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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88970871714 |
|---|---|
| 쪽수 | 416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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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사회 >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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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압송과 이란 전쟁, 쿠바 위기 등 혼돈의 국제정세 속
트럼프와 미국의 현재 및 미래 전략을 객관적으로 조망하다
트럼프가 하버드를 계속 때리는 이유
지정학과 지경학, 그리고 지이념학의 관점
초국가적 글로벌리즘 시대는 끝났다, 기억전쟁의 중요성
마러라고 체제,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지도는 길이 아니다, 길은 당신이 만든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과 미국의 대외 전략에 대한 궁금증 또는 모호성이 날로 커져가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의 사실상 수장으로서 공급망 재편 등 중국만을 주로 견제할 뿐 국제 정세에 개입하지 않으려던 입장에서 벗어나, 최근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압송에 이어 핵무기 개발을 이유로 이스라엘과 함께 하메네이 등 이슬람 최고 지도자들을 폭살한 후 이란과의 전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은 다시 ‘세계의 경찰’로 회귀한 것일까?
이런 상황 가운데 나온 이 책 『트럼프의 역습 - 초국가적 글로벌리즘의 종언과 한국 존망』은 저자의 ‘트럼프와 퀀텀 문명 3부작’의 두 번째 시리즈다.
‘지정학(Geo-politics)’과 ‘지경학(Geo-economics)’이라는 하드파워의 관점에서 트럼프의 노선을 분석한 『신냉전, 퀀텀 패권 쟁탈전』에 이어 나온 이 책은 지정학과 지경학, 지이념학이라는 3개의 축으로 해체 분석하는 틀을 갖추고 있다. 저자는 트럼프주의(Trumpism)와 이에 맞서는 중국 및 글로벌 금융자본 제국의 이념인 ‘초국가적 글로벌리즘’ 간 이념 전쟁의 실체를 ‘지이념학(Geo-ideology)’이라는 렌즈로 분석한다.
이 책에서 사용되는 ‘지이념학’은 지정학·지경학적 조건이 국가의 이데올로기 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이론이다. 지이념학은 오랫동안 지정학의 하위 변수로 취급되거나 그늘에 가려져 있었으나, 최근 신냉전 국면을 맞으며 가장 강력하고 독자적인 전략 영역으로 전면에 등장했다. 이 극적인 위상 변화의 기폭제는 미·중 패권전쟁과 결합한 인지전의 일상화다.
저자는 오늘날의 국제정세에 대해 “강대국들은 물리적 영토를 점령하기 전에 상대의 정신적 영토를 먼저 장악하려 든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념’은 더 이상 추상적 가치관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안보를 좌우하는 가장 날카로운 무기가 된다”며 “바야흐로 보이지 않는 이념이 보이는 영토보다 더 치열하고 살벌한 물리적 최전선으로 부상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핵심 키워드로 ‘기억전쟁(Memory War)’을 제시한다. 기억전쟁은 집단기억에 대한 통제권을 선점하려는 권력 간의 싸움이다. 집단기억은 개인 경험의 단순 합산이 아닌 그것을 넘어선 공동의 기억이며, 이념과 전쟁의 명분이 통용될 전장의 지형을 형성하고 대중의 자발적 동원 여부를 결정짓는다. 권력이 ‘기억의 인프라’를 장악하려는 이유다.
이러한 점에서, 저자는 트럼프의 ‘하버드 때리기’로 서두를 연다. 트럼프가 정조준한 대상은 단순한 정치적 갈등이나 문화전쟁이 아닌, 하버드라는 학문 권위 뒤에 숨어 초국가적 차원에서 규범과 가치체계를 생산·유통해온 글로벌리즘 세력이라는 것.
글로벌 금융자본과 결합한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같은 규범 질서를 ‘미국인이라면 당연히 따라야 할 윤리’로 각인시키는 기억 인프라의 핵심 거점이 바로 하버드이고, 이 기억의 ‘생산기지’를 무력화하지 않는 한 이념 전쟁에서의 승리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트럼프의 판단이라는 흥미로운 분석이다.
이 점에서 기억전쟁은 이념 전쟁의 부속물이 아니라 그 핵심이며, 이념 전쟁이라는 영역에서 일어나는 총체적 전쟁 행위를 총칭한다. 그리고 한국 사회의 국정교과서 논란, 5·18 성역화 논쟁, 세월호 리본을 둘러싼 갈등 등은 이 기억전쟁의 한국적 전선이다. 그러나 저자는 기억전쟁의 진정한 목적은 단일한 기억을 강요하는 데 있지 않고, 서로 경합하는 기억들이 공개적으로 검증되고 공존할 수 있는 조건을 지키는 데 있어야 한다고 선을 긋는다.
이러한 전제 아래 초국가적 글로벌리즘의 탄생과 그 철학적 뿌리를 탐구하고, 그 본질에 대해 △생존을 위한 좌파와의 적대적 공생 △자본에 대한 공격의 회피 △가장 은밀하고 치명적인 국경과 주권의 무력화 등을 언급하면서, 결론으로 초국가적 글로벌리즘은 ‘도덕을 가장해 전 세계를 금융의 하위 시스템으로 종속시킨 가장 위선적인 체제’라고 비판한다.
아울러 글로벌리즘이라는 이념을 중심으로 이해관계와 규범, 인적 네트워크로 느슨하게 결속된 복합 연합체에 가까운 ‘초국가적 글로벌 금융자본 카르텔’을 겨냥한다. 특히 트럼프가 겨냥한 ‘하버드’는 이 카르텔 심장부로 들어가는 관문인 동시에 글로벌리즘을 ‘상식’과 ‘진실’로 포장해 대중의 기억을 재편하는 핵심공장이므로 이를 흔들지 못하면 기억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책 곳곳에서 언급되는 ‘딥 스테이트(Deep State)’는 이 카르텔을 유지하는 네트워크다.
PC주의(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와 각성주의(Woke: 깨어 있음)는 딥 스테이트 네트워크와 글로벌리즘 신봉자들이 공유하는 공통의 ‘운영체제(OS)’에 가깝다. 또 DEI, ESG, CSR은 그 운영체제가 제도와 시장으로 내려올 때 사용하는 실행언어다. 그리고 반(反)기독교 정서는 글로벌리즘 세력이 미국의 전통적 가치를 해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울리는 ‘경보 신호’다. 저자는 그러나 이들의 OS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테러에 침묵하면서 치명적 모순에 빠졌고, 반기독교 정서는 소수 종교 배려라는 미명하에 미국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기독교인들이 오히려 자기표현을 검열당하는 역차별의 만연을 불러왔다고 통렬히 지적한다.
저자는 퀀텀(Quantum) 문명을 통해 이러한 글로벌리즘이 결국 붕괴할 것이라고 예언한다. 국경을 지우고, 주권을 낮추며, 자학적 사관으로 국민의 영혼을 거세함으로써 전 지구를 ‘다자간’이라는 미명하에 하나의 획일적 규범으로 묶으려 했던 거대한 기획, 초국가적 글로벌리즘은 단순한 경제시스템이 아니라 모든 국가를 포획한 거대 ‘리바이어던’이었다. 그러나 퀀텀 시대의 기술 패권과 안보는 누가 더 많은 사람과 연결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완벽하게 외부 노이즈를 차단하고 상태를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
저자는 기존의 초국가적 글로벌리즘이 붕괴한 자리에 ‘마러라고 협정(Mar-a-Lago Accord)’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세계 운영체제가 들어설 것이라고 과감히 예측한다. 국경을 넘나들며 주권을 잠식하던 초국가적 글로벌 금융자본주의는 종언을 고하고, 국가안보와 국민 일자리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국가주권형 산업자본주의’로 회귀할 것이라는 충격적 전망이다. 구체적 내용은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의 기억전쟁 현황은 어떠한가? 저자는 천성산과 도롱뇽, 밀양 송전탑과 전자파, 제주 강정마을과 구럼비바위, 한반도 대운하 등 대규모 개발계획이 발표될 때마다 반대론자들이 득세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그러면서 풍수와 전생, 조상 숭배에 기반한 전근대적 ‘복고적 종족주의’, 자연환경 보존과 탄소중립을 외치는 서구 최첨단 ‘글로벌 환경주의’ 등 두 이질적 집단기억의 중첩을 포착해낸다.
이렇듯 서로 다른 이념, 엇갈리는 집단기억, 저물어가는 문명과 다가오는 문명, 그리고 낡은 시대정신과 부상하는 시대정신 사이에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저자는 기성 글로벌리즘은 유용한 부품으로 남고 한층 더 성숙한 합리적 자유주의가 새로운 세상의 운영체제가 되는 상황에서의 ‘집단기억 사용법’을 제안한다.
‘마러라고 체제’에서 대한민국은 단순한 안보동맹을 넘어 미국의 무너진 산업기반을 재건하는 핵심 파트너가 될 수 있다. 한국은 미국이 가장 절박하게 필요로 하는 것, 즉 첨단 반도체 제조 능력, 대용량 배터리 기술, 붕괴된 미국 조선업을 대신할 군함 건조 능력을 모두 갖춘 거의 유일한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체제 선택은 이제 우리에게 달려 있다.
저자는 미국과 전 세계, 그리고 한국의 ‘기억전쟁’ 지도를 낱낱이 그려 넣은 뒤, “지도는 없다, 길은 당신이 만든다”라고 강조한다.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길을 따라가는 자는 영원히 2등 시민, 아니 시스템의 부속품에 머물 수밖에 없다.” 저자는 독자들의 기억이 권력자나 선동가에 의해 주입된 ‘편집된 기억’이 아닌, 폭풍우 치는 현실의 바다에서 스스로 쟁취하고 검증한 주인의 역사가 되길 바란다는 말로 이 책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