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작가의 말 · 6
프롤로그
제1장 압록강에 울린 낯설은 방송 · 12
제2장 새로운 경계 : 휴전선에서 한만국경으로 · 16
제1부 붕괴를 알리는 신호들
제3장 우주에서 본 남북의 모습·낙원과 병영 · 21
제4장 북녘·김 위원장의 오판과 오만 · 32
제5장 흔들리는 백두혈통 · 48
제6장 모스크바와 베이징의 혼란 · 58
제7장 잇단 탈출, 그리고 흉흉한 풍문 · 67
제2부 제주도 중문회담과 선택의 순간들
제8장 제주도 중문 신라호텔 회동: 중문 회담 · 81
제9장 G2의 동상이몽(同床異夢) · 108
제10장 밑에서 솟는 통일 물결: 동북아 평화·자유·번영 연대 · 117
제3부 3대(代)만에 무너지는 김씨 공산조선왕조
제11장 군은 데프콘 1 · 129
제12장 북녘의 예상 외 동향 · 137
제13장 2,500만 북한 인민을 살리는 길 · 150
제14장 총참모부의 평양 장악과 북쪽 주민의 지지 · 158
제15장 세계의 언론, 서울에 집결 · 165
제4부 혼란의 북녘땅과 빛을 뿜는 대한국민
제16장 환호 뒤에 남은 궁핍 · 173
제17장 돌아오는 사람들, 무너지는 혈통 · 186
제18장 민생 치안과 민생 경제 비상작전·남북 협력 · 207
제19장 분노한 민심, 통일의 열기 · 217
제20장 김한솔의 평양 입성, 갈라진 민심 · 221
제5부 동방의 빛·분단을 허물고 새 역사를 쓰다
제21장 남쪽의 용트림 · 235
제22장 북쪽의 비장한 결단 · 245
제23장 국제사회의 지지 · 268
제24장 제22대 대통령 선거·한반도의 운명을 묻다 · 286
제25장 춘추의 당부 · 313
에필로그 · 325
독자를 위하여 · 331
[본 문]
두텁게 얼어 붙은 압록강 빙판 위로 희미한 새벽빛이 스며들던 2030년 1월 초 어느 날, 신의주 건너편 단둥에서는 이른 아침 방송이 울려 퍼졌다. 중국 측 현지 방송국에서 흘러나온 소식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위원장의 행적이 사라졌으며, 한반도 통일이 임박했다”는 긴박한 메시지였다. 강 건너 신의주 쪽 하늘은 아직 희끄무레했고, 사람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방송에 귀를 기울였다. 이렇게 한반도 통일의 서막이, 그리고 역사의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었다.
_ 「제1장 압록강에 울린 낯설은 방송」중에서
회의장 공기가 순간 무거워졌다. 봉투는 개봉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천천히 봉투를 찢고 안에서 문서를 꺼냈다. 회의장 안은 숨소리조차 들릴 만큼 조용해졌다. 한민수는 잠시 내용을 훑은 뒤, 준비된 화면에 문서를 띄우도록 지시했다. 곧 대형 스크린에 영문과 한글로 작성된 문서가 동시에 나타났다. 문서의 말미에는 분명히 이름이 적혀 있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한민수는 차분한 목소리로 문서를 읽어 내려갔다. “본인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공화국의 대표가 본 회담에 참석하지 못함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한국 측 대표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이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 믿습니다. 또한 본 회담에서 도출되는 결과를 존중하고 긍정적으로 수용할 의사가 있음을 밝힙니다.”
_ 「제8장 제주도 중문 신라호텔 회동: 중문회담」중에서
제주 중문에서 이루어진 비밀 회담 이후, 국제 정세는 한반도 통일을 향해 예상보다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주변 강대국들은 서로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며, 적어도 한반도 문제로 인해 군사적 충돌이 벌어지는 상황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외교적 환경만 놓고 본다면, 통일을 향한 길은 이전 어느 때보다 현실적인 가능성을 갖추고 있는 듯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한반도 내부에 있었다. 서울 정치권에서는 통일이라는 단어 자체가 여전히 뜨거운 논쟁거리였다. 여야를 막론하고 기성 정치권 다수는 북한 급변 사태 이후의 흡수 통일 가능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_ 「제10장 밑에서 솟는 통일 물결:동북아 평화·자유·번영 연대」중에서
북한 상층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권력 균열과 노선 갈등은 아직 일반 주민들에게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민심은 이미 오래전부터 체제에 대한 기대를 접은 상태였다. 동평단 정보망을 통해 만주 단둥과 접경 지역을 오가는 상인들과 탈북민 네트워크를 통해 들어오는 보고는 한결같았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 백두혈통 체제에 대한 기대나 희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대로는 살 길이 없다.”
“이 체제로는 미래가 없다.”
이러한 말들이 이제는 은밀한 속삭임이 아니라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공공연히 오가고 있다는 보고가 이어졌다.
_ 「제12장 북녘의 예상 외 동향」중에서
북녘의 혼란이 점차 지방으로 번져가던 그 무렵, 동평단 내부에서는 또 하나의 오래된 의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권력 문제나 군사 상황이 아니었다. 이동천을 비롯한 동평단 핵심 멤버들은 오래전부터 북한 인권, 특히 정치범 수용소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인물들이었다. 여러 국제 인권 단체와 비공식적으로 정보를 교환해 온 이들도 있었고, 탈북민 증언을 체계적으로 수집 정리해 온 인물들도 있었다.
_ 「제16장 환호 뒤에 남은 궁핍」중에서
“통일.” 이 단어는 오랫동안 금기처럼 여겨졌던 말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 말은 시장과 거리, 공장과 농촌에서 자연스럽게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서울 동평단 상황실. 북한 내부 영상과 보고가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박동일이 화면을 보며 말했다.
“이건 단순한 소요가 아닙니다.”
강미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민심이 완전히 돌아섰습니다.”
이동천은 화면을 한참 바라보다가 말했다.
“지금 북쪽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단순한 분노가 아닙니다.”
그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새로운 나라를 원하는 열망입니다.”
평양의 밤하늘에는 아직도 군용 헬리콥터가 날고 있었지만, 거리와 시장에서는 전혀 다른 바람이 불고 있었다. 수십 년 동안 억눌려 있던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통일”이라는 말이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피어나기 시작하고 있었다.
_ 「제19장 분노한 민심, 통일의 열기」중에서
김한솔이 마지막으로 말했다.
“남쪽의 지도자들과 능동적이고 선제적으로 협력해야 합니다.”
박충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않으면 이 모든 계획은 불가능합니다.”
회의실 안에는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그 침묵 속에서 한반도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정치 구상이 조용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평양 비밀선언·북한의 발전적 해체”
_ 「제20장 김한솔의 평양 입성, 갈라진 민심」중에서
2030년 3월 27일 실시되는 대한민국 제22대 대통령 선거는 단순한 정권 교체 선거가 아니었다. 그 선거는 한반도의 미래, 더 나아가 동북아 질서의 향방을 결정하는 역사적 선택으로 세기적인 민주정치 이벤트였다. 평양에서는 군부 지도자 박충일이 체제 전환을 선언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 주민 총선거를 유엔 감독하에 실시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한반도의 역사가 숨 가쁘게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 역사적 대변혁의 중심에서 대한국민은 선택을 해야 했다.
_ 「제24장 제22대 대통령 선거 - 한반도의 운명을 묻다」중에서
“그대들은 니체가 말한 초인, 위버멘쉬(Ubermensch)이며 또한 귀인이다. 그리고 새 시대를 이끌 범(虎)이다.” 방 안의 공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뜻한 바를 이루어 진정한 의미의 통일을 성취하라.” 그는 잠시 눈을 감았다가 다시 말했다. “지략을 대표하는 이새롬과 군무를 대표하는 박충일이…” 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나 김춘추와 김유신의 결합처럼 굳게 결속하라.” 모두의 시선이 한통일 교수에게 집중되었다. “그리하여 통합된 대한민국의 초석을 놓아야 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말했다. “그러나 기억하라. 통일은 힘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원효 대사께서 설파하시는 화쟁(和諍)의 정신으로 서로를 포용하고, 양보하고, 타협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일찍이 그대들에게 준 춘추4훈을 명심하라.”
_ 「제25장 춘추의 당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