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주요 등장인물 · 4
프롤로그 · 5
1부 태초의 어둠 — 선사시대·고조선의 괴물
1. 영노 ― 이름을 부르면 잡아먹히는 산속의 괴물 · 17
2. 지하국대적 ― 땅속 나라에서 여인을 납치한 거대 괴물 · 23
3. 상사뱀 ― 짝사랑의 한이 뱀으로 변한 비극 · 28
4. 강철이 ― 가뭄과 재앙을 몰고 다니는 늪의 괴수 · 33
5. 귀수산 ― 바다를 뒤흔드는 산만 한 거북 괴물 · 38
6. 맥 ― 악몽을 먹어 치우는 기이한 짐승 · 42
7. 공주산 ― 밤에만 몰래 걸어 다니는 산 · 48
2부 세 나라의 그림자 — 삼국 시대·통일신라의 괴물
8. 비형랑의 도깨비 신라 ― 궁궐을 하룻밤에 세운 도깨비 무리 · 55
9. 지귀 ― 선덕여왕을 사모하다 불귀신이 된 사내 · 60
10. 구미호 ― 아홉 꼬리를 가진 천년 여우 · 65
11. 노구화위남 ― 남녀노소로 변신하는 흉한 괴물 · 71
12. 산예 ― 사자탈을 닮은 길한 짐승 · 77
13. 죽엽군 ― 대나무 잎의 장군 요괴 · 82
14. 백갑신병과 흑갑신병 ― 콩으로 만든 작은 병사들 · 88
15. 처용의 역신 ― 밤마다 찾아오는 전염병의 귀신 · 94
16. 수귀 ― 물에 빠져 죽은 영혼이 된 물귀신 · 98
3부 달빛 아래 숨은 것들 — 고려 시대의 괴물
17. 용손 ― 몸에 비늘이 돋은 용의 후손 · 105
18. 금갑장군 ― 황금 갑옷을 입은 두 명의 수호 장군 · 111
19. 노호정 ― 늙은 여우의 기운을 가진 승려 괴물 · 117
20. 야광귀 ― 설날 밤 신발을 훔쳐 가는 귀신 · 122
21. 도깨비불 ― 밤길을 떠도는 정체 모를 푸른 불꽃 · 126
22. 마귀 ― 사람에게 저주와 살을 날리는 악령 · 132
23. 달걀귀신 ― 눈코입이 없는 밋밋한 얼굴의 귀신 · 137
4부 조선의 밤을 배회하는 것들 — 조선 전기의 괴물
24. 천록벽사 ― 뿔 달린 작은 사슴 모양의 수호 짐승 · 145
25. 마마신 ― 천연두를 가져오는 무서운 손님 · 150
26. 새우니 ― 사람을 홀리는 기이한 요괴 · 155
27. 목여거 ― 삿갓 쓴 거인 불꽃 괴물 · 161
28. 거구귀 ― 윗입술이 하늘에 닿는 큰 입 귀신 · 166
29. 재차의 ― 되살아난 시체, 조선판 좀비 · 172
30. 비유설백 ― 머리카락 풀어헤친 물고기 신령 · 178
31. 거치봉발 ― 임진왜란을 예언한 괴물 · 183
32. 귀구 붉은 ― 눈의 검은 개 괴물 · 189
33. 오공원 ― 두꺼비 독을 물리치는 큰 두꺼비 · 194
34. 취생 ― 거대한 연기 덩어리 요괴 · 199
35. 도깨비 ― 감투 쓰면 투명해지는 신비한 모자 · 204
5부 어둠이 깊어질 때 — 조선 후기의 괴물
36. 독갑이 ― 오래된 물건에 깃든 혼 · 211
37. 두억시니 ― 사람을 잡아먹는 무시무시한 식인 귀신 · 216
38. 저퀴 ― 사람에게 빙의하여 미치게 하는 귀신 · 222
39. 장승 ― 마을 입구를 지키는 나무 수호신 · 226
40. 구렁덩덩 신선비 ― 뱀 신랑의 비밀 · 231
41. 천구 ― 하늘에서 떨어진 불타는 개 · 238
42. 저승사자 ― 죽음을 알리러 오는 검은 그림자 · 243
43. 귀화 ― 죽은 자의 피에서 피어난 괴물 · 250
44. 묘두사신 ― 고양이 머리에 뱀 몸통의 괴물 · 255
45. 나티 ― 오래된 물건에 깃든 요괴 · 260
46. 백화륜 ― 하늘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빛바퀴 · 265
6부 사라지지 않는 것들 — 근현대의 괴물
47. 장산범 사람 ― 목소리를 흉내 내는 흰 털 괴물 · 275
48. 홍콩할매귀신 ― 학교 화장실의 도시 전설 · 281
49. 빨간 마스크 ― 가위를 든 도시 전설의 여인 · 287
50. 업 ― 집안에 깃들어 복을 가져다주는 신비한 짐승 · 292
에필로그 · 297
[본 문]
서울 한복판, 간판조차 희미한 낡은 전당포. 삐걱거리는 나무 문을 열고 들어가면 세상의 모든 시간이 잠든 역사 도서관 ‘파루’가 모습을 드러낸다
-p.5
한때는 물로 가득했을 저수지는 이제 바닥이 쩍쩍 갈라져 있었다. 물고기 뼈들이 하얗게 삭아 흩어져 있었다. 모든 것이 죽어 있었다. 1957년, 이곳 양산의 한 저수지에 강철이가 나타났다는 기록이 있었다. 그 후로도 몇 번이나 비슷한 일이 반복되었다. 극심한 가뭄이 들면 사람들은 강철이의 저주라고 수군거렸다.
-p.34
하랑은 한 걸음 더 바다 쪽으로 다가갔다. 귀수산은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하랑을 향해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왔다. 거대한 머리가 눈앞까지 내려왔다. 그 눈에서 투명한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 눈물이 바다에 떨어지자, 그 주변으로 영롱한 빛의 파문이 일었다. 그 중심에서 작고 푸른 구슬 하나가 떠올랐다. ‘고독’의 감정 조각이었다.
-p.41
“네 억울한 마음, 나도 안다. 나도 태어날 때부터 이 몸에 갇혀 살아왔으니까. 하지만 말이야. 미움에 사로잡히면, 너는 영원히 이 연못을 떠돌게 될 거야.”
-p.109
하랑은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했다. 펜 끝에 온 마음을 모았다. 머릿속에 금갑장군에 대한 기억들을 떠올렸다. 새해 아침, 복을 빌며 문에 그림을 붙이던 사람들. 역병이 물러가기를 간절히 기도하던 마음. 그 모든 염원이 금빛 에너지로 변해 펜 끝으로 모여들었다.
-p.113
이야기 고치는 사람의 역할은 벌을 주는 것이 아니라, 헝클어진 마음을 풀어주는 것임을 그는 알고 있었다.
-p.207
하랑의 손끝에서 나온 빛나는 글자들이 파란 불꽃 속으로 스며들었다. 불꽃들의 일렁임이 점점 잔잔해졌다. 억울함과 외로움으로 시리게 빛나던 파란빛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빛으로 변해갔다. 곧이어 불꽃들은 하나둘씩 밤하늘의 별처럼 사라졌다. 마지막 불꽃이 사라진 자리에는 작은 반딧불이 한 마리가 남아 하랑의 손등에 잠시 머물렀다가, 고맙다는 듯 반짝이고는 어둠 속으로 날아갔다.
-p.130
세월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선비는 늙고 병들어 세상을 떠났다. 홀로 남겨진 붓은 주인을 잃은 상실감에 잠겼다. 먼지 속에 파묻힌 채 수백 년의 시간을 외롭게 견뎌야 했다. 아무도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붓의 영혼은 점점 지쳐갔다.
-p.213
“네 잘못은 하나도 없었어. 아무도 네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구나. 얼마나 외롭고 무서웠니.”
-p.220
마을은 기이할 정도로 고요했다. 사람들의 그림자는 어른거리지만, 활기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곳. 잿빛 안개가 마을 전체를 묵직하게 감싸고, 음산하고 축축한 공기는 피부에 질척이며 달라붙었다. 살아있는 것들의 온기 대신, 차갑고 스산한 기운만이 감돌았다.
-p.222
사람들은 흔히 저승사자를 검은 도포에 갓을 쓴 창백한 모습으로 떠올리지만, 그 이미지는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것이다. 옛 기록 속 저승의 사자는 본래 은빛 갑옷을 입고 영혼을 인도하는 위풍당당한 장군에 가까웠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그의 모습은 무섭고 차가운 죽음의 상징으로 변해 버렸다
-p.243
시대가 변하고 있었다. 유교가 조선을 지배하면서, 오랜 세월 백성과 함께해 온 민간신앙의 존재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었다. 박만호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신념의 바퀴 아래에서 한 생명이 스러졌다.
-p.258
빈터 한가운데에 오래된 나무 꼭두각시 인형이 있었다. 백 년은 넘었을 법한 낡은 인형이었다. 채색이 벗겨지고 나무가 갈라진 그 인형이, 스스로 움직이며 아이들과 어울려 놀고 있었다. 꼭두각시의 팔다리가 보이지 않는 실에 매달린 것처럼 덜컹덜컹 움직였다. 오래된 물건에 깃들어 생겨난 요괴, 나티였다.
-p.261
백화륜은 마치 길을 잃은 야수처럼 보였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채 하늘을 맴돌며 보이는 대로 부딪히고 있었다. 분노나 원한 같은 분명한 감정보다는, 끝을 알 수 없이 깊고 어지러운 혼돈과 고통이 전해졌다.
-p.267
귀신의 말은 뒤죽박죽이었지만, 하랑은 이제 그 의미를 똑똑히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 귀신은 비행기 사고로 죽은 할머니의 억울한 영혼이 아니었다. 1980년대, 아이들을 나쁜 일로부터 지키기 위해 어른들이 만들어낸 ‘이야기’ 그 자체였다. 아이들을 걱정하는 순수한 마음이 낡은 도시 전설에 깃들어 괴물이 된 것이다
-p.284
사람들의 수군거림, 외모 때문에 받은 상처, 그리고 돌이킬 수 없었던 끔찍한 수술 사고. 수많은 상처받은 여인들은 그저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랑받고 싶었을 뿐이다. 그러나 무심한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입에서 입으로 옮기며 살이 붙여 섬뜩한 괴담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괴담은 지금, 차가운 도시의 뒷골목에서 하랑과 까미 앞에 나타났다.
-p.289
“업에는 여러 종류가 있어. 구렁이가 깃들면 구렁이업, 족제비가 깃들면 족제비업, 심지어 두꺼비가 깃들면 두꺼비업이라고 불렀지.”
“고양이업은 없어? 내가 깃들면 참치 캔이 산더미처럼 쌓이는 거 아냐?”
-p.294
“다음엔 어디로 가는 거야?”
까미가 서가 꼭대기에 올라앉아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건 파루가 정해 줄 거야. 우리는 그저 문을 열면 돼.”
-p.298
구미호부터 장산범까지, 우리 역사 속 괴물 총집합
오싹한 전설 속에서 한국사를 흥미롭게 만나다!
구미호, 도깨비, 장산범, 빨간 마스크…
어린이, 청소년들은 왜 오랫동안 괴물 이야기에 이끌릴까?
《흥미진진한 한국사 팩션 시리즈 2 우리 역사 속 괴물 이야기》는 괴담으로 전해지는 괴물 이야기 속에 숨은 감정과 시대 배경를 따라가며 한국사를 흥미롭게 풀어낸 특별한 역사 팩션이다.
한국 설화 속 괴물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있다. 전염병의 공포에서 태어난 귀신, 외로움과 한이 쌓여 만들어진 괴물, 전쟁과 가난 속에서 퍼져 나간 기묘한 전설까지. 이야기를 따라 읽다 보면 옛사람들이 무엇을 두려워했고, 어떤 마음으로 살아갔는지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다.
특히 하랑과 까미가 시간 여행을 떠나 괴물들의 뒤엉킨 감정을 하나씩 풀어 가는 과정은 긴장감 넘치는 판타지 모험의 재미를 선사한다. 선사시대부터 조선 시대, 그리고 근현대 도시 전설까지 이어지는 구성 덕분에 한국사의 흐름도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다.
각 장 끝에 수록된 ‘하랑의 실록 메모’는 이야기의 여운을 역사 지식으로 이어 준다. 괴물 이야기가 실제 어떤 기록과 설화에서 비롯되었는지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어, 독자들은 흥미진진한 모험을 즐기면서도 한국사의 배경과 시대 분위기를 함께 이해하게 된다. 무섭고 신비로운 괴물 이야기의 재미, 역사와 설화를 알아 가는 즐거움이 어우러진 이 책은 한국사를 어렵게 느끼는 독자부터 도시 전설과 판타지를 좋아하는 독자까지 단숨에 사로잡는다.
읽는 순간 빠져드는 한국사 팩션 시리즈
이야기의 재미와 역사 지식을 한 권에 담다
하랑과 까미는 과거의 사건과 감정을 따라가는 관찰자이자 조력자다. 두 주인공은 괴물의 사연을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기록과 현장을 오가며 감정 조각을 하나씩 모아 간다. 덕분에 독자들은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속에 빠져들면서도 실제 역사와 시대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다. 또한 각 장 끝에 수록된 ‘하랑의 실록 메모’는 이야기와 연결된 역사 기록과 배경지식을 쉽고 흥미롭게 정리해 주어 읽는 재미를 더욱 높인다.
시리즈만의 매력도 돋보인다. 1권이 우리 역사 속 동물 이야기를 통해 신화와 기록, 왕실과 백성의 삶을 보여 주었다면, 2권은 괴물 이야기를 통해 옛사람들의 두려움과 상상력, 그리고 시대의 불안을 생생하게 풀어낸다. 역사 정보만 나열한 책도, 오락성만 앞세운 판타지도 아닌 ‘흥미진진한 한국사 팩션 시리즈’는 역사와 모험, 상상력을 함께 즐기고 싶은 독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앞으로 이어질 하랑과 까미의 시간 여행 역시 한국사를 더욱 흥미롭고 특별하게 만나는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