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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30397283 |
|---|---|
| 쪽수 | 372쪽 |
| 크기 | 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이 책이 속한 분야
- 정치/사회 >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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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본서는 필자가 2023년에 교토대학교 대학원 인간·환경학연구과에 제출한 박사 학위 논문을 바탕으로, 이후 일본에서 출간한 저서를 저본으로 하여 일부 수정 · 보완을 거쳐 한국어로 출간한 것이다.
필자가 이승만 정권기를 연구 대상으로 삼게 된 것은 대학원 석사 과정 1학년 후반기(2017년 9월)부터였다. 원래는 박정희 정권기(1961-1979)를 연구하고자 하였으며, 학부 시기부터 이승만에 관한 문헌을 읽어 왔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박정희 정권기 이전 시기를 이해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관련 문헌을 읽어 나가는 과정에서 이승만 정권기가 한국 현대사에서 지니는 중요성을 점차 인식하게 되었고, 오늘날 한국 정치의 여러 특징이 이 시기에 형성되었으며 그 영향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연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 의식 속에서 대학원에서는 이승만 정권기를 본격적인 연구 대상으로 삼게 되었다.
그러나 연구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가장 큰 어려움은 이승만 정권과 이승만 개인에 대한 평가의 문제였다. 이승만 정권이 붕괴된 지 수십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한국 사회에서는 진보와 보수의 입장에 따라 그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리고 있다. 진보적 입장에서는 초기의 국가 폭력과 제노사이드, 중후기의 정치적 탄압과 부정선거 등을 중심으로 강한 비판이 이루어지는 반면, 보수적 입장에서는 민주주의 제도의 도입과 유지, 교육 정책의 확대, 외교적 성과 등을 강조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상반된 평가가 병존하는 상황 속에서 객관적인 분석을 수행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였다.
필자는 이러한 이분법적 이해를 넘어서기 위해 1차 자료를 중심으로 당시의 정치 과정과 행위자들의 인식을 가능한 한 면밀하게 검토하고자 하였다. 일반적으로 제시되어 온 ‘독재인가 민주주의인가’라는 구도를 그대로 따르기보다, 그와 같은 판단이 형성되는 과정 자체를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본서는 이러한 문제 의식 속에서 출발한 결과물이다.
또한 필자의 개인적 경험 역시 본 연구의 출발점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필자는 1994년 서울에서 태어나 중학교 1학년 때까지 한국에서 성장하였다(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당시의 경험을 돌아보면, 이승만에 대한 평가는 매우 부정적인 것이었으며, 학교 교육과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이승만은 ‘독재자’이자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초래한 인물’로 인식되고 있었다. 이러한 인식은 대학 시기까지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인식은 지금도 일정 부분 유지되고 있다. 제노사이드와 같은 국가 폭력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며, 그로 인해 희생된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승만 정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필자에게 있어 중요한 전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차 자료를 지속적으로 읽어 나가는 과정에서 기존의 인식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여러 사실들과 마주하게 되었다. 민주주의 제도를 유지하려는 시도, 교육을 통한 민주주의 가치의 확산, 그리고 특정 시기마다 나타나는 상이한 정치적 대응 등은 단순한 독재라는 틀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측면을 보여 주었다. 이러한 점들은 필자에게 적지 않은 혼란과 문제 의식을 안겨 주었으며, 기존의 고정된 인식을 가능한 한 배제한 채 정치 과정 자체를 분석할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연구는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지도 교수이신 교토대학교의 오구라 기조(小倉紀蔵) 선생님께서는 연구 초기에 “현재의 학문적 상황에서 이승만을 다시 다루는 연구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연구를 진행하기로 결정하였고, 실제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 또한 연구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앞으로도 계속 극복해 나가고자 한다.
한편 필자에게 있어 다행이었던 점은 일본이라는 공간에서 연구를 수행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일정한 거리를 두고 보다 제3자의 시각에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본 연구에 중요한 조건이 되었다. 또한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동일한 역사적 대상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다르게 구성되는지를 체감한 경험 역시, 본 연구의 문제 의식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본 연구는 이러한 개인적 경험과 학문적 문제 의식이 결합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가 완성되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먼저 대학원에서 지도해 주신 교토대학교의 오구라 기조(小倉紀蔵)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연구 주제의 설정부터 논문의 구성과 방법론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지도를 해 주셨을 뿐만 아니라, 연구 과정에서 여러 차례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마다 따뜻한 조언과 격려를 보내 주셨다. 본 연구가 하나의 형태로 완성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선생님의 지도 덕분이다.
이외에도 연구 과정에서 도움을 주신 여러 선생님들(리츠메이칸 대학의 아다치 겐키(足立研幾) 교수님, 나카토 사치오(中戸祐夫) 교수님, 시즈오카 현립대학의 코하리 스스무(小針進) 교수님, 교토대학의 시바야마 게이타(柴山桂太) 교수님, 사이토 요시오미(齋藤嘉臣) 교수님, 곽민석 교수님, 호세이대학의 고쿠부 노리코(國分典子) 교수님, 교토산업대학의 텐 베니아민 교수님, 기타규슈시립대의 다나카 사토시(田中聡) 교수님, 경희대의 임상헌 교수님, 동국대의 서계원 교수님, 아버지의 지도교수이신 김홍우 교수님, 연구 방법의 여러가지 도움을 주신 서희경 교수님)과 연구자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또한 연구 전반에 걸쳐 변함없는 지지와 도움을 준 가족에게도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 특히 필자의 번역과 교정을 도와주신 어머니께 깊이 감사드린다. 본서는 많은 분들의 도움 속에서 완성된 결과물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 있는 모든 부족함은 전적으로 필자의 책임임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