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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88937449178 |
|---|---|
| 쪽수 | 388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소설/에세이/시 > 외국소설
AI추천 이유
■ "손으로 하는 일은 현실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작가 헤수스 카라스코는 수상 소감에서 이렇게 말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일어나는 곳은 바로 우리와 가장 가까운 곳, 내 손이 닿을 수 있는 곳입니다. 저는 이 작품을 식물을 키우는 것과 같은 리듬으로 썼습니다.” 임도울 역자는 이 소설이 말하는 손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한다. “화자이자 작가에게 손으로 하는 일이란 쓸데없는 일이 아니라 예술의 근원으로 확장되는 일이다.” 화자는 손으로 하는 일을 “집을 돌보는 일이자 집의 존엄성을 지켜 주는 상징적인 일”이라고 부른다. 덩굴시렁을 넓혀 마당에 그늘을 드리우게 한 것도 같은 의미다. 그 일을 통해 마당에 뿌리를 내리게 되었고, 새 그늘은 집 내부와 외부 사이에, 내밀한 공간과 타인과 만나는 공간 사이에, 우리와 마을 사이에 중간 지대를 만들었다. 손으로 하는 일은 결국 관계를 만드는 일이다.
■ 끝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 우리는 살아갑니다
『손을 찬양하다』는 단순히 수작업을 예찬하지 않는다. 치밀한 구성과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소설도 아니다. 하지만 결과보다 과정에 함께하는 일에 더 가치를 두는 사람이라면, 지금 하고 싶은 일을 지금 하지 않으면 다음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심지어 다음 페이지가 너무나 궁금해지고, 한 문장 한 문장에 마음이 투명해진다. 우리는 언제나 결말을 뻔히 알면서도 무언가에 몰두하니까. 화자가 말하는 핵심 개념은 ‘임시성(provisionalidad)’이다. 우리는 미래를 영속적인 것처럼 느끼지만 사실 모든 것은 임시성을 가지고 있다. 집이 무너질 것을 알면서도 집에 머무는 그 순간을 살아가는 것처럼, 끝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 우리는 성실히 오늘을 살아간다. 철거라는 불확실성 앞에서는 미래 계획을 세우는 것이 무의미하기 때문에 오히려 시골집에 들어서면 그들에겐 오늘밖에 없고, 오늘밖에 없으니 감각이 깨어난다. 주위를 둘러싼 이웃, 식물, 곤충, 동물, 심지어 양모 담요 하나까지 모두 유한하다고 느끼니 지금 이곳이 애틋하다. 이 소설이 품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문장은 임박한 죽음을 앞둔 마요이에게 맥주를 마시겠냐고 물었을 때 자연스레 나온 말 한마디다. 화자는 이것이 자신이 들어 본 말 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라고 쓴다. 삶의 본질을 단 네 단어로 포착한 완벽한 표현이라고.
내가 물었다. “마요이, 맥주 드실래요?”
“아니. 아, 조금 마실까.”
화자는 글쓰기의 끝손질을 가구의 끝손질에 비유한다. 가구 장인은 짜맞춘 부위의 도드라진 부분들을 끌로 깎아 내고 튀어나온 부분들을 부드럽게 대패질하여 반반하게 고른 뒤 사포질하고, 유약을 바른다. 글쓰기도 그러하다. 다시 읽어 보는 것과 만져 보는 것의 목표는 같다. 『손을 찬양하다』가 찬양하는 손은 그 모든 과정 자체를 경험한 손이다. 바쁘고 정신없고 도통 무언가에 집중하기 어려울 때 이 책을 집어 들고 천천히 읽기를 권한다. 이 책은 편집자도 만들다가 힐링해 버린 책이기 때문에 자신 있게 추천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나면 손으로 뭔가 고치거나 만들거나 하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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