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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73579950 |
|---|---|
| 쪽수 | 244쪽 |
| 크기 | A5(148mm X 210mm, 국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이 책이 속한 분야
- 정치/사회 > 행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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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참모: 비평가에서 설계자로
정책을 맡은 과학자를 위한 현장형 매뉴얼
지금까지 과학기술 정책 관련 저서는 이론서와 정책 제안이 대부분이었다. 공직 경험이 있는 선배 연구자들은 많았지만, 그 경험이 정리된 기록은 많지 않았다. 이러한 아쉬움을 극복하고자 이 책은 비전문가가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첫 번째 현장형 매뉴얼을 표방한다. 과학기술 정책을 바라보는 철학적 프레임과 구체적 행정 지식을 일관된 체계로 연결했으며, 정부 조직도·예산 계층·법령 체계·위원회 구조 등 공개 자료 기반의 실용 정보를 정리했다. 또한, 정책 기획, 부처 간 조정, 리스크 대응 등 청와대 보좌관실 내부의 업무 현장을 생생하게 공개한다. 어공 참모와 늘공 참모의 현실적 차이, 부처 성과주의가 혁신 생태계에 미치는 부작용 등 공직 내부 관찰을 솔직하게 기록했다.
이 책은 크게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된다. 1부는 과학기술 참모가 정책을 바라보는 눈, 즉 R&D 정책의 철학과 큰 그림을 다루었다. 2부는 그 눈으로 현장에서 일하기 위한 도구, 즉 정책 설계와 집행에 필요한 구체적 지식을 담았다. 저자들은 “전자가 없으면 현안 대응에 머물기 쉽고, 후자가 없으면 일이 되지 않는다”라고 역설한다. 저자들은 정책 현장의 언어를 기록으로 남기겠다는 목표 아래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체계화하여 과학기술 정책 실무 가이드를 만들었다. 이로써 선거 공약 발굴, 위원회 참여, 공직 제안 등 과학기술인이 자주 접하는 상황에 따른 소중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한다. 그래서 이 책은 정책에 참여하려는 과학기술인이 조금 더 빠르게 맥락을 이해하고 시행착오를 줄이며, 마침내 일을 되게 만드는 데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정권을 넘어 축적되는 R&D 투자
혁신 역량 축적을 위한 포트폴리오 관리가 관건
과학기술 참모가 가져야 할 큰 시야는 ‘축적’과 ‘시너지’다. 국가 R&D 정책을 평가할 때는 “혁신 역량을 축적하고 있는가?”, “부처와 혁신 주체의 역량은 시너지를 만들고 있는가?” 이 두 질문을 던지며 정책의 우선순위와 의미를 새롭게 읽어야 한다. 저자들은 문재인·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을 돌아보며 한 가지 사실을 발견했다. 한 정권의 성과로 보이는 것이 실제로는 여러 정권에 걸친 투자와 인력 양성, 제도 설계의 기반 위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누리호 2차 발사 성공이 중요한 사례다. 사업의 시작은 2010년 이명박 정부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핵심 엔진은 문재인 정부 5년 차에 완성되었으며, 성공 선언은 윤석열 정부 초기에 이루어졌다. 어느 한 정부의 성과로 온전히 귀속될 수 없다.
AI 정책도 마찬가지다. 기술의 이름은 달라졌지만, 문제의식과 실행 과제는 공통의 기반 위에서 확장·재구성되어 왔다. 따라서 과학기술 정책은 “어느 정부의 성과인가?”보다 “해당 정부에서 무엇을 축적했는가?”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과학기술 정책에는 임기 내 눈에 보이는 성과와 장기적 기반을 쌓는 씨뿌리기를 동시에 추진하는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 참모의 임무는 단기 성과에 민감한 지도자에게 씨뿌리기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인식시키는 것이다. 사람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시선을 떼지 않아야 한다. 정부 R&D 투자의 궁극적 성과는 논문·특허·사업화 실적이 아니라 연구 과정에서 성장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특히, 출연연 연구자는 PBS(연구과제중심운영제도) 아래에서 단기·소형 과제를 반복 수주하며 장기 축적이 어려운 구조에 놓여 있다. 그런 점에서 현 정부가 선언한 PBS 폐지는 30년 관성을 깨야 하는 도전이다. 단순히 예산 제도를 수정하는 것을 넘어 연구자들이 일하는 환경과 인센티브 구조 전반을 재설계하는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과학기술 참모의 정책 설계와 집행에 필요한 지식
대통령비서실, 과학기술혁신본부 출신 과학자가 알려주는 실무 전략서
과학기술 정책은 R&D 예산을 배분하는 차원을 넘어 혁신 역량을 ‘축적’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따라서 R&D 포트폴리오 관리는 대통령의 어젠다(AI, 전략기술 등)와 기초연구 사이의 균형을 맞추며, 국가의 인적·물적 혁신 자원이 두텁게 쌓이도록 관리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R&D 투자만으로는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한계가 있다. 인력 양성, 인프라 구축, 규제 개선, 세제 지원 등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하나로 묶어 최적의 효과를 내는 종합 정책 패키지를 설계해야 한다. 과학기술 참모는 이질적 조직 구조 속에서 짧은 임기 안에 압축적으로 정책 조정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도전적 조건에 놓인다. 신뢰와 전문성을 기반으로 협력이 가능한 관계를 형성해가는 과정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정부 R&D 예산은 약 30개 부처가 수행하며, 기획예산처의 총량 관리와 과학기술혁신본부의 전략적 배분·조정이 이원적으로 작동한다. 과학기술혁신본부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를 중심으로 범부처 R&D 투자 방향을 설정하고 유사·중복 사업을 조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예산 프로세스는 매년 1월 중기사업계획서 제출을 시작으로, 3월 투자 방향 확정, 5월 예산 요구, 6~8월 배분·조정 및 심의를 거쳐 9월 국회에 최종안을 제출하는 1년 단위의 긴 여정이다. 이러한 예산 편성 구조를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R&D 예산의 계층 구조도 중요하다. ‘사업군-사업-내역사업-세부사업-과제’라는 위계 속에서 연구자가 수주하는 개별 과제는 최하단에 해당한다. 예산 확보를 위한 ‘빌드업’ 전략, 즉 기획재정부의 신규 사업 검토를 통과하고 과학기술혁신본부 배분·조정안에 포함되며 국회 심의를 거치는 단계별 전략이 요구된다.
이 책은 또한, 과학기술 정책을 뒷받침하는 법령 체계를 알기 쉽게 정리했다. 법령의 종류와 계층 구조(헌법-법률-대통령령-부령), 법령의 구성 방식, 입법이 진행되는 실제 과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주요 법령의 지형도를 담았다. 신규 정책을 제도화하기 위해서는 법령안 입안, 관계기관 협의, 입법예고,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의결 등 약 10단계의 엄격한 정부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렇게 정책 제안이 입법으로 이어지거나 기존 법령의 개정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어떤 대응이 필요한지를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게 안내한다. 과학기술인이 가장 많이 접하는 정부 참여 형태는 위원회다. 그래서 이 책은 위원회에 대해 친절히 안내한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분야별 전문위원회, 부처 자문위원회 등 어떤 위원회가 있고 각각의 역할은 무엇인지, 위원이 되려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위원으로서 실질적인 기여를 하려면 어떤 관점으로 임해야 하는지에 대해 상세한 지식을 준다.
이 책의 중요한 집필 동기는 ‘과학기술계와 정책 현장 사이의 언어 장벽’을 극복하는 것이다. 과학자는 ‘왜 이 기술이 중요한가’를 설명하는 데 익숙하지만, 정책 결정자는 ‘지금 이 기술에 국가 자원을 배분해야 하는 이유’를 요구한다. 두 언어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일이 이 책의 궁극적 목표라는 것이다. 물론 이 책이 완성된 결론은 아니다. 열린 대화의 시작점이다. 과학기술인의 정책 참여 경험이 개인의 기억으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지식 자산으로 축적되는 문화로 자리 잡는 것이 두 저자의 공통된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