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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30396736 |
|---|---|
| 쪽수 | 304쪽 |
| 크기 | 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이 책이 속한 분야
- 인문/역사 > 언론학/매스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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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이론 공부는 어렵다.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어려운 이론 때문이다. 이론 공부가 어려운 게 어려운 이론 때문이라니 동어반복 같다. 하지만 사실이다. 어떤 이론은 너무나 복잡하고 어려워서 정말 이해하기 힘들다. 이건 어쩔 도리가 없다. 더 여러 번 읽고 더 많이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이론이 다 복잡하고 어려운 것은 아니다. 그렇지 않은 이론도 많다. 그래도 이론 공부가 어렵다면 두 번째 이유 때문이다. 이론을 추상적 영역에서 공부한 탓이다. 이론은 대부분 추상적 언어로 설명된다. 그리고 추상적 언어는 원래 어렵다. 이건 해법이 있다. 추상적 언어를 손에 잡히는 구체적 언어로 바꾸면 된다. 그런데 이런 일을 또 어려워하기도 한다. 여기에도 다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복잡하지 않고 어렵지도 않은 이론인데도 여전히 이해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구체적 언어를 찾지 못해서다. 그러다보니 공부하기 어려운 이론을 다시 추상적 언어로 어렵게 설명하는 해설서가 나온다. 이건 진짜 동어반복 같은 상황이다. 학계에서 흔히 나타나는 일이다. 이런 동어반복 같은 상황을 깨뜨리고 싶었다. 이 책을 쓴 첫 번째 이유다.
대중문화와 미디어는 힘이 세다. 세상을 움직이는 큰 힘이 대중문화와 미디어로부터 나온다. 정치인들의 장황한 열 마디 연설보다, TV 방송에 나온 인기 연예인의 짧은 말 한 마디가 대중의 마음을 더 쉽게 움직이는 세상이다. 학자의 지루한 열 권의 학술서보다, 유튜브 유명 인플루언서의 잘 만든 동영상 한 편이 대중에게 더 쉽게 지식을 전달하는 세상이다. 대중문화와 미디어를 공부해야 할 이유다. 그런데 대중문화 이론과 미디어 이론 공부는 어렵다.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앞서 말했듯, 이론 공부는 원래 늘 어렵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이 두 분야의 이론을 함께 공부할 수업도 책도 없기 때문이다. 대중문화와 미디어는 대학에서 전공별 학제로 분리되어 있다. 대중문화는 사회학, 문화콘텐츠학, 미학 등의 전공에서 가르친다. 미디어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신문방송학 등의 이름을 가진 전공에서 가르친다. 그래서 이론서도 따로 분리되어 출판된다. 하지만 대학 밖 현실에서 그리고 이론서 밖 현실에서 대중문화와 미디어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대중문화와 미디어를 분리시킨 학계의 장벽을 깨뜨리고 싶었다. 이 책을 쓴 두 번째 이유다.
대학 교육보다 고교 교육이 먼저 움직였다. 개정된 <사회와 문화> 교과서에 대중문화 이론과 미디어 이론이 처음으로 편성됐다.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잘된 일이다. 상투적 표현 같지만 진심이다. 어린 학생들에게 사회 교과목에서 대중문화와 미디어는 진작부터 필수적으로 가르쳤어야 했다. 그런데 아쉬움과 걱정도 있다. 교과서는 몇 개의 개별 이론들이 단편적이고 병렬적으로 나열되어 있는 정도였다. 전체 이론의 지형도를 보지 못하는 구성이다. 각 이론이 나오게 된 맥락, 그리고 이론들 간 연결고리를 알기 어려울 것 같았다. 나무만 보고 숲은 못 보는 수업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아쉬웠다. 교육 현장의 사회과목 교사들이 생각났다. 대중문화 이론과 미디어 이론은 교사들이 사범대에서 공부할 때나, 임용고시를 준비할 때 전혀 학습하지 않았던 내용이다. 새로 공부해서 학생들을 가르쳐야 한다. 그런데 거듭 말하지만 이론 공부는 어렵다. 또 거듭 말하지만 대중문화 이론과 미디어 이론을 함께 알려줄 교육도 책도 없다. 다시 또 거듭 말하지만 학제 간 높은 장벽 때문이다. 사회과목 교사들만 힘들게 됐다. 그래서 걱정이다. 이런 아쉬움과 걱정을 깨뜨리고 싶었다. 이 책을 쓴 세 번째 이유다.
어려운 이론을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 했다. 추상적인 이론을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일상의 사례로 풀어보려 했다. 낯선 이론에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보려 했다. 그래서 대중문화 이론과 미디어 이론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지금껏 대중문화 이론과 미디어 이론 공부를 힘들어 했던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 특히 두 이론을 함께 공부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더욱 큰 도움이 되고 싶었다. 이분들의 어려움을 깨뜨리고 싶었다. 이 책을 쓴 마지막 네 번째 이유다.
2026년 6월
저자 민경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