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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69574938 |
|---|---|
| 쪽수 | 244쪽 |
| 크기 | 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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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회 저자의 『양자 AI 사이버 전쟁』은 우리가 이미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디지털 문명의 이면을 정면으로 응시하게 하는 책이다. 스마트폰, 노트북, 도시의 신호 체계, 병원의 의료 장비, 전력망과 통신망은 우리의 일상을 편리하게 떠받치는 기반이다. 그러나 이 책은 바로 그 편리함이 어느 순간 국가의 가장 취약한 급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쟁은 더 이상 먼 국경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포성이 들리지 않고, 탱크가 움직이지 않아도, 한 줄의 코드와 하나의 알고리즘이 전력망을 멈추고 병원을 마비시키며 국가의 판단 체계를 흔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저자는 이 변화의 중심을 ‘0과 1의 역습’이라는 날카로운 표현으로 포착한다.
이 책의 출발점은 기술 자체에 대한 호기심보다 국가의 생존과 책임에 대한 깊은 문제의식에 있다. 저자는 스스로를 양자 기술이나 인공지능 분야의 과학자라고 내세우지 않는다. 다만 군 복무 시절 국가적 위기 대응을 준비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전쟁의 본질이 단순한 화력의 충돌이 아니라 의지와 구조의 충돌이라는 사실을 현장에서 배웠다고 말한다. 그 경험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바탕이다. 곳곳에서 국가란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권력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가, 시민은 무엇을 질문해야 하는가라는 묵직한 물음이 함께 흐른다.
이 책 『양자 AI 사이버 전쟁』은 사이버전, 인공지능, 양자 컴퓨팅, 플랫폼 주권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5개의 흐름으로 나누어 따라간다. 먼저 코드가 어떻게 물리적 세계를 멈추게 하는지 살피고, 이어 보이지 않는 점령과 도시 인프라의 마비, 변절하는 알고리즘과 AI 심리전, 연산 속도가 권력이 되는 전장의 변화를 추적한다. 마지막에는 이 모든 흐름이 한반도라는 공간에서 어떻게 결집되는지를 묻는다. 현대전의 얼굴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그 변화 속에서 대한민국이 어떤 위치를 가져야 하는지 차례로 사유하게 만드는 전략적 설계도에 가깝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저자가 기술의 위험을 막연한 공포로 부풀리지 않고, 구체적인 사례와 시나리오를 통해 보여준다는 점이다. 스턱스넷은 코드가 실제 산업 설비를 파괴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건으로 다루어지고, 콜로니얼 파이프라인과 우크라이나 전력망 공격은 사이버 공격이 사회적 동맥을 어떻게 경직시키는지 설명하는 사례로 제시된다. GPS 스푸핑, 병원과 911 시스템의 마비, 가짜 경보와 인지 전장, 피아식별 시스템의 오류, AI를 속이는 적대적 공격 등은 각각의 장에서 기술적 위협이 인간의 삶과 국가 운영에 어떻게 닿는지를 보여준다.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며 전쟁의 개념이 무기와 병력의 문제가 아니라 전력, 통신, 의료, 금융, 데이터, 심리의 문제로 확장되었음을 실감하게 된다.
이 책이 던지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결국 “설계할 것인가, 설계당할 것인가”라는 문장에 모인다. 이 문장은 기술 패권 시대에 한 국가가 타인이 만든 시스템을 소비하는 데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 질서의 설계에 참여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다. 또한 저자는 대한민국이 강대국의 충돌이 벌어지는 수동적 전장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한반도는 반도체, 정보통신 인프라, 동맹 네트워크가 결합되는 핵심 플랫폼이 될 수 있으며, 그 가능성을 국가 전략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 관점은 책의 후반부에서 더욱 선명해진다. 대만 해협, 북항로, 기술 동맹, 플랫폼 주권의 문제는 모두 대한민국이 미래 질서 안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 책이 다루는 세계는 가볍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의 힘은 위협을 과시하는 데 있지 않고, 독자로 하여금 보이지 않는 구조를 보게 만드는 데 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기술이 어떻게 권력의 언어가 되고, 데이터의 흐름이 어떻게 새로운 국경이 되며, 알고리즘이 어떻게 국가의 판단을 대신할 수 있는지를 차근차근 보여준다. “코드는 새로운 법이며, 알고리즘은 새로운 국경이다”라는 책 속 문장은 이 책이 향하는 결론을 잘 드러낸다. 미래의 주권은 땅 위의 선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그것은 시스템, 표준, 연산, 데이터의 흐름 속에서 다시 정의된다.
이 책을 독자에게 추천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양자 AI 사이버 전쟁』은 전문가만을 위한 기술서로 닫혀 있지 않다. 정책 입안자와 안보 전문가에게는 전략적 사고의 틀을 제공하고, 기업과 기관의 의사 결정자에게는 인프라와 보안의 문제를 새롭게 보게 한다. 일반 독자에게도 의미가 있다. 디지털 문명 속에서 살아가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통해 지금의 세계가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편리함 뒤에 어떤 취약성이 숨어 있는지, 그리고 국가와 사회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좋은 책은 독자를 안심시키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때로는 독자가 당연하게 믿어온 세계를 흔들고, 다시 보게 하며, 질문하게 만든다. 『양자 AI 사이버 전쟁』은 바로 그런 책이다. 보이지 않는 전쟁의 시대에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 묻고, 기술을 소비하는 사람에서 미래의 질서를 사유하는 사람으로 독자를 이끈다. 이 책을 덮고 나면 스마트폰의 빛, 도시의 신호등, 병원의 모니터, 반도체 위의 미세한 회로가 이전과는 다르게 보일 것이다. 그 변화된 시선이야말로 이 책이 독자에게 남기는 가장 중요한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