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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질문에 답하는 짧은 철학책 - 인간관계부터 커리어까지 생각이 많은 나를 위한 철학 수업
- 크리스토프 크바르히
- 장혜경
- 갈매나무
- 2026년 0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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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24226131 |
|---|---|
| 쪽수 | 196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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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니 〈나〉를 잃어 간다고 느낄 때 어떻게 중심을 잡을까?
: 세네카의 ‘자연적 삶’부터 니체의 ‘최후의 인간’까지
“끊임없이 자기개발을 해야만 잘 살 수 있을까?” “내 취향보다 유행을 따라야 성공하지 않을까?”(1장) 무엇이든 눈에 보이는 결과를 내놓아야 하고 타인의 인정이 성공으로 직결되는 사회에서 한 번쯤 이런 질문을 던져 봤을 것이다. 세상에 발맞춰 살아갈수록 나를 잃어 가는 듯 느끼면서도 멈추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다 보면 “남들이 시키는 대로 살면 안 될까?”(3장) 하는 자포자기하는 마음까지 생겨난다.
책은 바로 이런 ‘나’에 관한 질문들에서 시작한다. 아무리 완벽해지고자 발버둥 친다고 해도, 그 모든 노력 속에서 나를 잃어버린다면 니체가 말한 “최후의 인간”이 될 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나를 되찾겠다며 당장 직장이나 학교를 그만둘 수도 없고, 뒤처지면 어쩌나 불안이 큰 사람들을 위해 저자는 ‘사랑’을 질문에 끌어온다. “내가 하는 일을 꼭 사랑해야 할까?”(3장) 답은 ‘아니오’다. 저자는 먼저 ‘사랑한다’와 ‘해야 한다’는 어울리는 말이 아니라는 데서 논의를 시작한다. 이어서 스토아 철학자인 세네카의 입을 빌려 자신의 본성에 맞는 삶이 잘 사는 삶이며, 이에 따라 “일을 사랑하느냐가 아니라 일이 사랑의 표현이냐가” 삶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일 자체에서 오는 즐거움보다 스펙이나 돈을 먼저 따져 본 사람이라면, 자기표현으로서 일을 다시 생각해 보자는 책의 대답에 충격과 동시에 해방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이외에도 이미 완성된 대답에 만족하지 않는 사람이 책임감 있게 사는 사람이라는 마르틴 하이데거의 “본래적 삶”이나, 아름다운 놀이와 마찬가지로 인간은 목표나 전략에서 벗어날 때 온전해진다는 프리드리히 폰 실러의 “놀이 충동”은 그동안 놓쳐 온 ‘나’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를 부담 없이, 하지만 깊게 고민해 볼 수 있게 복잡한 머릿속에 길을 뚫어 준다.
“이제 다시 사랑이 등판합니다. 사랑은 내가 줄 수 있는 최고의 것이기 때문이죠. 일을 사랑하느냐가 아니라 일이 사랑의 표현이냐가 잘 사는 삶의 기준입니다. 내가 하는 일에 완전히 몰입하고, 일과 내가 둘이 아니며, 내 일에 책임감을 느끼고 열정을 다 바치는 거죠. 이 말은 또 그 모든 일을 할 때 자신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자기 일을 사랑한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사람은 대개 자기중심적입니다. 그러나 자기 일을 사랑으로 하는 사람은 충만하고 행복한 사람일 확률이 높습니다.” _본문 중에서 (68쪽)
나를 지키면서 다른 사람과 공존하는 〈관계〉는 어떻게 가능할까?
: 쇼펜하우어의 ‘감정 철학’부터 마르틴 부버의 ‘나와 너’까지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모두 ‘관계’로 얽혀 있다. 누구도 혼자 존재할 수 없고, 모든 개인은 사회의 일부분으로 존재한다. 그래서 우리는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진정한 사랑과 우정의 의미를 고민하기도 하고, 타인과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머리를 싸매기도 한다. ‘나’에서 시작한 질문이 “다른 사람과 공존하는 철학”(2장)을 지나 “사랑과 우정의 의미를 고민하는 철학”(4장),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부모 자식 관계 사이의 철학”(5장)까지 확장되는 이유다.
저자는 “말이 안 통하는 사람과도 타협해야 할까?” 혹은 “이유 없이 사람을 미워해도 될까?” 같은 질문들로 포문을 연다. 많은 사람이 “나 살기도 바쁜데……” 하며 넘어가는 질문들이다. 책은 남의 마음을 헤아리고 공감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당위적인 설명으로 빠지지 않는다. 되려 “이유 없이 사람을 미워해도 괜찮다”는 다소 의아한 대답을 내놓으면서 호기심을 자아낸다. 상식을 뛰어넘는 대답에 처음에는 고개를 갸웃거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쇼펜하우어의 “감정 철학”이 ‘미움’을 해석하는 방식이나, 에디트 슈타인의 “타인의 의식 경험”이 타인과 연결되는 매개로서 ‘몸’을 재해석하는 방식을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책의 논리에 흠뻑 빠져들어 있을 것이다.
부모 자식 사이의 철학을 다루면서도 저자는 “부모가 늙으면 돌보는 게 도리일까?”라는 질문에는 마르틴 부버의 걸작 《나와 너》를, “부모의 잘못은 무조건 용서해야 할까?”에는 소크라테스의 가족 질서를 끌어오며, 일상의 문제와 철학 사이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동시에 ‘돌봄’이라는 개념 자체를 다시 생각해 볼 것을 제안하기도 하고, 자식에게 진정한 ‘행복’을 주고자 하는 대부분의 부모가 놓치고 있는 지점을 알려 주는 등, 생각지도 못한 부분들에서 삶의 핵심을 파고든다.
“누군가를 (…)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단 하나의 인간으로 이해하기란, 그 사람을 하나의 역할에 못 박고 분류하여 그 역할에 맞게 대접하는 일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후자는 인공지능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인공지능은 절대 우리를 개별적 인간으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러자면 공감이 필요하니까요. 그러려면 타인의 의식을 경험해야 하는데, 그건 계산이나 합리적 추론으로 되지 않습니다. 느껴야 하죠.” _본문 중에서 (48쪽)
무질서한 〈세계〉에서 정치와 종교는 어떤 역할을 할까?
: 한나 아렌트의 ‘활동적 삶’부터 피타고라스의 ‘영혼 불멸’까지
나와 주변까지 두루 살펴봤다면, 시야를 넓혀 세계를 둘러볼 차례다. 저자는 먼저 정치의 역할을 묻는 데서 시작해(6장), 기후변화 시대에 인간의 터전으로서 지구와 더불어 산다는 것을 사유하고(7장) 마지막으로 지금 시대에 종교가 갖는 함의를 파고든다(8장). “투표 외에도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라고 질문하는 사람에겐 한나 아렌트의 “활동적 삶”을, “누군가는 굶어 죽는데, 음식을 남겨도 될까?”라며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에겐 한스 요나스의 “생태학적 정언명령”을, “죽음 이후 삶이 존재할까?” 궁금해하는 사람에겐 피타고라스의 “영혼 불멸설”을 내놓는다.
개인이 바꿀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그럼에도 행동해야 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파고드는 철학자들의 논리가 더욱 반가울 것이다. 가령 “노숙자에게 돈을 주는 게 도움이 될까?”(6장)를 고민하기에 앞서 “타인의 얼굴”을 먼저 들여다보면 누가 요구하거나 부탁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인간성을 위해 행동하게 된다는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무한책임론”은 논리적인 온정으로 용기를 일깨운다. 또한 영혼이란 살아가는 동안 스스로 작곡하는 하나의 노래와 같으며, 그 노래가 의미 있고 아름답다면 우리가 죽은 후에도 계속 살아남는다는 피타고라스의 “영혼 불멸설”은 영원한 삶을 갈망하기보다 완성된 삶을 추구하는 데서 오는 아름다움을 전한다. 이처럼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적 사유는, 시대를 뛰어넘어 살아남으면서 계속해서 우리 정신을 비춘다.
“진정한 의미에서 살아 있다는 건 무엇일까요? 디지털 시대에 인간 존엄성이 불가침하다는 근거는 어디서 올까요? 기후변화라는 도전에 맞서기 위해 우리는 어떤 사고방식을 가져야 할까요? 성공적이고 풍요로운 삶의 지침은 인간 본성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부터 니체와 하이데거까지, 다양한 철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_저자의 말
주어지는 정보를 그저 외우고 익히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자신만의 신성을 찾아 험난한 길을 떠난 마그데부르크의 메히틸트처럼, 아프리카로 향하던 여행길에 생명 경외를 깨달은 알베르트 슈바이처처럼, 전장 한가운데서 목숨보다 가치 있는 진리를 찾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처럼 스스로 삶의 문제를 사유해야 할 때다. 나만의 가치관을 세우고 싶은 청소년부터 일상의 스트레스를 지혜롭게 관리하고 싶은 직장인, 자녀와 함께 비판적 토론을 해 보고픈 부모까지, 《일상의 질문에 답하는 짧은 철학책》이 모두에게 일상의 ‘논쟁적인’ 질문에 답할 기회를 열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