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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88963477015 |
|---|---|
| 쪽수 | 560쪽 |
| 크기 | 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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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사회 >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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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은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었다. 외교의 판을 조금이라도 넓히고 관계를 복원하며 새로운 파트너십의 가능성을 탐색하려는 시도는 분명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가장 민감한 지점에서는 여전히 주저함이 짙었다. 동맹의 선을 다시 긋고 전략적 자율성을 제도화하며 주권의 문제를 전면에 올려놓는 작업에서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외교의 활동량에 비해 외교의 철학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아직 선뜻 말하기 어렵다. 한국 외교는 여전히 과거의 문법과 새로운 현실 사이에서 망설이고 있다. 복원의 외교는 있었으나 재설계의 외교는 아직 충분히 보이지 않는다. 바로 이 대목이 지난 1년을 바라보는 가장 정직한 평가일 것이다.
이 책은 지난 8개월 동안 각종 언론 매체에 기고한 필자의 칼럼을 취사선택해 엮은 결과물이다. 목차가 둘이다. 본 목차와 주제별 목차다. 본 목차에 따라 책이 짜여 있다. 총 9개 챕터다. 1장 「주권의 눈으로 한미관계와 질서를 다시 보다」는 이 책 전체의 문제의식을 응축하고 있다. 2장 「다극화의 문턱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묻다」는 현재 엄연히 형성되고 있는 다극화의 추세 속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전략적 자율성과 국익을 점검한다. 3장 「한미동맹 재검토와 자주의 결단」에서는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한미동맹을 재설계하되 동맹의 부담이 실익을 능가한다면 한미동맹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조되고 있다. 4장 「미국 이후를 준비하는 외교의 결단」은 미국이 현저한 쇠퇴 징후를 보이는 지금 우리는 미국 없는 세계까지를 상정하고 한중관계의 온전한 복원은 물론 글로벌 사우스와의 외교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한다. 5장 「제국의 균열, 한국 외교의 선택」은 훨씬 더 분명하게 한국 외교의 선택을 묻고 있다. 미중 간의 패권이 역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과연 어떠한 결정을 내릴 것인가? 6장 「동맹의 그늘을 넘어 주권국가로」는 한미동맹을 신앙화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인식론을 진단하고 우리가 주권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걸어야 할 길을 모색한다. 7장 「행동하는 중견국 외교를 향하여」는 세계 최강의 중견국인 대한민국이 캐나다와 같은 파트너들과 함께 미국에 의해 붕괴된 국제질서와 규범을 회복시키는데 앞장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8장 「종속을 넘어 한국 외교를 설계하다」는 선진국 한국이 미국의 하수인으로 봉사해 온 지금까지의 궤도에서 벗어나 전략적 자율성을 갖고 주체적으로 운명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재차 지적한다. 9장 「주권국가의 마지막 결단」은 한국 외교의 문제점을 전반적으로 다시 조망하면서 우리가 취할 주권적 결단을 촉구한다.
지난 1년은 이대통령에게 매우 고독한 외교 여정이었을 수 있다. 그가 애써 억눌러 간직하고 있는 현실 변경의 의지는 외교·안보 라인 내 이른바 숭미 ‘동맹파’들의 대미 굴종적 의견과 조언에 가려져 아직 밖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는지 모른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그래서 책 제목이 『이재명의 고독한 외교 1년』이다. 이재명 외교 1년, 무엇을 잘했고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이제 한국 외교는 더 이상 익숙한 과거의 답안지에 기대어서는 안 된다. 세계는 이미 크게 달라졌다. 미국은 과거의 미국이 아니다. 동맹은 과거의 동맹이 아니다. 동맹은 미국의 약탈 대상국으로 전락하고 있고 세계는 ‘월드 마이너스 원’(World minus one)의 규범과 질서로 재편성되고 있다. 미국 없는 세계, 한국은 준비됐는가. 이 책의 부제로 삼은 의문문이다. 변화한 현실과 낡은 인식 사이의 간극이 커질수록 국가는 위험해진다. 외교의 언어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면 정책은 공허해지고, 공허한 정책은 위기 앞에서 무력하다. 한국 외교는 지금 갈림길에 서 있다. 하나는 익숙하고 편안한 길이다. 늘 해오던 방식대로 외부의 요구를 관리하고 그때그때 손실을 줄이며 대외적으로는 화려한 장면을 연출하는 길이다. 다른 하나는 어렵고 불편한 길이다. 더 많이 생각해야 하고 더 치열하게 따져야 하며 때로는 불편한 질문을 감당해야 하는 길이다. 그러나 당장의 편함보다 장기적 자율성을 중시하는 나라라면 마땅히 두 번째 길을 택해야 한다. 예속은 편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편안함은 언제나 대가를 요구한다. 반대로 주권은 피곤하다. 그러나 그 피로 위에서만 국가의 진짜 힘이 축적된다. 이 책은 바로 그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기 위해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