 구입하고 산악 지형과 바다의 수평선 등 주변 환경에서 영감을 얻어 설계를 구체화했다. 뿐만 아니라 평생을 살았던 바르셀로나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아스토르가의 주교관 건축 의뢰를 받았을 때는 새로 지을 건물의 대지뿐만 아니라 지역의 자연환경 특성, 식생, 기후와 전통적 관습, 예술 표현의 관행, 장식 용어까지 폭넓은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했다.
가우디는 위생을 위한 환기, 안락한 주거를 위한 빛, 눈을 즐겁게 하는 장식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는 적절한 환기 장치를 두는 세심함을 보였는데, 이는 위생에 대한 관심이 유럽 전반에서 확산되던 당대의 지적 흐름과 정확히 맞물리는 태도였다. 성 테레사 수녀원 학교에는 건물 전체에 환기 장치를 설치했으며, 구엘 파빌리온에는 채색 세라믹으로 장식한 굴뚝 형태의 환기 장치를 설치했다. 특히 카사 밀라에는 중정을 설치함으로써 더운 계절에도 시원한 공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할뿐만 아니라 모든 층에서 채광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한 중정의 1층에서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가면 벽과 천장 곳곳에 꽃무늬 벽화가 있는데, 시간과 계절에 따라 색조와 농도가 미묘하게 달라져 만화경을 들여다보는 듯한 꿈결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가우디가 완공한 마지막 건축물인 카사 밀라는 아름다움과 실용성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가우디 건축양식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저자 소개
저자 : 제라르 드니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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