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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85009605 |
|---|---|
| 쪽수 | 1,776쪽 |
| 크기 | 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
| 제품구성 | 세트 |
- 인문/역사 > 사회학
AI추천 이유
한국노동운동 50년, 이 한 권에 담아내다!
한국의 노동운동은 2가지 기본과제와 3가지의 대전환 과제를 짊어지고 50여 년의 한길을 걸어 왔다. 제1기본과제는 1970년대 민주노조운동의 과제였던 ‘노동조건 개선’의 과제를 계승했고, 제2기본과제도 마찬가지로 ‘노동3권 쟁취’ 과제를 계승했다. 3가지 대전환 과제는 1970년대 민주노조운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과제였다. 이는 첫째, 민주적·자주적 노동조합의 전국조직과 산별노조 건설, 둘째, 노동자 정치조직 건설(노동자 정치세력화), 셋째, 변혁적 노동운동 정립 등이 그것이다.
한국의 노동자들은 제1기본과제와 제2기본과제는 전두환 신군부 하였던 1980년대 노동운동에서도 끊임없이 실천해갔다. 그리고 1987년 민주화항쟁과 노동자대투쟁을 계기로 노동조합과 각성한 노동자 대중이 등장했다. 이를 발판으로 한국노동운동 대전환 과제의 하나인 자주적 민주적 노동조합의 전국조직 건설의 결정적 계기가 마련된다. 즉, 지역별 노동조합 협의회와 업종별 노조 협의회 등이 구성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업종 전국회의가 만들어지는데 노동법개정 투쟁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발전해 1990년에는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이 결성되기에 이른다. 전노협은 완결된 조직은 아니었고 산별노조를 지향하고 있었다. 노태우, 김영삼 정권의 살인적이고 전면적인 탄압에도 불구하고 전노협은 업종회의, 대기업노조 등과 함께 1995년 민주노총을 출범시키고 역사적 소임을 다했다.
민주노총 출범 이후 김영삼 정권은 정리해고제를 관철하기 위해 1996년 노동법 개악 날치기를 강행했는데 이에 민주노총 40만 조합원은 4일간의 총파업으로 맞섰다. 국제노동운동은 신자유주의에 맞선 한국노동운동에 주목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IMF 외환위기 국면에서 사회적 합의라는 이름으로 정리해고제 즉각 실시를 합의하고 말았고 비록 대의원대회에서 부결되었지만 이미 무너진 댐을 막을 수는 없었다.
한국 노동운동은 그 이후 특수고용노동자, 사내하청노동자, 그리고 수많은 비정규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면서 한국노동운동사의 전면에 등장했다. 또한 기업별노조 체계에 있던 노동조합들이 산별노조 건설에 나섬으로써 노동조합의 조직 구도가 재편됐다.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과제는 1980년대부터 여러 조직과 주체들에 의해 꾸준히 실천되었지만 뚜렷하게 성과를 낳지는 못했다.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 이후 여러 노동정치 조직이 등장했고 2004년 민주노동당이 총선에서 10명의 의원이 당선되기에 이르렀다. 2006년에는 정당투표 12%를 획득해 3당으로 약진했다.
그러나 세계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세계적으로는 다양한 운동적 실천이 전개되던 당시에 한국은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민중연대체 모두 위기 상태에 빠져들었다. 민주노동당은 분당 사태를 맞았고 민주노총은 지도부의 사퇴를 계기로 혼란한 상황에 빠졌다. 이 시점에 IMF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집권한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실권하고, 2008년부터 이명박-박근혜 정권 10년이 시작됐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제도화한 신자유주의를 무기로 노동자·민중에 대한 착취와 탄압을 더 거세게 몰아붙였다. 2008년 이후 고공농성으로 대표되는 현장 노동자들의 피눈물 나는 투쟁이 이어졌다. 또한 광우병 소고기 수입 저지 촛불, 용산 철거민 살인 진상규명, 희망버스, 쌍용자동차 해고자복직, 노조파괴 분쇄,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등 사회연대투쟁이 이어졌다. 노동자, 민중의 아래로부터의 투쟁이 운동의 위기를 메웠던 것이다.
민주노총은 직선 지도부가 세워지면서 전열을 정비했고 2015년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민중생존권 쟁취와 정권 퇴진을 내걸고 민중총궐기 투쟁으로 나아갔다. 이는 2016년 박근혜 정권 퇴진 광장투쟁의 서막이었다. 노동자들은 이 힘으로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키고 이후 2024년 12.3 윤석열의 내란을 저지하는 광장투쟁으로까지 나아갔다.
저자는 윤석열 내란을 저지해낸 광장투쟁 이후 한국노동운동의 현재를 진단하고 전망을 모색하면서 책을 마무리한다. 대전환1과제인 노동조합 전국조직과 산별노조 건설의 과제는 민주노총 조직률 확대, 새로운 전략조직화, 여러 부족한 점에도 불구하고 산별노조 전환의 현실을 진단하고 있다. 대전환2과제인 노동자정치세력화에 있어서는 비례위성정당과 진보연합정당 논쟁, 범민주연대와 적녹보라연대의 구도 등을 경유하면서 새로운 정치를 모색하는 출발점에 놓여져 있다고 진단한다. 변혁성의 재정립을 위한 대전환3과제에 있어서 한국노동운동은 여러 입장의 차이를 좁혀가면서 여러 사회운동 세력과 함께 '체제전환'을 공통분모로 사회변혁의 과제를 구체화해가고 있다.
기존의 한국 노동운동사와 다른 이 책의 특징
첫 번째, 이 책은 1980년 광주민중항쟁부터 시작해 가장 최근의 윤석열 내란 저지 광장투쟁과 2025년 4월 대통령선거에 이르기까지 지난 50여 년의 시간을 포괄함으로써 한국노동운동사의 공백을 충실하게 채워낸다. 대부분의 한국노동운동사 관련 기존 도서들은 서술 시작 시점도 다르지만 특히 어디까지를 포괄하느냐 역시 책마다 다르다. 1987년 노동자대투쟁까지, 또는 1995년 민주노총 출범 아니면 1996년 노동법개정 전국총파업까지 다루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1996년 노동법개정 전국총파업도 벌써 30여 년 전의 일이다. 이는 다시 말해 한국노동운동에서 지난 30여 년의 시간이 정리되고 반성되지 못한 채 공백으로 있었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현재로부터 가까운 시점의 과거를 톺아본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이 책은 한국의 지역, 업종, 산업 노동조합운동의 역사를 포괄하고 있다. 근 몇 년간 한국노동운동은 지역, 업종, 산업별 노동조합사를 부족하나마 꾸준히 정리, 출판하고 있다. 이는 자칫 유실되어 사라질 수도 있는 '아래로부터의 역사'를 지켜낸 귀중한 시도들이었고 노동자들의 ‘기억 투쟁’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 업종, 산업을 넘어서서 한국노동운동의 총체적 형상을 그려내고자 하는 노력은 부족했다. 이 책은 19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기업별노동조합을 기반으로 전개되었던 전노협과 업종회의를 거쳐 소산별, 대산별 노조로의 재편,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조합 등까지도 포괄하는 복잡다단했던 과정을 함께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세 번째, 이 책은 노동운동을 노동조합으로 한정하지 않고 노동자정당, 현장조직, 사회운동단체 등의 활동까지 포괄해 유기적으로 서술함으로써 지난 50년 간의 한국노동운동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하나의 나침반이 되어 준다. 그간 한국노동운동사는 ‘노동조합사’에만 치중해 서술했다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입체적이지 못하고 평면적이거나 앙상했고 깊이가 얕으니 독자에게 주는 울림의 파장도 약했다. 실제의 한국 노동운동에는 노동운동과 영향을 주고 받는 수많은 행위자들이 있다. 즉, 정치권력, 개별 자본, 경총이나 전경련 같은 자본가단체, 보수야당, 민주화운동 세력, 종교와 법률가 등 전문가 단체, 다양한 정파 세력과 대중조직연합체, 연대투쟁체, 현장 활동가 조직, 진보정당과 노동자 정치 세력 등이 있고 여기에 단위 노동조합, 노동조합 연합체, 업종별 산업별 연합체 등이 또 복잡하게 얽혀든다. 또 한국사회의 정치적, 경제적 정세가 국면마다 바뀌게 되는데 그때마다 노동운동도 사회운동과 정치 세력들의 동학(動學)도 복잡하게 전개되기 마련이다. 특히 날로 중요해지는 노동자 정치, 노동정치운동의 중요성에 미루어봤을 때 한국 노동운동이 그간 노동조합운동에만 한정해 자기 역사를 서술해 온 점을 극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이 책은 그 시간을 이해하는 데 있어 길을 잃지 않고 갈피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네 번째, 이 책은 그 장구한 한국노동운동사의 갈피마다 등장했던 논쟁과 대립, 분화의 지점을 짚어감으로써 분열과 분화, 갈등 해소와 통일의 연원을 충실하게 복기하고 있다. 노동운동은 사회와 마찬가지로 나뉘어 있다가 합치는 이합(離合)과 모였던 것이 흩어지는 집산(集散)의 과정이 자연스럽다. 무조건 뭉쳐 있는 것이 능사는 아니고 또 분열이 옳다고만 할 수도 없다. 문제는 합치고 나뉘는 이유의 지점을 기억하고 그것의 현재적 의미를 되묻는 것이다. 그런데 그간의 노동운동사는 이러한 지점을 대체로 두루뭉술하게 넘어감으로써 ‘역사’가 이정표가 되기보다는 이미 지나온 모든 것들이 정당화되는 데 머물고 말았다. 특히 학자와 연구자들은 노동운동 내부에서의 논의에 대해 어두운 나머지 노동운동 서술에 있어 이러한 점들을 몰각하는 경우가 있다. 노동운동이 마주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고 학자, 연구자들의 주장에 현실을 꿰어맞추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 책은 그 이면에 있었던 내부 구도를 드러내고 충실하게 복기해둠으로써 당대의 노동운동이 맞닥뜨렸던 현실과 그에 대한 다양한 해답의 차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풍부하게 이해할 단초를 제공한다.
다섯 번째, 이 책은 한국노동운동을 복기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노동운동가들의 활동상과 입장의 차이, 간략한 개인사를 기록했다. 노동운동가들의 활동은 역사의 방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기록할 가치가 있음은 물론이다. 이들 노동운동가들 개인의 삶은 단순히 개인의 삶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적 역사의 일부인 것이다. 이 책은 비록 간략하게 노동운동가 개인들의 삶을 정리하고 있지만 독자들로 하여금 노동운동 50여 년 동안 명멸하고 지나쳤던 수많은 노동운동가의 삶과 역정에 자신을 비추어 볼 수 있는 성찰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또 저자가 서문에서 “노동운동가가 빠진 노동운동사는 알맹이도 재미도 없을 듯하다”고 말하고 있는데 모름지기 노동운동도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보다 생동감 있는 역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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