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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71521494 |
|---|---|
| 쪽수 | 291쪽 |
| 크기 | B6(127mm X 188mm, 사륙판) |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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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역사 > 세계역사/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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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서 짤린, 너무 찐한 신화가 여기 있다
〈올림포스 가디언〉을 보며 자란 세대라면 안다. 그 방송이 얼마나 많은 것을 순화했는지를. 아버지를 거세하는 아들, 자식을 삼키는 아버지, 인간을 안고 떠나는 신. 신화는 본래 그렇게 잔혹하고 그렇게 인간적이었다. 이 책은 그 날것의 이야기를 부드럽게 다듬지 않고 그대로 보여준다. 〈올림포스 가디언〉이 방영되던 시절, 저자는 '원전 훼손'이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그리스 신화에는 애초에 정본도 원본도 없다. 호메로스도, 헤시오도스도, 오비디우스도 떠도는 이야기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다시 쓴 사람들이었다. 메데이아의 최후도, 헤라클레스의 죽음도 판본마다 다르다. 신화는 원래 시대마다 누군가가 다시 이야기하며 이어져 온 것이다. 20년 전에는 아이들에게 들려주었고, 이번에는 어른들에게 들려준다. 규제와 심의로 끝내 방송에 담지 못한 이야기들을, 이제 어른의 눈높이에서 되돌려주는 뒤늦은 A/S다.
각주를 걷어내자, 이야기가 살아났다
신화가 어렵게 느껴졌던 건 이야기 자체가 어려워서가 아니다. 어원과 이론과 각주가 이야기 앞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 장벽을 걷어낸다. 신화가 본래 하려던 말은 의외로 단순하다. "까불지 마라, 네 분수를 알아라." 하늘로 치솟다 떨어진 이카로스, 잘난 척하다 거미가 된 아라크네, 그리고 델포이 신전에 새겨진 '너 자신을 알라'가 모두 같은 이야기임을, 이 책은 쉽고 재미있게 짚어준다. 분수를 잊고 날뛰는 사람이 많아진 지금, 오히려 더 필요해진 이야기다.
신화는 늘 신과 영웅의 시점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이 책은 시선을 돌린다. 쫓기다 월계수가 된 다프네, 알몸을 들켰다는 이유로 사슴이 되어 제 사냥개에게 찢긴 자, 예언이 모두 맞았으나 누구도 믿어주지 않은 카산드라. 조연들, 당한 자들, 이름 없이 스러진 이들의 편에서 신화를 다시 읽는다. 익숙한 이야기가 완전히 다른 얼굴로 다가온다.
우리가 매일 쓰는 말 속에 신화가 살아 있다
코스모스(질서)와 코스메틱(화장품)이 같은 어원에서 나왔다는 것, 태풍(Typhoon)이 거인 티폰의 이름에서 왔다는 것, '다모클레스의 칼'이 지금도 핵의 위협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는 것. 이 책은 별 하나, 식물 하나, 단어 하나에 숨어 있는 신화의 뿌리를 캐낸다. 신화가 먼 옛날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 입속에 살아 있는 언어임을 보여준다. 출근길에, 쉴 때, 자기 전에. 한 편씩 끊어 읽기 좋은 어른들의 신화책이다.