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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전파담 - 문자의 전파 과정을 통해 새롭게 읽는 세계 문명사
- 로버트 파우저
- 혜화1117
- 2026년 0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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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91133431 |
|---|---|
| 쪽수 | 512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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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역사 > 세계역사/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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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의 보유와 발생 시기를 문명 진화의 척도로 삼던
서구 중심적 사관에서 벗어나,
유라시아와 이슬람, 한반도를 아우르는
다원적 네트워크를 복원해 낸 탈중심주의적 인문학의 제시저자가 이 책을 통해 가장 강력하게 던지는 문제의식은 그동안 서양 학계가 인류의 역사와 문명을 해석할 때 보편적 지표로 삼아온 제국주의적 사관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다. 기존 서구의 연구들은 역사적 문자 패권의 실제 배경이 근대 제국주의의 확산과 맞물려 있음에도 이에 대한 성찰 없이, 라틴 문자 체계의 형성 과정을 인류 문명 발달의 유일한 표준 경로이자 진화의 척도로 삼아 자신들의 지식 체계를 세계사의 중심축으로 놓아온 한계를 보여왔다.
하지만 저자는 서구 지식인으로서 이러한 학문 태도를 돌이켜보며, 문자의 유무나 문자 발생의 선후 시기를 기준으로 문명의 우열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객관적 고고학 증거와 함께 제시한다. 문자가 먼저 등장했다고 해서 그 문명권이 다른 문명권보다 우월하다고 볼 수 없으며, 활자화된 문자 체계를 공유하지 않고도 고도의 사회 구조와 독자적인 문화를 유지해 온 사례가 존재하듯 문자는 환경과 필요에 따른 산물일 뿐 선후나 서열의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저자는 탐구의 대상을 유럽이라는 좁은 틀에 가두지 않고 유라시아 대륙 전역과 거대한 이슬람 세계, 동아시아의 한자 문화권, 그리고 고구려·백제·신라가 치열하게 각축하던 한반도의 삼국시대에 이르기까지 전 지구적 영역으로 확장한다. 특히 저자는 세계 문자사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한글이 지닌 지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한다. 한글을 단순히 독창적인 제자 원리를 가진 고립된 문자로 바라보던 기존의 제한된 시각에서 벗어나, 인류 문자 전파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주변 문화권의 문자 구조와 주체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진화해 온 결과물임을 규명해 낸다.
저자는 또한 특정 중심지가 변방을 이끌었다는 전제로부터 벗어나 세계 곳곳의 다양한 문화권이 거대한 제국과 종교의 패권 속에서도 자신들의 언어적 주권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문자를 수용하고 변형하며 독자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했는지 대등하고 수평적인 시선으로 복원해 낸다. 기존 서구인의 인식에서는 쉽게 발견할 수 없었던 대상의 이 광범위함은 세계 문자 지도가 결국 소수의 전유물이 아닌 인류 전체가 공동으로 일구어낸 위대한 모자이크화임을 증명해냄으로써 독자들에게 세계사, 나아가 문명사를 바라보는 인식의 지평을 넓혀준다.
거대 제국의 지배 질서와 정치적 확장 속에서 싹튼 중심부 문자의 확산과,
그 패권의 틈바구니를 파고든
주변부 민족들의 주체적인 변형과 공존의 서사
고대 문명의 역사에서 거대 제국의 등장은 문자 전파의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광대한 영토를 통치하고 지배 질서를 공고히 하기 위해 제국이 선택한 표준 문자들은 제국의 팽창 경로를 따라 주변 민족과 이웃 국가로 강력하게 확산되었다. 오늘날 세계 문자 지도의 중심축을 이루는 거대 문자 체계들이 정착된 배경에는 이처럼 삼엄한 정치적 패권과 행정적 강제가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제국이 퍼뜨린 지배의 문자가 피지배 민족들에게 획일적으로 이식되지 않았다는 역사적 사실에 주목한다. 제국의 내부와 그 주변부 경계에서는 끊임없는 문화적 마찰과 공존이 일어났으며, 주변부 민족들은 제국의 문자 체계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대신 자신들의 고유한 언어적 특성과 사회적 요구에 맞게 교묘하게 변형하고 재창조해냈다. 저자는 거시적인 제국의 역사 속에서 가려져 있던 주변부 문자들의 주체적인 생존과 고유성의 확보, 토착화 과정을 복원해내며 세계 문자의 역동적인 교류 지도를 새롭게 펼쳐 보인다.
정치적 국경을 넘어 신성한 경전과 지식 권력을 확장하며,
유라시아 대륙의 사상적 기반과 문자 지도를 재편한 거대한
‘종교적 문자 전파’의 역사
제국의 쇠퇴와 분열, 그리고 새로운 세력들의 각축이 교차하던 문명의 대전환기마다 기존의 정치적 영토와 제도적 장벽을 초월하며 문자 지도를 새로 그린 가장 강력한 동력은 바로 ‘종교’라는 정신문화의 확산이었다. 단순한 지배 권력의 이동을 넘어, 종교적 신념 체계와 신성한 경전을 전파하는 과정은 문자를 전혀 다른 토양을 가진 문화권 깊숙이 뿌리내리게 만드는 핵심 축으로 기능했다. 유라시아 대륙 전역의 왕국과 고대 사회들은 새로운 종교 문명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그 종교가 지닌 신성한 권위와 지식 체계를 고스란히 담은 문자를 필수적으로 받아들였다. 이는 단순히 글자를 읽고 쓰는 행위를 넘어, 각 사회 내부의 지식인 계층을 형성하고 지배 권력의 정당성을 재편하는 거대한 문명사적 대사건이었다. 이 책은 종교적 신념의 이동 경로를 따라 문자가 어떻게 세계 각국의 사회 정치적 토대로 정착했는지 그 흔적을 세밀하게 복원함으로써, 종교 제도의 유입과 문자적 권위가 맞물려 형성된 거시적인 문화 세력권의 변천 과정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메소포타미아 쐐기문자에서부터 현대의 이모티콘까지,
인류 소통의 기원과 최신 디지털 현상을 관통하는
문자 진화의 거시적 스케일과 그 문명사적 의미
이 책이 지닌 서사적 특징은 인류 소통 역사의 출발점인 메소포타미아 쐐기문자부터 오늘날 전 세계 스마트폰 화면을 채우고 있는 가장 최근의 디지털 이모티콘(Emoji)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발명한 문자의 역사를 단 한 권으로 관통한다는 점이다. 근대 식민주의가 촉발한 삼엄한 문자 패권 전쟁과 변방의 문자 체계들이 일구어낸 독자적 생존의 역사를 추적한 저자는, 담론의 종착지를 현대 디지털 소통의 영역으로 확장한다.
수천 년 전 고대인들이 진흙판에 새겨 넣었던 최초의 상형적 기호와 현대 인류가 텍스트의 한계를 넘어 감정과 메시지를 즉각적으로 압축해 전달하는 이모티콘은 본질적으로 ‘비언어적 구어 요소를 시각 기호화한다’는 점에서 문명사적 대칭을 이룬다. 저자는 이러한 통시적 확장을 통해 문자의 진화가 박제된 고대사가 아니라 인류의 소통 방식과 맞물려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재진행형의 유산임을 입체적으로 증명하는 동시에, 미래의 문자가 나아갈 다원적인 소통의 가능성을 독자 스스로 가늠하게 만든다.
여러 외국어 사료를 직접 해독하는 글로벌 학자의 장벽 없는 지적 탐구,
자신이 일구어낸 지적 성취를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한국 독자들과 직접 나누는 전방위 인문학자의 주체적 행보
오늘날 한국 사회는 미디어나 일상에서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외국인을 마주하는 일이 더 이상 새롭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일상적인 소통이나 방송용 언어의 능숙함을 넘어, 역사와 언어학, 문화학을 종횡무진 넘나드는 방대한 스케일의 인문교양서를 번역 없이 오롯이 한국어라는 문장으로 깊이 있게 집필해 낸다는 점에서 로버트 파우저 전 서울대 교수는 국내 출판계와 학계에서 매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특히 그가 지닌 가장 강력한 학문적 무기는 영어와 한국어 그리고 일본어를 비롯해 다양한 문화권의 외국어를 다각도로 다루는 언어학자라는 점이다. 언어의 장벽과 국가의 경계에 갇힌 일반적인 학자들과 달리, 그는 서구, 이슬람, 아시아 등 전 세계에 흩어진 방대하고 치밀한 지적 데이터를 번역가의 필터 없이 직접 해독하고 교차 분석해 낸다.
그의 이러한 독보적인 역량은 지난 2018년 외국어 전파의 과정을 통해 세계사를 새롭게 인식하게 함으로써 이전에 없던 지적 성취를 거둔 『외국어 전파담』 출간을 시작으로, 2021년 외국어 학습의 사회문화적 맥락과 주체적인 태도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외국어 학습담』의 출간을 거쳐 2024년 도시 생활자의 시선으로 도시의 존재 이유와 역사적 구조를 정교하게 읽어낸 『도시독법』과, 역사적 경관을 보존하려는 세계 각국의 동기와 그 이면의 명암을 추적한 『도시는 왜 역사를 보존하는가』의 출간으로 이어졌다. 저자는 그동안 펴낸 네 권의 책을 통해 언어와 도시라는 두 개의 축을 종횡무진 횡단해왔다. 이번 신간 『문자 전파담』은 그동안 쌓아 올린 지적 탐구의 영역을 문자 문명의 지형도로 한층 더 넓혀나간 방대한 확장판으로, 특히 주류 서구 학계의 패권주의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연구 성과를 한국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국경과 언어라는 물리적 경계를 허물고 오직 인문학자로서 자신의 지적 자산을 한국의 독자들과 가장 밀접한 호흡으로 나누는 그가 채택한 한국어 직접 집필 방식의 문화사적 의미는 매우 깊다. 그는 영어를 모어로 사용하는 주류 서구 학자의 지위에 안주하지 않고, 책이라는 매체를 선택해 한국의 대중과 날것 그대로의 텍스트로 직접 마주한다. 이로써 번역이라는 필터를 한 단계 거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의미의 소실이나 왜곡의 여지 없이, 저자가 문장마다 직접 담아낸 학술적 깊이와 고유한 시각은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지식인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며 한국어로 사유하는 이들과 가장 깊은 지적 연대를 맺고자 하는 이 전방위 인문학자의 고집스러운 저작 여정은, 그가 쌓아 올린 지적 결과물들을 담아낸 책이라는 매체가 지닌 본질적인 역할과 소통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수천 년 인류 문명의 흐름 속에서
문자의 이동 경로를 생생하고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본문의 설명을 뒷받침하는 방대하고 다양한 시각 자료의 수록
이 책이 지닌 또 다른 가치는 단순히 텍스트의 서술에만 의존하지 않고, 인류의 문자 이동 과정을 독자에게 직관적으로 전하기 위해 방대하고 다양한 시각 자료를 대거 수록했다는 점이다. 책의 곳곳에는 고대 제국의 영토 확장에 따른 문자 이동 경로는 물론, 유라시아 대륙의 동서 양 끝을 지배했던 거대 권력의 질서가 담긴 정교한 지도는 물론이고, 고고학적 유물과 유적, 그리고 전 세계에 현전하는 문자 관련 시각 자료들이 배치되어 본문의 주요 담론을 시각적으로 증명한다. 이러한 다양한 시각 자료들은 식민주의 열강들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며 자행한 패권 경쟁의 현황을 보여주기도 하고, 문자 전파의 역사적 인과관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이처럼 시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시각 자료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활자 너머에 존재하는 문자의 확산과 변모 양상을 한층 더 입체적이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