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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72612757 |
|---|---|
| 쪽수 | 216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종교 > 불교
AI추천 이유
속도와 욕망의 시대에 찾는
한국인의 마음의 고향
불교는 유교와 더불어 전통적으로 한국인의 마음을 규정하는 요소다. 하지만 삼국시대에 전래된 불교가 고구려, 백제, 신라에 각각 어떻게 이식되고 퍼져 나갔는지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알기 어렵다. 삼국시대를 다루는 1차 사료가 많지 않고, 불교 전래에 대해 알려주는 몇 안 되는 기사들 역시 대개 그 내용이 간략하기 때문이다.
고구려, 백제, 신라 가운데 불교가 전래되던 시기의 이야기가 그나마 더 많이 전해지는 나라는 신라다. 신라에서 불교가 공인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되었던 이차돈의 순교는 그 드라마틱한 내용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다.
한국인의 마음을 규정하는 요소로서의 불교라고 할 때 우리가 떠올리는 불교는 대개 신라불교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불교 설화의 주인공들로는 어떤 사람들이 있을까? 해골 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은 원효 대사, 사랑에 빠진 선묘 낭자가 죽어서까지 지키고자 했던 의상 대사, 산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여인을 자신의 암자에 받아 준 노힐부득, 한 여인에 대한 짝사랑 때문에 괴로워하다가 꿈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조신, 눈먼 아이가 다시 빛을 보기를 바라면서 분황사 천수관음보살에게 기도했던 희명(希明) 등이 그들이다. 알고 보면 이들은 모두 신라불교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들의 주인공들이다. 그들이 남긴 신비롭고 때로는 슬픈 이야기들은 오랜 세월 동안 한국인의 마음에 스며들었고, 결국 우리의 마음 그 자체가 되었다.
아도 화상이 창건한 도리사와 그 인근 지역은 이런 신라불교가 싹을 틔웠던 현장이다. 그래서 이곳은 한국인의 마음이라는 유장한 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필연적으로 도달하게 되는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도리사와 그 인근 지역을 그러한 마음의 고향으로서 살펴보는 인문 교양서다. 신라에서 현대까지, 이곳에서 피고 진 불법(佛法)의 꽃들을 살피고 어루만지며, 그 안에 숨 쉬었고 또 숨 쉬고 있는 뜻을 살려 담았다.
신라불교의 첫 새벽, 도리사는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잠든 1,600년을 깨우다’에서는 도리사에 대해 살펴본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셨던 도리사 금동사리기와 그 금동사리기를 모셨던 세존사리탑에 얽힌 이야기를 시작으로, 도리사를 한국의 손꼽히는 수행처로 만들었던 태조선원과 옛글이 전하는 도리사의 모습을 되짚어 본다. 도리사 승려로서 독립운동에 투신했지만 세간에는 알려지지 않은 인물인 김경환 스님도 흥미롭게 재조명한다. 2부 ‘복숭아꽃 속에 깃든 천년의 시작’은 아도 화상과 모례, 경주를 무대로 하는 불교 전래기의 이야기들을 살펴보며 신라불교의 첫 모습을 추적해 본다. 3부 ‘낙동강 물길 따라 피어난 미소’에서는 오늘날의 구미시에 남아 있는 불교 유적과 그곳에 얽힌 이야기들을 찾아본다. 구미시는 신라시대에는 일선군(一善郡)이라 불렸고, 얼마 전까지는 선산군(善山郡)으로 불렸던 지역이다. 모례가 살았고, 아도 화상이 거쳐 갔으며, 도리사를 안고 있는 구미시는 신라불교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다. 금오산에 남아 있는 여러 사찰과 불교 유적, 죽장리 오층석탑과 낙산리 삼층석탑과 주륵사지 폐탑, 사방(砂防) 공사 중에 출토된 금동불상 세 구, 후삼국통일을 마무리 지은 일리천 전투, 고려 말의 충신으로 유학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불교와 깊은 교분을 유지했던 야은 길재 등을 통해 구미시와 불교의 깊은 인연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강은 물길을 따라 흘러가서 영영 돌아오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강은 주변의 들판을 적시고 또 적시며 언제나 오늘의 생명으로 부활한다. 강만 그런 것일까? 과거의 사람과 이야기도 시간을 따라 흘러가서 영영 돌아오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과거의 사람과 이야기 역시 우리를 어르고 가르치며 언제나 오늘의 얼로 부활한다. 그 소박하지만 명료한 이치를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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