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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57236633 |
|---|---|
| 쪽수 | 160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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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에세이/시 >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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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은 사치품이 되고, 칼로리는 빈곤의 상징이 된다
이 책이 던지는 첫 번째 통찰은 꿀벌이 사라진다고 해서 당장 인류가 굶어 죽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대신 우리는 ‘배부른 영양실조’라는 기형적인 재난을 마주하게 됩니다.
꿀벌의 열정페이가 멈추는 순간, 인류는 막대한 자본과 수작업을 투입해야 하며 이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돌아옵니다. 바람으로 수분하는 밀과 옥수수(탄수화물)는 싸게 공급되지만, 꿀벌이 빚어내던 사과, 딸기, 아몬드(비타민과 미네랄)는 초고가 사치품으로 둔갑합니다. 부유층은 비싼 돈을 치르고 ‘자연 수분’ 라벨을 독점해 면역력을 지키고, 가난한 사람들은 값싼 가공식품으로 배를 채우며 만성 질환에 시달리는 극단적인 생물학적 불평등이 만연해 있음을 보여줍니다.
기계 벌(RoboBee)이라는 환상: 기술 만능주의의 파산
인류는 늘 그래왔듯 기술(로봇 벌, 인공 수분 드론)이 꿀벌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이 오만한 생각, 이른바 기술 몽유병이 산산조각 나는 현장으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기계는 꽃가루를 옮기는 동작은 흉내 낼 수 있어도, 수백만 년간 얽혀온 생태계의 회복 탄력성은 결코 대체할 수 없습니다. 로봇 벌이 돈이 되는 상업용 사과꽃은 수분시킬지 몰라도, 돈이 되지 않는 이름 모를 들꽃까지 책임지지는 않는 자본주의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게다가 수분이라는 자연의 무료 인프라를 거대 테크 기업의 중앙 서버에 통째로 넘기는 순간, 우리의 식량 생산망은 단 한 번의 통신 오류나 전력망 마비만으로도 일거에 중단되는 치명적인 위협 앞에 내몰리게 됨을 지적합니다.
통쾌한 경제학적 역설: 꿀벌을 보호하지 말고 고용하라
저자는 ‘꽃을 심고 플라스틱을 줄이자’는 식의 순진하고 무력한 호소로 여느 책처럼 마무리하지 않습니다. 대신, 철저하게 자본주의의 원리 자체에 입각해 가장 현실적이고 파격적인 대안을 제시합니다.
꿀벌의 노동을 GDP 장부에 0원으로 기록하던 낡은 경제학을 폐기하고, 이들을 국가의 핵심 자본이자 인프라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UN과 세계은행을 비롯한 국제 사회가 도입 중인 '자연 자본 회계' 시스템을 보여주고, 꿀벌이 쉴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농부에게 꿀벌의 열정페이를 현금으로 대신 지불하는 유럽연합의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를 강력한 대안으로 소개합니다.
이 책의 진정한 백미는 결론에 이르러 도달하는 통쾌한 경제학적 역설입니다. 수백억 달러를 쏟아부은 기술적 땜질이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불가능한지 설파하며, 철저히 차가운 경제적 관점으로 분석해 보아도 결국 생태계를 복원해 꿀벌을 다시 자연에 고용하는 것이 인류에게 가장 경제적이고 지속 가능한 해결책임을 증명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