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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88632404 |
|---|---|
| 쪽수 | 264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인문/역사 > 심리학
AI추천 이유
메스도 수술대도 없지만, 김수룡 작가의 진료실에서는 때로 피 냄새가 난다. 환자가 오랫동안 쌓아 온 상처를 직면하게 하는 과정은 마취 없이 수술을 하는 것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고백하는 30여 년 의사로서의 여정은 순한 맛의 위로와 공감과는 거리가 멀다.
첫 환자를 잃고 책상 밑에 들어가 아이처럼 울던 전공의 시절의 트라우마, 환자의 절망에 전염되어 함께 익사할 것 같은 무력한 날들이 어떤 과장도 거창한 자랑도 없이 진솔하게 펼쳐진다.
정신과 의사의 기록이지만 결국 이 책은 좌절을 지나며 자신을 이해하고 스스로를 지켜 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정신과 의사의 자살률은 다른 의사보다 1.4배 높다. 매일 인간의 가장 깊은 어둠과 마주하다 보면 환자의 고통에 전염되기 때문이다. 환자의 절망이 그들의 절망이 되고, 환자의 무력감이 그들의 무력감이 된다.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일은 그만큼 고통스러운 일이다.
이 책의 저자는 그중에서도 조현병, 자살 시도자 등 중증 정신 질환과 중독 환자들을 주로 치료해 왔다. 그 과정에서 숱한 좌절과 실패를 경험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그는 여러 번 자살의 유혹을 느꼈고, 깊은 우울의 늪에 빠져 며칠 밤을 하얗게 지새우기도 했다.
이 책은 책상 위에서 쓴 이론서가 아니라 저자가 30여 년 동안 온몸으로 겪어 낸 치열하고도 뜨거운 임상 기록이다. 첫 환자를 잃고 책상 밑에 들어가 아이처럼 울던 전공의 시절의 트라우마, 환자에게 주먹으로 맞으며 자존심이 무너지던 아픔, 환자의 절망에 전염되어 함께 익사할 것 같았던 무력감, 도저히 치료할 수 없을 것 같은 환자를 만났을 때의 좌절감, 다른 사람의 감정에 도저히 공감이 되지 않아 괴로웠던 시간 등 치료자로서의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오죽하면 ‘외과로 도망갈 생각’까지 했을까? 얼핏 실패와 좌절의 기록처럼 보이지만, 저자는 환자와 함께하는 치료 과정을 통해 본인도 더 성장하고 성숙해졌다고 고백한다.
상담은 단순히 말을 들어주고 위로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한 사람의 삶 속으로, 그가 겪어 온 고통의 기억 속으로 함께 들어가는 일이다. 저자는 기꺼이 그 여정에 동행한다. 오래 묻혀 있던 환자의 고통을 건드리고, 상처를 조심스럽게 드러낸다. ‘마음의 수술’은 고통을 피하게 하는 일이 아니라, 그 고통을 통과하게 하는 일이다. 그래서 그의 진료실에서는 가끔 피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한 분야에서 30년을 일하면 대부분 일이 수월해질 터. 그러나 저자는 ‘갈수록 더 일이 힘들어지는 것 같다’고 한탄한다. 전공의 시절에는 교과서대로 진단하고 처방하면 됐지만 지금은 오히려 쓸 약이 없다고 느껴진다. 경험이 쌓일수록 각 약물의 미묘한 부작용들이 선명하게 보이고, 그 부작용으로 고생한 경험들이 파도처럼 밀려오기 때문이다. 경험이 쌓일수록 더 어려워지는 일. 정신과 의사라는 일은 참으로 우리의 삶과 닮아 있다.
· 이런 분께 권합니다
-오래된 상처와 좌절을 안고 살아가는 분
-정신과 치료와 상담의 본질이 궁금한 분
-인간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고 싶은 분
-타인의 고통 앞에서 자주 무력해지는 분
-정신과 전공의, 의대생, 상담사를 꿈꾸는 분
-삶의 고통에서 의미를 찾고 싶은 분
책 표지의 그림을 한참 들여다봤다. 나의 모습 같기도하고.. 뭔가 묘한 느낌이다. 뭘까? 이 책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30여 년간 진료실에서 마주한 환자들의 삶과, 그들을 보며 길어 올린 의사 자신의 성찰을 진솔하게 담아낸 에세이다. 보통 '정신질환'이라고 하면 딱딱한 의학적 진단이나 약물치료를 먼저 떠올리기 마련인데, 이 책은 달랐다.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한 사람의 삶, 그리고 그를 둘러싼 관계를 이해하려는 따뜻한 시선이 책 전반에 가득 배어 있다. 저자는 수많은 상담과 치료 경험을 통해 말한다. 진짜 치유란 단순히 눈앞의 증상을 깨끗이 없애는 일이 아니라고. 오히려 자신의 아픔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무너진 삶을 다시 살아갈 힘을 스스로 회복하는 과정이라는 그 말이 마음에 참 깊게 와닿았다. 의료 현장의 생생한 현실을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게 전하는 문장들을 읽다 보면, 인간에 대한 저자의 깊은 신뢰와 공감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요즘 인간관계 때문에 마음이 지쳤거나 남모를 삶의 상처로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 책을 덮고 나니 표지의 그림이 다시 보였다. 타인의 고통을 바라보는 시선뿐만 아니라, 그동안 내가 내 마음을 얼마나 다그치며 살아왔는지 돌아보게 된다. 내 마음을 이해하는 방식이 한층 더 유연하고 따뜻해졌음을 느끼게 해 준, 참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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