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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에티켓:개정판 -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당신의 마지막에 관하여
- 롤란트 슐츠
- 노선정
- 스노우폭스북스
- 2026년 06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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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94966487 |
|---|---|
| 쪽수 | 326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단행본 |
- 인문/역사 > 교양사상
AI추천 이유

죽음에 관한 가장 솔직하고 정밀한 안내서
“삶의 시작에 관한 책은 이미 수없이 많은데, 삶의 끝에 관한 개론서는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 순간 저의 호기심이 자극되었습니다.” 롤란트 슐츠는 에필로그에서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아버지가 된 뒤 삶의 시작에 관한 글을 많이 읽으면서, 그 반대편인 삶의 끝에 관해서는 아무런 책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그 호기심이 수년에 걸친 취재로 이어졌고, 이 책이 됐다.
죽어가는 과정을 이토록 구체적으로, 그러면서도 존엄하게 다룬 책은 드물다. 임종 직전 신체가 겪는 미세한 변화부터 슬픔 속에서 주고받는 ‘자비로운 거짓말’, 그리고 남겨진 이들이 감당해야 할 현실적인 절차까지. 이 책은 그 현실을 뭉뚱그리거나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는다. 대신 그 자리에 정확한 언어를 놓는다.
저자가 취재한 것은 독일의 사례지만, 죽음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사람이 죽으면 그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남겨진 사람들이 무엇을 감당하게 되는지, 이 질문들은 국경과 무관하다. 죽음을 앞둔 환자, 곁을 지키는 가족, 혹은 머지않아 누군가의 마지막을 마주해야 할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은 미리 읽어두어야 할 가장 실질적인 안내서가 될 것이다.
저널리스트가 죽음의 현장에서 배운 것
이 책의 특이한 점은 저자가 의사도, 철학자도 아닌 저널리스트라는 사실이다. 롤란트 슐츠는 죽음을 증명하거나 해석하려 하지 않았다. 다만 알고 싶었다. 그래서 현장으로 갔다. 완화의학 전문의와 호스피스 간호사를 만나고, 장례식장에서 함께 일하고, 화장장을 직접 따라다녔다. 처음에 이 취재를 허락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죽어가는 것은 삶의 일부이고, 죽음 이후는 사생활의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현장에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은 단 하나의 약속 덕분이었다. 특정 고인을 식별할 수 있는 어떠한 정보도 남기지 않겠다는 것. 그 약속 위에서 이 책의 모든 장면이 만들어졌다.
취재를 거듭할수록 저자는 죽음을 완벽히 이해하려는 시도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죽음은 정해진 시간표를 따르지 않으며, 그 과정은 사람마다 너무나 달랐다. 그러나 슐츠는 그 불확실성을 피하지 않았다. 죽음을 완벽히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이 책이 존재해야 할 이유가 되었다.
삶에 대한 책이나, 죽음에 관한 철학책은 꽤 흔한데 이 책은 뻔한 철학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단 진짜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특정 직업군이 아니면 사실 죽은 사람을 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죽음의 과정을 샅샅이 묘사함으로써 죽음을 마주하게 합니다. 읽고 나서도 책의 묘사들이 잔상처럼 남습니다. 이 책의 제목이 에티켓인 이유는 몸이 아파서 죽음을 앞둔 사람의 마음을 잘 묘사해주기 때문에 우리가 그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도 알려주지만 나의 죽음에 대해서도 어떻게 다루어야하는지도 알려주기 때문에 에티켓이라는 제목이 붙은 것 같습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두렵지만, 결국 모든 사람이 언젠가는 겪게 되는 과정입니다. 어쩌면 그렇기에 삶은 가장 근본적인 의미에서 공평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그 과정을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바라보게 만들며, 죽음을 이해하는 일이 결국 삶을 이해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워 줍니다.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이 순간, 당신의 법적 지위가 완전히 뒤바뀝니다"라는 문장이었다. 누군가의 죽음은 남겨진 이들에게는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사적인 슬픔이지만, 그 순간을 경계로 국가와 의학의 관리를 받는 '법적인 시신'으로 재정의를 했다. 사후 강직을 확인하는 과학적 절차를 통해, 죽음마저도 제도의 틀 안에서 분류되고 판정되어야만 비로소 사회적으로 수용된다는 현실이 냉혹하게 느껴졌다. 죽음 앞에서는 그 어떤 위장도, 사회적 계급도 없이 오롯이 나만의 흉터와 고유한 특징으로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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