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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99175280 |
|---|---|
| 쪽수 | 340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소설/에세이/시 > 외국소설
AI추천 이유

시간은 늘릴 수 없다. 그러나 나눌 수는 있다
제목은 '죽기로 했다'라고 말하지만, 이 소설이 끝내 도달하는 자리는 정반대다. 죽음이 정해진 두 사람이 남은 시간으로 무엇을 하는가, 라는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살아야 할 이유'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소설이 죽음을 다루는 태도는 첫 장면부터 선명하다. 시야가 목숨을 걸고 트럭 앞에서 구해낸 고양이는, 사실 이미 죽어 있었다. "죽었다고 해서 그 몸까지 함부로 해선 안 되니까." 소년은 죽은 존재의 존엄을 위해 도로에 뛰어들었고, 사신은 바로 그 행동 때문에 그의 앞에 나타난다. 죽음을 관장하는 존재가 낫 대신 칼 두 자루를 차고 사극 말투를 쓰는 꼬마 사무라이라는 설정, 여명 선고 앞에서 "다우트!"를 외치는 소년의 능청. 작가는 죽음을 웃음으로 눙치는 대신, 웃음의 온도로 죽음을 정면에서 바라보게 만든다.
이 소설의 가장 아름다운 설정은 '여명은 늘릴 수 없지만, 나눌 수는 있다'는 규칙이다. 딱히 살고 싶은 이유가 없던 소년은 처음 만난 소녀에게 무심하게 말한다. "그럼. 줄게. 내 여명." 남은 날을 세는 대신 함께 쓰기로 하는 것, 내 시간을 너의 시간에 포개는 것. 작가는 이 규칙 하나로 사랑을 다시 정의한다.
한편 소녀가 남은 1년을 통째로 걸고 쫓는 빈집털이범의 정체, 그리고 도둑맞은 봉투의 내용물은 이야기를 끌고 가는 미스터리의 축이다. 추적이 진행될수록 드러나는 것은 범인의 정체만이 아니다. 두 사람이 각자 품고 있던 꿈, 그리고 여명 따위에 양보할 수 없는 살아야 할 이유가 함께 모습을 드러낸다. "꿈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기도 하니까." 이 소설을 다 읽은 독자가 마지막에 만나게 될 문장이다.
잔인할 만큼 뜨거운 제목과 청량하기 그지없는 표지의 대비처럼, 이 소설은 웃음과 눈물 사이를 쉴 새 없이 오간다. 올여름 가장 뜨거운 자리에서 이 책을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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