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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친구(신생시선70)

  • 박진규
  • 신생
  • 2026년 0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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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ISBN-13 : 9791194345091
쪽수1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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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메꽃 자벌레 직박구리 같은 ‘동포’들이 건네준 삶의 비의들
자연의 경전에서 읽어낸 77편 ··· 진리를 통해 얻는 행복한 삶의 팁들

박진규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이 시집에 실린 77편의 시편들은 시인이 ‘같은 태반에서 나온 동포(同胞)’라고 호명하는, 자연 속의 수많은 생명들과 나눈 정다운 이야기다.
시편들은 이름 없는 것들, 스쳐 지나가는 것들의 미세한 떨림에 주목하는 시선에서 출발한다. 바닷가 벼랑에 핀 해국이나 해변을 구르는 몽돌, 벚꽃을 빠는 벌새, 돌 틈 사이에 핀 꽃마리, 길바닥을 기어가는 송충이, 공중에서 거미줄을 타고 내려오는 애벌레 같은 ‘동포’들에게서 생명의 외경(畏敬)을 읽어내고 행복한 삶을 위한 팁을 찾아낸다.
그것은 번잡한 일상에 쫓겨 일직선으로 가는 사람들이 미처 펼쳐보지 못한, 자연이 쓴 성스러운 경전일 터이다.
특별하지 않은 것들 속에서 특별함을 발견하고, 사소한 것들 속에서 삶의 본질을 길어 올리는 일, 그 섬세한 응시를 통해 우리는 시인이 품고 있는 ‘정다운 마음’의 근원에 서서히 다가가게 된다. 그리하여 자연을 타자화(他者化)하지 않고 자연에 동화되어 자연 속의 수많은 존재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행복과 조우하게 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김정현 문학평론가는 “시인은 자연이나 풍경이 일상적인 자연이나 풍경이 아니며 꽃이 꽃이 아닌 어떤 지점을 보려 한다. 시인이 찾으며 욕망하고 있는 것은 자연 그 자체가 아니라 자연 속에 숨겨져 있기에 ‘글 읽는 안경으로 바꿔 쓰고 가까이’ 가 보아야할 정도로 섬세하게 찾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시인이 시 속에 구축하고 표현하고 있는 자연과 일상의 세계는 ‘와불’로 표현될 어떤 ‘진리’를 품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진규 시인은 1963년 부산 일광 출신으로 1989년 부산mbc신인상 당선, 2010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당선했다. 잡지 및 신문 기자 생활을 거쳐 부경대학교 홍보 일을 오래 했다. 2016년 첫 시집 『문탠로드를 빠져나오며』를 냈으며, 2018년 제18회 최계락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목 차]

시인의 말

 

1부

꽃처럼

꽃마리처럼

목련

큰개불알풀꽃

애기똥풀꽃이

제비꽃

동백꽃

새콩처럼

달개비꽃

메꽃처럼

해국

괭이밥

애기땅빈대풀이라도

물봉선화

등 뒤의 풍란

풀꽃 친구

꽃처럼

 

2부

1월의 회화나무처럼

산수유 옆에서

연두 샤워

매실나무를 지나며

백일홍나무처럼

산호자처럼

고욤나무의 심부름

벌새의 일

감나무 아래

석류나무처럼

대추나무 한 그루

휘어진 소나무

늙은 감나무처럼

메타세쿼이아 아래에서

나무처럼

나뭇잎이 떨어지는 까닭

 

3부

매향梅香

산수유의 전략

산수유네

3월

봄은 쓰다

머구가 오는 시간

3월

4월

8월, 코나투스

4월

6월

소한小寒 무렵

새해 첫 시

서序

 

4부

직박구리의 점심

까치집

애벌레

새 친구

오이고추 벌레

아기 모과

청딱따구리처럼

필기

여섯 살이야

애벌레

송충이

호박

바지락

달음산

불이不二

 

5부

몽돌

사랑법

모차르트 공벌레 할아버지

좀 속아주는 맛

어떤 자세

염화전拈華殿

약값

어떤 대화

만족滿足

그 사람

청련암靑蓮庵에서

동백의 에티카

그림자

우환憂患

 

해설_김정현(문학평론가, 부산가톨릭대 교수)

모성적 유토피아를 향한 언어의 여정

[본 문]

언제 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어느 날 돌아보면 문득 피어 있다
절벽에서도 눈얼음 속에서도
때가 되면 꼭 핀다
깊은 숲속이나 제왕의 수반水盤에서도
그저 타고난 모습으로 핀다
피어있는 동안 타인他人이 환하다
오로지 그러다가
어느 날 조용히 사라진다
그리하여 열매가 생긴다
꽃은 모르는 열매가 생긴
-「꽃처럼」


꽃마리라 하였구나
세상에 너처럼 작은 꽃은 난생 처음 본다
오래전 스친 병아리 눈빛만 하달까
작아도 연파랑 꽃잎은 어김없이 다섯 장
꽃마다 한 가운데에
까만 점도 하나씩 딱 찍혀있다
사는 일이 잘 안 풀려
땅바닥만 쳐다보고 다니는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만 같다
세상에 이렇게 작게 피어나
응달진 돌 틈을 담당하고 있었구나
-「꽃마리처럼」

출판사 서평

시인은 말한다. “메꽃이니 그냥 산꽃/ 특별한 이름이 아니어도 좋다”고. 우리에게 이미 주어져 있지만 그저 스쳐지나가 버리는 무언가들의 흔들림. 굳이 “특별한 이름” 같은 대단한 것이 아니라 “다른 이에게 기대어 좀 흔들려도 괜찮”고 “우리 사랑하다 가자 그런 이야기 정도” 같은 작고 사소하며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무엇. 그러나 우리는 시인의 말처럼 이들을 정말로 작고 사소한 것으로만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언제나 시인들은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말하지 않으면서 전달할 뿐이기에. 그렇기에 “그냥 산꽃”이라는 이름 없는 자연이자 “아침 나절 아기이슬을 안고 있었다”는 무언가들은 작지만 작은 것이 아니며 사소하지만 사소한 것이 아니다. 그 역설적 지점을 인식하기에 시인도 “와불臥佛이 다녀가셨나?”라고 스리슬쩍 물어보는 것이기도 하다. 즉 시인이 시 속에서 구축하고 있으며 표현하고 있는 자연과 일상의 세계는 “와불”로 표현될 어떤 ‘진리’를 품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시인이 찾으며 욕망하고 있는 것은 자연 그 자체가 아니라 자연 속에 숨겨져 있기에 “글 읽는 안경으로 바꿔 쓰고 가까이 가 보”아야 할 정도로 섬세하게 찾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무언가들이 아닌가. 이러한 자연의 이면 속 풍경을 섬세하게 들여다보게 된다면 우리는 시인이 품고 있는 ‘정다운 마음’의 근원적 정체에 보다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될 것이다.
— 김정현(문학평론가, 부산가톨릭대 교수) 해설 중

저자 소개
저자 : 박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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