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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72792411 |
|---|---|
| 쪽수 | 576쪽 |
| 크기 | 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이 책이 속한 분야
- 인문/역사 > 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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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지식의 시대’를 넘어, ‘학습하는 인간’의 시대로
대학교육의 현장에서 종종 서글픈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학기 초 무언가를 진심으로 알고 싶어 하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강의실에 들어온 학생이, 학기가 끝날 무렵이면 “이거 시험에 나오나요?”라는 질문을 가장 먼저 던지는 사람으로 변해버리는 모습이다. 수십 년간 정해진 답을 찾는 데만 몰두한 청년이 막상 복잡한 사회에 나와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데 한계를 드러낼 때, 나는 배움의 열망과 결과 사이의 연결고리가 근본적으로 어긋나 있음을 직감했다.
그 어긋남의 틈새로 2022년 말에 ChatGPT가 등장했다. 처음에는 많은 이들처럼 과제 표절이나 평가의 공정성을 걱정했다. 그러나 곧 더 본질적인 질문이 시야에 들어왔다. 인공지능이 정보를 즉각 제공하고 정교하게 요약하며 글까지 대신 써주는 시대에, 과연 학교가 지금까지 고수해온 방식들이 여전히 유효한가 하는 물음이다. AI는 우리에게 닥친 위기가 아니라, 우리가 오랫동안 외면해온 ‘무엇을, 어떻게, 왜 배우는가’라는 질문을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만드는 ‘거울’이었다. 이 책은 그 거울 앞에 서서 내가 찾아낸 답이자, 함께 길을 찾기 위한 제안이다.
집필하는 내내 나는 세 부류의 독자를 마음속에 그렸다. 첫 번째는 교사와 교수다. AI 시대에 자신의 존재 이유를 묻는 이들에게, 이 책이 새로운 기술 습득의 부담보다는 인간 교사만이 줄 수 있는 ‘공감과 동기 부여’라는 고유한 가치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두 번째는 학부모와 학생이다. 막연한 불안감을 걷어내고 ‘스스로 생각하고 배우는 힘’이라는 나침반을 찾길 바란다. 그 힘은 구체적인 실천 습관에서 시작된다. 세 번째는 정책 입안자와 에듀테크 설계자다. 부분적 개선을 넘어 패러다임의 완전한 전환과 ‘올바른 기술 활용’을 가능케 하는 거버넌스 구축에 이 책의 메시지가 닿기를 희망한다.
무엇보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나를 지켜봐 준 가족에게 마음을 전한다. 집필을 고민하는 나를 묵묵히 지켜보며 따뜻한 차 한 잔으로 응원해 준 아내, 당신의 조용한 응원과 격려가 나의 가장 큰 동력이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이제 막 대학 생활에 적응하며 자신의 배움을 이어가고 꿈을 키우고 있는 아들 진우에게 항상 고맙다. 언젠가 네가 이 책을 읽으며 아빠가 고민했던 시대의 흔적을 느껴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그리고 박영스토리 편집진의 섬세한 배려 덕분에 원고가 멋진 책으로 변신하게 되어 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배움을 선택한 사람이 미래를 만든다. AI 시대의 학습혁명은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내일 아침 강의실에서 혹은 자신의 책상 앞에서 ‘다르게 가르치고 배우기’를 선택하는 당신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변화의 시작점에 이 책이 작은 마중물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2026년 초여름 대구에서
저자 정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