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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우는 사람이 되고 싶어 - 내외향인의 일기(현대문학 핀 시리즈 에세이 5)
- 정재율
- 현대문학
- 2026년 0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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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67903723 |
|---|---|
| 쪽수 | 296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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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열심히 달려서 자꾸만 넘어졌다
넘어지면 일어나야 하는데
한동안 넘어진 상태로 계속 누워 있었다
이렇게 오래 누워 있을 때에만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정재율 시인은 여름이 좋은 까닭으로 방학이 있으니 자유롭게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한다. 시에서도, 에세이에서도 시인은 자주 자전거를 타거나 달린다. 시인에게 자전거를 처음 가르쳐준 존재는 아버지인데, 네발자전거에서 세발자전거로, 세발자전거에서 두발자전거로 균형을 잡으며 잘 나아가게 되기까지 옆에 서서 아버지는 매번 말해주었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면 된다. 손은 함부로 놓는 것이 아니다. 길이 위험해 보이면 바로 내려야 한다”고. 시인에게 이 “말들은 인생에도 적용되는 것처럼” 들렸다고 한다. 삶이 종종 우리를 아주 먼 곳으로 데려다 놓듯이, 자전거를 타거나 달리다 보면 더 먼 곳까지 가게도 되므로.
그러나 『잘 우는 사람이 되고 싶어』는 그렇게 달려간 끝에 마주한 아름다운 풍경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그 과정 동안 때때로 길이 험해지거나, 너무 숨이 찬 까닭에 힘이 빠져 자전거 손잡이를 놓게 된, 다리가 풀린 탓에 넘어지게 된 순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넘어진 채로 일어나기를 미루면서 시인은 가만히 누워 ‘생각’을 이어간다. 향해 가고 있던 “오지 않은 미래”와 후회로 점철된 “지나쳐버린 과거”, 만나면 또 혼자 있고 싶어지지만 그럼에도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해. 시인에게 “생각”이란 “정확히 사유하는 것”이며, 나아가 사랑이란 대상을 두루 살펴보는 일이기에 어쩌면 이처럼 멈춰 서서 무언가를 오래도록 생각하는 일은 더 정확히 사랑하기 위한 노력일지 모른다. 그리고 에세이에서 시 세계의 큰 축이 사랑이라고 말하듯이, 이처럼 “사랑을 생각하다가 사람을 생각하”는 일은 시인을 더 멀리까지 이끄는 힘이 된다. 설령 지금은 누워 있더라도 언젠가 다시 털고 일어나 힘을 내어 “끝까지 밀고 나”갈 힘 말이다.
다만, 에세이에서 강조하듯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멀리 가고자 한다면 “내보”낼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어떻게든 울음을 참”는 사람이었던 시인은 이제는 “잘 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고백한다. 더불어 “잘 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 건 잘 웃는 되고 싶다는 말이기도 했다”고도 털어놓는다. “잘 울어야 기쁨도 잘 누릴 수 있”으며,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여줄 수 있어야 타인도 “토닥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울어야 하는 일이 자꾸 생기는 건 괴로운 일이지만, “이왕이면 울 일”이 없길 바라지만 슬픔이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이 책의 페이지를 넘”기며 “정재율 시인에게 등을 기대”어보면 어떨까. “우는 사람을 따라 잘 울게” 될 수 있을지 모른다. 우리가 “닮은 사람을 잘 사랑하게 되”(쩡찌)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