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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94216476 |
|---|---|
| 쪽수 | 374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종교 > 종교일반
AI추천 이유
“침묵은 가장 취약한 곳에서 들려오는 신의 음성, 폭력의 세상을 향한 저항의 언어다”
신비주의와 세월호, 인종 정의 운동을 잇는 독창적 신학
“침묵당하는 이들의 고통에 귀 기울이는, 강렬하고 독창적이며 용기 있는 역작”
조지타운대학교의 한국인 가톨릭 신학자 조민아 교수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침묵을 단순한 말의 부재가 아니라, 고통받는 이들이 지배적 서사에 맞서고 서로를 붙드는 저항과 연대의 언어로 읽어 낸다. 예수의 빈 무덤에서 시작된 신학적 질문은 세월호 참사와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세계 곳곳에서 이어진 침묵시위로 확장되며 오늘의 현실과 만난다.
저자는 4세기 사막의 교부 에바그리오, 중세 신비가 하데위히, 사상가 시몬 베유, 한국계 미국인 예술가 차학경, 인도의 실천적 작가 아룬다티 로이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사상과 예술의 지형을 가로지르며 침묵의 신학을 새롭게 구축한다. 신비주의와 관상 전통을 현실의 고통과 분리하지 않고, 사회의 주변부로 밀려난 이들의 경험 속에서 신의 현존을 발견하려는 시도다.
■ 소음의 시대, 왜 다시 침묵인가?
팬데믹 기간 도시를 뒤덮은 적막, 세월호 유가족이 광장에서 견뎌 온 시간, 조지 플로이드의 마지막 숨, 아르헨티나 군부 독재 시절 실종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광장을 메운 얼굴 없는 형상들. 저자는 이러한 침묵의 순간들을 단순한 공백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가장 절박한 언어로 읽어 낸다. 이 책에 따르면 침묵은 체념이 아니다. 언어가 미처 가닿지 못하는 고통의 자리에서 비로소 드러나는 특별한 현존이며, 지배 권력의 언어를 거부하는 저항의 몸짓이다. 저자는 이를 ‘외침의 침묵’, ‘우울의 침묵’, ‘저항의 침묵’이라는 세 층위로 분석한다. 외침의 침묵은 고통 앞에서 터져 나오는 침묵이고, 우울의 침묵은 상실을 온전히 애도하지 못한 채 남겨진 슬픔의 침묵이며, 저항의 침묵은 지배 권력의 언어를 거부하는 침묵이다. 서로 다른 이 침묵들은 결국 신비적·관상적 침묵 안에서 만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신의 얼굴이 드러난다.
■ 신비주의와 현실 정치를 잇는 독창적 시선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기독교 신비주의 전통과 동시대 현실 정치를 하나의 사유 안에서 통합한다는 점이다. 에바그리오, 하데위히,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시몬 베유로 이어지는 침묵의 영성을 세월호 참사, 아르헨티나 실종자 가족들의 저항 운동, 남아프리카공화국 마리카나 광산 학살 추모, 인종차별 반대 시위와 연결하며 침묵이 어떻게 공적 삶의 자리에서 변화를 만들어 내는지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특히 한국계 미국인 예술가 차학경과 세계적인 인도 작가 아룬다티 로이의 작품을 신학적으로 읽어 내며, 유색 인종 여성과 주변화된 이들의 경험을 신학의 중심으로 가져온다. 그들의 침묵은 더 이상 주변의 목소리가 아니라, 세계를 다시 이해하게 하는 중요한 증언이 된다.
■ 범람하는 말의 시대, 경청과 연대의 회복
말은 넘쳐나지만 경청은 사라져 가는 시대다. 소셜 미디어는 끊임없이 발화를 요구하고, 침묵은 무관심이나 동조로 오해받기 쉽다. 그러나 저자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말이 아니라, 고통받는 이들의 침묵 앞에 머무르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 침묵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끝까지 귀 기울여 듣는 일 말이다.
이 책은 침묵을 통해 신을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침묵당하는 사람들 곁에서 신을 다시 발견하는 책이다. 말이 멈춘 자리, 모든 설명이 무너진 자리에서 우리는 비로소 서로의 고통을 듣기 시작한다. 그곳에서 신학의 새로운 언어가 태어난다.
끝없는 소음과 발화만을 요구하는 시대에, 타인의 아픔에 귀 기울이고 깊이 연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강렬한 이정표가 되어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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