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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69574655 |
|---|---|
| 쪽수 | 308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소설/에세이/시 > 청소년
AI추천 이유

‘공부법을 공부하는 일’이야말로 공부의 시작이다!
임대용 저자의 『손에 잡히는 공부법』을 읽으며 먼저 들었던 생각은, 이 책이 공부를 둘러싼 허세를 걷어내고 있다는 점이었다. 공부법을 말하는 책은 많다. 그런데 많은 책이 너무 많은 것을 약속한다. 짧은 시간에 성적을 바꾸는 법, 상위권의 비밀, 특별한 사람만 아는 전략 같은 말로 독자를 끌어당긴다. 그러나 이 책은 공부가 왜 어려운지, 왜 학생들이 공부 앞에서 자꾸 기가 죽는지, 왜 열심히 해도 결과가 따라오지 않는지, 그 아주 기본적인 자리부터 다시 묻는다.
머리말에서 저자는 공부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흔히 자신의 노력 부족이나 능력 부족을 먼저 의심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오랜 현장 경험 끝에, 공부를 해도 성적이 잘 오르지 않는 이유는 지능보다도 ‘공부하는 기술’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는 확신에 이르렀다고 밝힌다. 좋은 성적을 만드는 데에는 재능보다 기술이 더 큰 영향을 미치며, 집중하고 기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힘 역시 배워서 익히는 것이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저자의 공부에 대한 시선이 느껴진다.
이 책은 학생을 평가하려는 책이 아니라, 학생에게 도구를 건네려는 책이다. 저자가 “복잡한 이론이나 거창한 철학보다 지금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밝히는 이유도 그 연장선 위에 있다. 저자는 공부를 추상적인 결심의 문제가 아니라 구체적인 작동의 문제로 바꾸어 놓는 데서 보았다.
이 책은 처음부터 공부를 막연한 덩어리로 두지 않는다. 목차만 보아도 저자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 학교 수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수업의 목적이 왜 ‘이해’인지, 공부가 왜 ‘배움에서 익힘으로의 도약’인지, 복습은 왜 핵심인지, 인강과 학원은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교과서와 참고서는 어떻게 써야 하는지, 메타인지는 왜 중요한지까지, 공부의 전 과정을 실제 생활의 흐름 속에서 정리해 둔다. 공부를 부분적인 요령으로 쪼개기보다, 하나의 생활 기술로 다시 배열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배움’과 ‘익힘’을 구분하는 시선이다. 공부에 관한 책을 읽다 보면 흔히 이해를 강조한다. 물론 이해는 중요하다. 하지만 이 책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수업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 상태를 공부의 완성으로 보지 않는다. 배운 것이 자기 안에서 반복되고, 확인되고, 다시 꺼내어 쓸 수 있어야 비로소 익힘이 된다고 본다.
이 구분은 의외로 정확하다. 많은 학생이 “분명 들을 때는 알았는데”라는 상황 앞에서 헤매이곤 한다. 저자는 바로 그 순간을 설명해 준다. 공부는 배움에서 끝나지 않고 익힘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사실, 그리고 그 익힘은 결국 자기 몫이라는 사실을 일관되게 붙들고 간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의 차이를 타고난 머리에서 찾지 않고, 익힘의 밀도와 방식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학생을 공연히 다그치지 않는다. 공부법 책 가운데는 학생을 자극하는 척하면서 결국 죄책감만 남기는 책들이 있다. 이 책은 그런 식의 긴장을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공부를 다시 해볼 수 있게 만든다. 예를 들어 메타인지에 대한 설명도 그렇다. 저자는 “내가 뭘 모르는지를 아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르는 상태가 공부를 막히게 만든다고 짚는다.
소크라테스와 공자의 말을 불러오되 과장하지 않고, 결국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하는 힘이 학습전략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한다. 자신이 취약한 부분을 먼저 파악하고 거기에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말은 너무 당연해서 오히려 놓치기 쉬운 공부의 본질을 다시 일깨운다. 이런 설명 방식은 학생을 위축시키기보다, 자기 상태를 점검하게 만든다. 공부를 감정이 아니라 판단의 대상으로 돌려놓는 것이다.
이 책이 부모와 교사에게도 의미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학생이 공부를 힘들어할 때, 주변 어른들은 종종 더 열심히 하라는 말부터 건넨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면, 그 말이 얼마나 막연한지 알게 된다.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추상적인 독려가 아니라 실제로 적용 가능한 기술일 수 있다. 수업을 듣는 태도, 복습의 타이밍, 아웃풋의 중요성, 반복의 방식, 교과서 활용법 같은 구체적인 내용은 학생뿐 아니라 아이를 돕고 싶은 어른에게도 실질적인 기준이 된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이 책이 제자와 자녀에게 공부법을 가르쳐주고 싶은 교사와 학부모에게도 도움이 되리라는 확신을 적어 놓은 이유 역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손에 잡히는 공부법』은 공부를 잘하는 사람의 세계를 구경하게 하는 책이 아니다. 공부를 어려워하는 사람을 공부의 세계 안으로 다시 데려오는 책이다. 학생에게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감각을, 부모와 교사에게는 도와줄 수 있는 언어를 건네는 책! 이 책의 매력을 그렇게 정리하고 싶다. 공부를 거창하게 말하지 않으면서도, 공부를 포기하지 않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 책은 꽤 성실하고도 실용적인 길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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