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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76100236 |
|---|---|
| 쪽수 | 200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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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펼친 모든 손에 축복 있으라
이 이야기를 보는 모든 눈에 축복 있으라.”
우리의 자매 됨을 자각케 하는
괴물들의 노래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유나를 “자매”라고 부르며 친근하게 말을 거는 초록빛 모자를 쓴 여자. 어느 날 석희의 옷 가게에 찾아와 묻지도 않은 이야기를 이어가는 초록빛 모자를 쓴 여자. 석희는 여자가 이만 가주었으면 하면서도 차마 말하지 못하고, 유나는 여자가 낯설고 불편하지만 어쩐지 자꾸만 그리운 느낌이 든다. “여자를 따라가 그 눈을 다시 들여다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작가는 인도에서의 수행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던 2020년경에 초록빛 모자를 쓴 여자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군대가 변희수 하사를 거부하고 트랜스여성인 A 씨의 여대 입학이 좌절되었던” 때, “트랜스여성인 지인이 끝내 다른 일을 찾지 못하고 성매매 산업에 유입되는 걸 봤던 때이기도 하다.” 가난, 매력적이지 않은 외모, 젠더 디스포리아 등으로 소외되었거나 도무지 세상에 발붙일 수 없는 사람들의 이미지는 이 작품 속에서 ‘괴물’로 표상된다. 그리고 작품은 ‘자매’라는 호명을 통하여 우리를 정상과 비정상, 괴물과 비괴물로 구분 짓는 경계를 허문다. 그리고 사라져가는 사람들을 다시 한번 이 땅 위에 단단히 붙들어놓는다.
그렇다. 우리는 언젠가 구원자처럼 찾아올 초록빛 모자를 쓴 여자를 기다릴 수 있다. 혹은 스스로 초록빛 모자를 쓰고 마음이 아프고 괴로운 누군가를 향하여 찾아갈 수도 있다. 우리 모두는 “반란의 씨를 품고 있는 존재들이고, 서로에게 구원자”이며, “나에 대한 사랑을 품고, 나를 찾아올 너”이기 때문이다. 냉혹한 현실 앞에 선 사람들, 상처받았거나 외로운 사람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대한 애정과 소망을 놓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이 책 읽기를 권한다. 자매들은 결코 죽지 않는다. 자매들은 떠나지 않는다. 늘 여기에 있다. 이 세상이 늘 망할 듯 말 듯하면서도 결코 망하지 않고 이제까지 이어지는 이유는 여전히 우리가 함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