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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전쟁 - 제2차 세계대전은 어떻게 중국의 민족주의를 형성하는가
- 래너 미터
- 유강은
- 언더스탠드
- 2026년 06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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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99220515 |
|---|---|
| 쪽수 | 381쪽 |
| 크기 | A5(148mm X 210mm, 국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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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린 어페어스 ‘올해의 책’ 선정
중국이 다시 쓰는 전후 질서
전쟁의 기억은 오늘의 중국을 어떻게 만들었는가
시진핑 시대에 더욱 강력해진 제2차 세계대전의 기억 정치
하버드대 역사학자 래너 미터의 역작
패배의 기억은 어떻게 승리의 역사가 되었는가
중국에서 제2차 세계대전은 끝난 과거가 아니다. 중국은 이 전쟁을 패배와 고난의 역사로만 기억하지 않는다.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싸운 승리의 역사이자, 전후 국제질서 형성에 참여한 강대국의 역사로 다시 해석해 왔다. 이 전쟁의 기억은 중국이 자신을 피해자이자 승리자, 정당한 강대국으로 설명하는 핵심 서사가 되었다.
이 책은 세 가지 질문에서 출발한다.
1980년대 이후 중국은 왜 항일전쟁의 기억을 다시 불러냈는가.
마오쩌둥 시대에 배제되거나 축소되었던 장제스 국민당 정부의 항전은 왜 다시 평가되기 시작했는가.
난징대학살과 충칭 폭격의 기억, 카이로 회담이라는 외교적 유산, 항일전쟁기념관과 전쟁 영화, 온라인 공간은 왜 오늘의 중국을 이해하는 중요한 현장이 되었는가.
『좋은 전쟁』은 이 질문들을 따라가며, 전쟁의 기억이 단순한 과거 서술이 아니라 현재의 정치와 국가 정체성을 구성하는 과정임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계급에서 ‘민족’으로: 왜 공산당은 숙적 국민당을 복원했는가
냉전기 중국에서 제2차 세계대전은 공산당의 승리 서사에 종속되어 있었다. 전쟁의 기억은 주로 중국공산당이 항일전쟁에서 수행한 역할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서술되었고, 국민당의 전쟁 수행과 장제스 정부의 기여는 오랫동안 주변화되었다.
그러나 개혁개방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마르크스주의와 계급 서사가 약화되고, 새로운 국민적 통합의 근거가 필요해지면서 항일전쟁은 중국 민족주의를 다시 구성하는 강력한 자원이 되었다. 공산당에게 국민당의 항전 복원은 과거의 적을 기리는 일이 아니라, 계급을 넘어선 민족적 단결의 서사를 만들어 내부 결속과 국가 정당성을 강화하는 작업이었다.
저자는 이 변화가 단지 역사학계 내부에서만 벌어진 일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전쟁 기억은 박물관, 교과서, 블록버스터 영화, TV 프로그램, 온라인 토론, 외교 담론을 통해 공적 삶 속으로 확산되었다. 항일전쟁기념관, 난징대학살의 기억, 충칭의 전시 수도 정체성과 옌안의 혁명 기억, 허난 대기근을 다룬 영화, 국민당을 재평가하는 인터넷 공간은 모두 이 책이 분석하는 중요한 현장이다. 전쟁의 기억은 국가가 위에서 내려보내는 선전만이 아니라, 대중문화와 공론장 속에서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정치적 자원이기도 하다.
‘카이로 회담’의 유산: 중국은 왜 전후 질서를 다시 쓰려 하는가
이 책의 또 다른 핵심은 중국이 전쟁의 기억을 통해 세계 속 자국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해 왔다는 점이다. 중국에게 전후는 단지 1945년 이후의 평화가 아니라, 자신이 전후 국제질서의 창설 현장에 있었다는 기억에서 출발한다. 중국은 자신이 제2차 세계대전의 승전 연합국이었고, 전후 국제질서 형성에 참여한 주체였다는 점을 강조한다. 카이로 회담과 카이로 선언은 그 대표적 사례다.
중국은 이 기억을 바탕으로 일본과의 역사 갈등, 동아시아 지역질서,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문제, 국제기구에서의 역할을 설명한다. 다시 말해, 전쟁의 기억은 과거를 둘러싼 논쟁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오늘날 중국이 어떤 국제질서를 요구하고, 자신에게 어떤 도덕적 정당성을 부여하는지를 보여주는 열쇠다.
경제력과 군사력만으로는 현대 중국의 행보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좋은 전쟁』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은 강해지고 싶어 할 뿐만 아니라, 정당한 강대국으로 인정받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 정당성의 중요한 근거를 제2차 세계대전에서 찾는다. 중국은 자신이 외세의 침략을 견뎌낸 피해자였고, 일본 제국주의에 맞선 저항의 주체였으며, 세계 반파시즘 전쟁의 승리에 기여한 연합국이었다고 말한다. 이 서사는 중국 내부에서는 민족주의를 강화하고, 대외적으로는 전후 질서를 다시 쓰는 명분이 된다.
우리는 자각하든 그렇지 않든, 모두 중국의 긴 전후 속에 살고 있다
미중 갈등과 동아시아 역사 분쟁이 계속되는 오늘, 중국을 이해하려면 경제력과 군사력만 보아서는 충분하지 않다. 이제 중요한 것은 중국이 어떤 힘을 가졌는가만이 아니라, 어떤 과거로 자신을 설명하고 어떤 기억을 통해 세계 속 자리를 요구하는가이다. 『좋은 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의 기억이 어떻게 오늘의 중국을 만들었고, 중국이 그 기억을 통해 현재의 질서를 어떻게 다시 쓰려 하는지를 보여준다. 전쟁의 기억은 과거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중국을 움직이는 현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