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Part 1. 빛이 머문 자리: 감정을 기억하는 서사적 방식
1장. 여기에도 빛이 있었구나
1-1. 다행이야
1-2. 기억의 주인
1-3. 불꽃놀이
1-4. 가는 길에 봄이 있었을 뿐
1-5. 찰칵
1-6. 매일이 제철
1-7. 나를 숨 쉬게 하는 보통의 사람들
1-8. 기어이, 머무름
1-9. 너 없이 살고 싶지 않아
1-10. 마중과 배웅
1-11. 가장 오래된 형태의 설렘
1-12. 처음 본 당신의 골목
1-13. 그런 사람
1-14.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1-15. 사랑이란
1-16. 만약이라는 이름의 약속
1-17. 서로의 다행이 되는 일
1-18. 나의 모서리를 아는 사람
1-19. 취향이 옅은 사람
1-20. 99점의 오답이 남긴 100점짜리 우정
1-21. 수플레 팬케이크와 추어탕
1-22. 체 위에 남은 돌멩이
1-23. 방공호 왔어, 숨어
1-24. 가장 다정한 오해
1-25. 나의 벌레와 너의 안개
1-26. 크리스마스 편지
1-27. 오늘도 한 줄기 엮이는 중
1-28. 정답 대신 온기를 건네는 법
2장. 빈틈으로 숨을 쉬고
1-29. 내 눈을 빌려 너를 볼 수 있다면
1-30. 꼼지락 꼼지락
1-31. 마음의 서랍을 없애기로 했습니다
1-32. 당연한 말을 소리 내어 읽는 법
1-33. 먼저 무너진 마음
1-34. 이해할 수 없는 다정
1-35. 말하지 않으면 자라지 않는 것
1-36. 꽃을 든 손
1-37. 둥글둥글 모서리
1-38. 익숙함의 중력
1-39. 빈틈과 숨구멍
1-40. 처음 살아보는 오늘
1-41. 우회로의 풍경
1-42. 헤엄치는 돌멩이
1-43. 작심삼일의 쓸모
1-44. 1%의 기울기로 걷는 법
1-45. 원점이어도 괜찮잖아
1-46. 당신의 이유는 어디를 향하고 있나요
1-47. 물복과 딱복 사이
1-48. 네 탓이 아니라 네 몫이야
1-49. 나에게 하는 거짓말
1-50. 나를 빚는 조각들
1-51. 이기적 이타주의자의 고백
1-52. 이 세상에 ‘나’라는 존재는 하나뿐인걸요
1-53. 모두의 해피엔딩
1-54. 마지막 한 방울의 다정
3장. 꺼지지 않는 불씨
1-55. 사랑은 ‘굳이’로 시작해서
1-56. 꺼지지 않는 불씨
1-57. 사랑이었을까
1-58. 어느 생일의 일기
1-59. 삼킨 말들이 이야기가 될 때까지
1-60. 배경이 된 말
1-61. 읽을 수 있는 마음
1-62. 인어공주의 마법을 풀어줘요
1-63. 발음되지 못한 이름
1-64. 마지막 언어 사용자
1-65. 번역되지 않는 감정들
1-66. 애정의 상대성 이론
1-67. 두려움의 두 얼굴
1-68. 떠날 걸 알면서
1-69. 부디 다음 생에도
1-70. 언젠가 이 기다림이 귀여울 만큼
1-71. 풍경을 빌려 너를 적는 일
1-72. 나를 지우러 가는 여행
1-73. 부디, 다정한 계절을 살기를
1-74. 관계의 마찰력
1-75. 감정의 맛
1-76. 베개를 열 번 때리는 밤
4장. 어둠이 깊어질 때 켜지는 것들
1-77. 뭉게뭉게 고통
1-78. 펑펑 울어도 괜찮은 과학적 이유
1-79. 낙관적 허무주의
1-80. 내일의 나에게는 죄가 없어서
1-81. 믿을 용기가 필요한 우리에게
1-82. 익숙한 과거와 낯선 미래
1-83. 행복에서 눈을 떼는 연습
1-84. 내일 아침 먹을 빵이 궁금해서
1-85. 내일을 빌려 오늘을 살아요
1-86. 무엇을 사랑하든,
1-87. 이해할 수 없는 각자의 질서
1-88. 삶은 끊임없이 다져지고 있는 길과 같으니
1-89. 민들레 홀씨 하나
1-90. 인생의 급행열차
1-91. Empty Promise를 채워볼까요
1-92. 시작하는 것들에게
1-93. 북유럽에서
1-94. 지구 반대편에서의 일기
1-95. 낯섦이라는 완벽한 아름다움
1-96. 잃어버림으로써
1-97. 이름보다 먼저 온 색깔들
1-98. 이곳도 참 좋네요, 그런데
1-99. 쿵,
1-100. 알록달록한 세상을 그리는 눈
1-101. 빛이 머문 순간에 대하여
5장. 나를 만들어준 하루들
1-102. 하늘이었던 내가 당신의 땅이 될 때
1-103. 시간을 건너는 일
1-104. 과거를 데려오는 향기
1-105. 좀 더 천천히 걸었어야 했는데
1-106. 내 몸이 기억하는 잔소리
1-107. 나의 나이였던 당신에게
1-108. 아빠, 괜찮다고 10번만 말해줘
1-109. 주인공이 있는 장례식을 꿈꾸며
1-110.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안부
1-111. 내가 한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
1-112. 나의 태양에게
1-113. 무채색 풍경화
1-114. 지나온 시간의 증명
1-115. 까만 온기
1-116. 네 안의 바다
1-117. 거푸집
1-118. 산책(散策)
Part 2. 빛이 머문 시간: 감정을 이해하는 구조적 방식
프롤로그. 감정에도 모양이 있을까
2-1. 감정에는 세 가지 성분이 있다
2-2. 감정은 겹겹이 쌓인다
2-3. 이야기에 곡선을 대입해보다
2-4. 우리는 모두 다르게 잊는다
2-5. 잊은 줄 알았던 감정이 돌아올 때
2-6. 나에게 보내는 편지
에필로그. 빛은 사라지지 않는다
[부록] 감정의 언어를 수식으로 옮기면
[본 문]
어쩌면 행복은 큰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의 작은 것일지도 모른다. 까만 밤하늘을 수놓는 저 불꽃들처럼. 사소해서 놓치기 쉬운 마음들을 하나 둘 쏘아 올리다 보면, 그것들이 모여 결국 내 삶을 환히 밝힌다. 켜켜이 쌓인 작은 행복들을 가벼이 여기지 말 것.
좋아하는 게 뭐냐고 물으면 사람들은 평소보다 조금 낮은 목소리로 진심을 꺼낸다. 같은 영화를 보고도 누군가는 주인공의 옷차림을, 누군가는 스치듯 지나간 대사 한 줄을 가슴에 품는다. 그 차이가 한 사람의 무늬를 만든다. 어디서 마음이 흔들리는지, 어떤 말에 오래 머무는지. 내가 사랑한 것들이 결국 나라는 사람을 빚는다. 모르는 사이에, 조용히.
며칠 전 식탁에서 콜라를 쏟았다. 컵이 기울어지는 걸 보면서 아, 하고 소리를 냈을 때 이미 러그가 갈색으로 젖고 있었다. 나는 얼어붙었는데 그는 벌떡 일어나서 화장실에서 수건을 가져왔다. 무릎을 꿇고 러그를 박박 문지르면서 말했다. “괜찮아. 원래 이 러그 바꾸려고 했어.” 거짓말인 걸 알았다. 지난주에 이 러그 좋다고 했으니까. 그래도 그 거짓말이 고마웠다. 핀잔 한마디 없이, 내가 미안해하지 않게 해주는 거짓말.
있잖아. 너는 나 없이 살 수 있어? 있지. 그치만 너 없이 살고 싶진 않아.
누군가에게 편안한 사람이 된다는 것.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 아침에 처음 생각해보았다. 재밌는 사람, 멋있는 사람, 똑똑한 사람은 많다. 그런데 편한 사람은 드물다. 편하다는 건 그 사람 앞에서 힘을 빼도 괜찮다는 뜻이니까. 못난 부분이 보여도 관계가 흔들리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다는 뜻이니까.
나는 오늘, 남들이 지나친 역의 벤치에 앉아 나만의 달콤한 구석을 하나 찾았습니다. 조금 늦으면 어떻습니까. 노선 밖에서도 이렇게나 달콤한 오늘을 살고 있는데 말입니다.
어떤 기억은 무겁고, 어떤 기억은 가볍다. 같은 시절을 떠올리는데, 어떤 장면은 가슴이 욱신거리고, 어떤 장면은 아무렇지 않게 스쳐 간다. 분명 둘 다 내 이야기인데. 분명 둘 다 지나간 일인데. 왜 어떤 감정은 쉽게 사라지고, 어떤 감정은 그렇게 오래 남는 걸까.
오늘 직장에서 칭찬을 받았다고 해보자. “이번 보고서 정말 잘 썼다”는 말. 점심을 먹으면서도 괜히 흐뭇하다. 그런데 퇴근길에는 이미 흐릿하다. 다음 날이면 거의 기억이 안 난다. 이건 사라지는 속도가 빠른 감정이다. 반면, 오랫동안 믿었던 친구가 뒤에서 내 이야기를 하고 다녔다는 걸 알게 됐다. 그 순간의 배신감. 일주일이 지나도 문득 떠올랐다. 한 달이 지나도 그 친구의 카톡 프로필을 볼 때마다 위장이 쓰렸다. 이건 사라지는 속도가 느린 감정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당신 안에도 수많은 곡선이 겹쳐 있을 것이다. 오늘 아침에 나눈 대화의 곡선. 어제 밤에 본 뉴스의 곡선. 몇년 전에 떠나보낸 사람의 곡선. 어린 시절에 들었던 말 한마디의 곡선. 그것들이 전부 지금 이 순간 동시에 존재한다. 때로는 이유 없이 괜찮아지기도 하고, 이유 없이 힘들어지기도 한다. 이유가 없는 게 아니라, 이유가 너무 많아서 하나로 설명이 안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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