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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72070984 |
|---|---|
| 쪽수 | 132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소설/에세이/시 > 시
AI추천 이유




고통의 기록자로 선 시인 주영헌
주영헌 시인은 2009년 등단 이후 꾸준히 인간 내면의 심연을 탐구해 왔다. 이번 시집에서 그는 “고통은 無에서 솟아나고, 구원은 생명에서 온다”는 고백적 어조를 통해, 시 쓰기가 곧 자신을 향한 구원의 과정임을 밝힌다. 특히 자신의 묫자리를 미리 찾아가는 「가묘에 몸 대신 울음을 눕히고」와 같은 시편은 죽음마저 삶의 일부로 수용하려는 작가의 처절한 존재론적 성찰을 보여준다.
‘안정적인 패배감’과 ‘떠돌이 행성’의 미학
표제작 격인 「안정적인 패배감」은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고객님”이라 불리며 자아를 상실해가는 현대인의 무력감을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또한 자신을 ‘플래니모(떠돌이 행성)’로 비유하며 “당신의 인력권에 다가설 수 없었다”고 토로하는 대목은 관계의 실패를 안간힘을 다해 견뎌내는 시적 화자의 고독을 극대화한다.
해설을 쓴 김윤삼 시인은 “사랑이 사라질 때, 인류는 멸종한 것이다”라고 정의하며, 주영헌의 이번 시집이 “멸종의 징후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사랑의 복원을 꿈꾸는 역설의 기록”이라고 평가했다.
이 시집은 고통의 육즙을 짜내 쓴 상한 문장들의 집합이다. 하지만 그 고통은 “무(無)에서 솟아나 생명에서의 구원”으로 향하는 필연적인 과정이다. 삶의 중력에서 탈선하지 않으려 애쓰는 당신에게, “당신에게도 모든 울음 꼭꼭 채울 수 있는 집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시인의 따뜻한 기원을 건넨다. 멸종의 위기 앞에서 우리가 마지막으로 붙잡아야 할 것은 결국 곁에 있는 사람의 눈물 차 한 잔을 함께 나누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이제, 예약된 멸종의 줄에서 잠시 벗어나 시인의 문장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보기를 권한다. 그곳에서 당신은 잃어버렸던 사랑의 문법을 다시 배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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