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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76820240 |
|---|---|
| 쪽수 | 480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인문/역사 > 서양철학
AI추천 이유
“왜 ‘빵 굽는 철학자’인가.
- 인류는 여유가 생겨서 나눈 것이 아니다. 나눴기에 살아남았다.”
우리는 인류가 농사를 짓고 배를 채운 뒤에야 문명과 철학을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배워왔다. 『빵 굽는 철학자』는 이 통념을 뒤집는다. 지금으로부터 약 만 년 전, 튀르키예 아나톨리아 고원의 카라한 테페와 괴베클리 테페에는 문자도 농경도 없던 시대에 수백 명이 모여 거석 신전을 세우고 음식을 나눈 흔적이 남아 있다. 요르단 사막의 14,400년 전 화덕에서는 죽을 끓이는 편이 훨씬 쉬웠을 곡물을 굳이 곱게 갈아 구운 납작빵이 나왔다. 낯선 부족과 빵을 쪼개 나누며 동맹을 맺기 위해서였다. 인류는 여유가 생겨서 나눈 것이 아니라, 벼랑 끝 생존 위기에서 나눔을 먼저 발명했기에 살아남았다 - 저자들은 이것을 ‘퍼블릭 사피엔스’의 탄생이라 부른다.
책은 이 공익의 관성이 만 년을 흐르며 갈라진 두 갈래 길을 추적한다. 섬과 해안선의 서쪽에서는 대중이 스스로 탐욕을 멈추는 규칙, 곧 토론과 민주주의가 태어났고, 대홍수를 통제해야 했던 남쪽 나일강에서는 자원을 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신성한 왕권이 세워졌다. 노예의 피눈물로 알려진 피라미드가 실은 홍수로 일자리를 잃은 백성을 구제한 거대한 공공 근로의 현장이었다는 대목은 이 책이 뒤집는 또 하나의 통념이다. 그리고 전 세계 고인돌의 절반이 모인 한반도에서, 우리 조상들은 구성원 전체가 함께 돌을 나르며 연대를 다졌고 그 위에 ‘홍익인간’이라는 철학을 새겼다.
저자들이 만 년의 여정 끝에 내놓는 결론은 지금 이곳을 향한다. “좋은 지도자보다 좋은 제도가 먼저다.” 다수의 의견이 집단이기주의로 왜곡되는 순간, 소수를 향한 조롱이 고개를 드는 순간, 민주주의의 경계는 이미 무너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직접 튀르키예·이집트·그리스·한반도의 유적을 걸으며 촬영한 사진과 함께, 이 책은 “어떻게 하면 함께 사는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가.”라는 만 년 전의 질문 앞으로 독자를 데려간다.
“서쪽으로 간 관성은 민주주의가 되고,
남쪽으로 간 관성은 왕이 되었다.
그 갈림길의 출발점에, 인류 최초의 공익 지도자가 있었다.”
같은 뿌리에서 갈라진 두 갈래 길, 민주주의와 왕권을 말하다.
인류사에서 가장 혹독했던 미니빙하기 ‘영거 드라이아스’, 식량을 두고 약탈과 싸움이 벌어지던 시기에 살아남은 것은 힘센 부족이 아니라 포용과 나눔을 선택한 부족이었다. 같은 핏줄만 고집한 씨족이 자멸하는 동안 외부와 교류하며 연대한 씨족은 번성했다. 문명은 풍요가 아니라 생존의 위기 속에서, 빵을 나누고 신뢰를 쌓은 사람들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전작이 참조하며 발전해 온 인류 문명을 ‘호모레퍼런스’라는 키워드에 집약했다면 이번 책은 ‘퍼블릭 사피엔스’라는 키워드를 통해 공동체와 나눔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퍼블릭 사피엔스의 조건은 단순하다. 보는 것, 나누는 것, 그리고 지속하는 것. 세종은 백성이 글을 모른다는 것을 보았고, 이순신은 이름 없는 병사의 공을 나누었으며, 카라한 테페의 지도자는 매일 빵을 구웠다. 자리의 크기는 달라도 조건은 같다. 그리고 저자는 분명히 선을 긋는다. 공익 지도력은 특별한 영웅의 덕목이나 희생이 아니다. 자신을 더 큰 무엇과 연결하는 방식이며, 그 연결에서 나오는 힘은 희생보다 훨씬 오래간다.
딱딱하고 어려운 개념으로 생각하기보다,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를 읽듯 가볍게 페이지를 넘겨보길 권한다.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먼 과거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고대 인류의 이야기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여기’의 인류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나는 지금 무엇을 나누고 있는가.” 그 질문 앞에 선 당신이 바로 오늘의 ‘빵 굽는 철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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